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12 16:42:55 출처:cri
편집:李仙玉

[노자 편-3] 죽음과 깨달음

      (사진설명: 노자의 입상)

제3회  죽음과 깨달음

모친과 이별하고 낙읍에 올라와 학문에 정진하면서 노자는 주 나라의 수장실 태사가 된 후 몇 번 고향에 돌아가 낙읍으로 옮겨서 함께 지내자고 모친을 설득했다.

소자가 현재 사관(史官벼슬을 지내서 집도 있고 봉록도 받으니 효도할 기회를 주십시오.”

하지만 노자의 모친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나는 고향에 습관되었다나이가 들어서 고향을 떠나는 것은 삶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다나이가 들면 오래된 벗과 이웃이 필요한데 낙읍에 가면 지인 한 명 없을 것인데 어떻게 산단 말이냐?”

노자는 모친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그 말을 따르기로 했다.

세월은 빨리도 흘러 어언간 30여 년이 지난 어느 날 노자는 모친이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다노자가 급히 천자의 윤허를 받아 휴가를 내서 고향에 돌아가니 모친은 벌써 세상을 떠났다모친의 임종을 지켜보지도 못하고 모친의 유언 한 마디도 듣지 못한 노자는 며칠 식음을 전폐하고 잠도 자지 못하고 한 가지 생각에만 골몰해 있었다.

도대체 나는 무엇 때문에 30여년이나 모친을 떠나 있었던가그 무엇이 가족의 즐거움보다 더 중요했단 말인가?”

긴 생각 끝에 노자는 명예와 실리라는 답을 도출하게 되었다그 명예와 실리로 인해 자신의 몸과 마음은 자유를 잃었고그 명예와 실리로 인해 모친과 30여년이나 이별했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이것이 삶이란 말인가노자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명예와 생명 중 어느 것이 더 친근하고생명과 재물 중 어느 것이 더 소중한 것인가명예와 실리를 얻는 대신 생명을 잃는다면 어느 것이 더 나쁜 것인가?”

노자는 물질을 추구하다가 인간성의 변화를 가져온다면 득보다 실이 많다는 답을 얻게 되었다그러면서 노자는 우주와 인생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는 자신이 아주 어리석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 조금이나마 깨달은 바가 있기에 무거운 짐이라도 던 듯 오히려 슬픔에서 헤어나올 수 있었다그는 그제서야 배가 고픈 감이 있어서 음식을 먹고 자리에 누워 사흘 낮 사흘 밤을 잠만 잤다.

죽은 듯이 잠을 자고 깬 노자는 또 배가 고파서 식사를 올리라고 했다노자는 하인이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뜬 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살아 있어서 정감도 있고 이성도 있는 것이다정감이 있기에 가족과 지인이 있고 인륜의 따스한 화목이 있으며이성이 있기에 처세와 이치를 알아 변화에 놀라지 않는 것이다정감은 이성을 따르고 이성은 정감을 주재한다정감으로 이성을 대체하면 사람은 얼떨떨해지고 이성으로 정감을 처리하면 사람은 상황에 지혜롭게 대처하게 된다모친께서 나를 낳아 기르셨으니 그 은혜 태산보다 무겁다이제 모친께서 나를 두고 돌아가셨으니 나는 모친에 대한 그리움과 슬픈 정을 잘라버려야 한다가족간의 정을 끊기 어려운 것은 인지상정이다하지만 그런 정을 떼지 못하면 사람은 혼란스러워지고 슬픔을 이기지 못하면 사람은 죽고 싶어지게 된다나는 며칠을 혼란스러워하며 머리를 앓다가 끝내 크게 깨달았다이성으로 정감을 통제하면 감정은 억제할 수 있고 슬픔은 절제된다정감이 통제되고 슬픔이 절제되면 사람이 정상으로 돌아오니 당연 배가 고파 밥을 먹게 되고 잠이 와서 잠을 자게 되는 법이다. ”

하인이 의아해서 물었다.

어떻게 이성으로 정감을 통제할 수 있죠?”

사람의 생명은 모두 무에서 유에 이르는 과정이니 반드시 다시 유에서 무로 돌아갈 것이다모친에게 내가 없었을 때는 모자의 정도 없었을 것이고내가 있은 뒤에야 모자의 정이 생겨난 것이다지금 모친께서 세상을 떠나셨으니 유에서 무로 돌아간 것이고 모친께서 안 계시니 모친에게는 모자의 정이 없어지고 나에게만 모자의 정이 남아 있다그리고 우리 모자가 다 세상을 뜨면 우리 모자의 정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모자의 정이 없을 때부터 모자의 정이 생겼다가 다시 사라질 때까지 양자간에 다른 점이 있겠느냐그렇다면 살아 있는 사람이 계속 슬픔에 잠겨 있는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 아니냐골육의 정을 끊기 어려운 것은 사람마다 그러하고 이는 당연한 것이나 그 감정에 빠져서 절제가 안 되면 그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이다자연의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바보스러운 짓이 아니냐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밥도 먹고 잠도 잘 수 있구나.”

하인도 노자의 그 말에 깨달은 바가 있게 되었다모친의 별세로 노자는 우주와 삶을 깊이 깨달았고 그의 철학적 사고도 더 깊어져 사물의 현상을 통해 사물의 본질을 꿰뚫을 수 있었다사회와 삶에 대한 인식이 깊어질수록 혼란한 당시의 사회현상에 실망을 느낀 노자는 은둔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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