■ 2022년 2월 RCEP 발효...중·일·한 3국 활용도 ↑
■ 중·고급 제조 분야 경쟁 불가피...3국간 조정과 소통 절실
■ 3국간 더 구체적이고 수준 높은 FTA 필요
■ "인문과 청년 분야 교류 강화해야"
"중·일·한 협력은 미래지향적인 협력입니다. 우리는 인문과 청년 분야 교류를 통해 3국 협력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기 바랍니다."
어우보첸(欧渤芊) 중·일·한 3국협력 사무국(TCS) 사무총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친 심각한 영향과 공급망의 일부 재구성 및 조정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중·일·한 협력이 현재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를 위해 "인문과 청년 교류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에 사무국을 둔 TCS는 중·일·한 3국 협력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간 기구로 2011년 9월 공식 출범했으며 어우 사무총장은 2021년 9월부터 재임 중이다. 본 방송국 기자는 29일 중국 산둥(山东)성 칭다오(青岛)에서 열린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경제무역협력 고위급 포럼'에서 어우 TCS 사무총장을 단독 인터뷰했다.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경제 규모가 가장 큰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중·일·한 3국 경제 협력에 대한 RCEP의 긍정적인 영향은?
"RCEP는 처음으로 3국을 하나의 자유무역 협정에 포함시켰다. 중국과 다른 RCEP 회원국 간 교역량은 2022년 7.5% 증가했고, 한국의 경우 복잡한 원인으로 15개월 연속 무역 적자가 발생했지만 아세안에 대한 수출은 오히려 14.8% 늘었다. 또 일본을 놓고 볼 때 RCEP는 활용 빈도가 가장 높은 자유무역 협정이다. 특히 원산지 표기 인증 분야에서 일본은 2022년 한 해에만 총 11,615건의 원산지 증명서를 발급했는데 이는 전체 자유무역 협정 중에서 활용율이 가장 높은 것이다."
-지정학, 정치, 공급망 등 차이에 따라 RCEP 15개 회원국 사이 갈등도 피할 수 없다. 이런 도전에 맞서 중·일·한 3국간 협력 대응 방안은?
"중·일·한 3국은 RCEP 회원국 중 경제 실력이 가장 강해 동아시아 경제 발전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3국은 지속적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특히 역량 강화 분야에서 다른 RCEP 회원국을 이끌어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3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 특히 중국 제조업 산업 체인의 지속적인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록 중국, 일본, 한국 사이에 제조 분야, 특히 중·고급 제조 분야에서 일부 경쟁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중·일·한 3국은 다른 나라와의 협력에서 조정과 소통을 통해 지나친 경쟁을 피하고 RCEP 시행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약화해야 한다."
-RCEP의 발효로 중·일·한 3국 사이에 처음 자유무역 관계가 건립됐다. 이에 앞서 중한 자유무역 협정을 둘러싼 협상이 10여년간 지속됐지만 큰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 학계나 경제계를 막론하고 중국, 한국 사이에 두 가지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 하나는 RCEP가 중·일·한 3국을 실질적인 자유무역 협정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우리가 굳이 또 다른 자유무역 협정을 논의할 필요가 있는 가 하는 것이다. 또 다른 관점은 RCEP가 3국을 하나의 자유무역 협정에 포함시켰지만 RCEP 각 회원국의 서로 다른 발전 단계를 고려할 때 RCEP는 포용성이 훨씬 강한 자유무역 협정이므로 중일한 3국에 놓고 볼 때 여전히 더욱 대상성이 강하고 차원이 높은 자유무역 협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일·한 3국은 더욱 구체적이고 수준 높은 자유무역 협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중한 양국이 CPTPP에 가입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 더 나은 조건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RCEP의 전면 발효에 따라 TCS 업무는 어떤 분야로 전개될 방침인가?
"사실 TCS의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정부 간 협력을 지원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RCEP가 시행된 후 우리는 2021년부터 중국, 일본, 한국에서 매년 RCEP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해 왔다. TCS는 또 중·일·한 기업가포럼도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경제를 주제로 한 이런 행사들은 3국간 경제 협력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기후 변화와 녹색 경제 분야에서 우리는 일련의 세미나와 기업가 포럼을 개최했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과 제안을 수렴함으로써 보고서를 통해 각국 정부에 정책과 제안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중일한 협력 전망에 대한 기대는?
"중·일·한 협력은 미래 지향적인 협력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일·한 협력은 많은 도전과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세 나라의 협력은 항상 위기 속에서 탄생했고 끊임없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코로나19가 세계에 미친 심각한 영향과 공급망의 일부 재구성 및 조정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더 복잡하다. 특히 방금 언급했던 경제에 대한 지정학적 간섭 등 도전은 매우 심각하다.
물론 우리 사이에는 역사, 영토 분쟁, 민족 정서 등 문제들이 줄곧 존재해 왔으며 이 또한 지금까지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하지만 중·일·한 협력은 어려운 때일수록 기회가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가까운 미래에 우리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교류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 수 있다’라는 말이 있다. 이 미래는 바로 청년들의 손에 달려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문 분야 교류와 청년 분야 교류를 통해 미래 지향적인 중·일·한 협력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기 바란다."
인터뷰: 박선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