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8 15:37:12 출처:cri
편집:金敏国

지체된 구조

세계 최대 규모의 인터넷 공공 안전 조기 경보 시스템과 완벽한 구조 시스템을 갖춘 미국 정부가 있기에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은 가장 빠른 시간에 발견, 진압되고 구조됐어야 했다. 하지만 왜 산불은 8일 동안이나 하와이 섬을 태웠을까?

하와이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옥외 경보기가 있고 마우이 카운티가 이 중의 5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은 화재 당시 아무런 경보도 받지 못했다.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해석은 엇갈렸다. 하와이주 관리는 고온으로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현지 관원은 주민들이 집에 가 TV를 켜야만 경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대피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다는 판단에서 아예 경보를 발령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런 해석은 당연히 납득될 리 없었다. 

8월 16일, 하와이 주지사는 경보기가 보통 쓰나미나 허리케인 경보에 사용된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그러나 주민들은 곧 경보 시스템 홈페이지에서 경보기를 산불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를 발견했다.

경보 시스템 가동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경보 시스템에서 미사일 경보가 울렸고, 이듬해에는 쓰나미 허위 경보가 발령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달 초 미국 정부는 경보 시스템을 테스트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참사가 발생하자 마우이 카운티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민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만 했다.

산불은 자정에 발생했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첫 경고 방송은 오전 5시 26분…시간은 그렇게 헛되이 흐르고 말았다.

미국 소방협회 기준에 따르면 경보 발령 후 첫 소방차는 4분 이내에 도착해야 한다. 마우이섬 소방서 10곳의 분포도를 보면 소방서들의 위치는 사실 화재 장소에서 그리 멀지 않다.

이에 앞서, 마우이 카운티는 당국의 소방 기준이 이 섬에는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마우이섬은 지형이 매우 복잡한 반면 소방차는 도로에서만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마우이 카운티의 구조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 미국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소방관 비율은 인구 1,000명당 평균 3.6명이지만 마우이 카운티는 소방구조 훈련을 받은 소방관이 총 279명에 불과하다. 1,000명당 1.7명으로 미국 전국 평균의 절반도 안 된다. 현지 언론은 화재 당일 오후 구조에 참여한 소방관이 30명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화재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하와이 미군 기지가 있으며 거의 4만 명의 미국 현역 군인들이 이 곳에 주둔하고 있다. 하지만 화재 발생 후 군 측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화재 후 사흘 만에야 미 국방부는 현역 부대 자원을 동원해 화재 진압과 구조 작업을 도왔다.

미국 정부에 남겨진 대응 시간은 화재 발생 후의 그 며칠뿐이 아니었다. 

마우이섬 도시와 마을의 가까운 해안 바로 옆 주변은 산맥과 초원에 둘러싸여 산불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

2018년에 발생한 산불은 약 8km²의 토지를 삼켰고, 2019년에는 또 약 100 km²의 땅을 불태웠다.

그러나 지난해 하와이 관리들이 발표한 위협 가능성이 가장 높은 자연재해 순위에 따르면 이 지역의 산불 위험도는 오히려 '낮음' 수준이었다.

마우이 카운티의 산불 예방 보고서에는 산불로 인한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명히 적혀 있지만 산불 방지 및 경감을 위한 자금과 예산 부족 등 요인으로 재난이 닥쳐왔을 때 마우이 카운티는 턱없이 무력했고 산불 진압도 오랫동안 지체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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