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4 15:33:29 출처:cri
편집:林凤海

권병현 전 주중 한국대사: 한중 수교 양국 국민들에게 호혜적 이익 가져다줘

올해로 중국과 한국은 수교 31주년, 미래 30년을 여는 첫해에 접어 들었는데요. 오늘은 8월24일 수교 기념일을 맞아 1992년 중∙한 수교 당시 실무현장에서 활약했던 대(對) 중국 외교의 산증인 권병현 전 주중 한국대사(이하 '권대사')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다음은 '권대사'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 1992년 8월24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 중∙한 양국 외무부 장관이 양국 수교 공동성명을 교환하면서 양국 수교가 맺어졌습니다. 양국 수교 실무협상 대표로 활약하셨던 분이라 권대사님은 매년 이 맘 때 쯤이면 특히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요, 올해는 어떤 특별한 점이 있으신지요?  

권대사 : 한∙중 수교는 양국과 양국 국민들에게 기대했던 이상으로 실로 엄청난 호혜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었고 나아가 주변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 국제 정세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고로 한∙중 양국의 모든 국(인)민들이 이 수교기념일을 축제의 기분으로 맞이했던 것입니다.

금년에 저는 수교 이래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수교기념일을 맞습니다. 그러나 해는 내일도 다시 뜹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심정으로 다시 출발하기 바랍니다.

 Q. 평소 중∙한 양국관계를 송무백열, 회귀초심으로 넓게, 크게, 높게 뛰어 나가기를 화두로 하셨는데요, 수교 이후 양국의 인적, 물적 교류는 급증세를 탔고 양국 정부 간 관계도 협력 동반자 관계(1998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3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2008년)로 꾸준히 격상되는 등 양국 관계는 제반분야에서 질적으로 심화되고 양적으로 확대되었습니다. 물론 그간 양국 관계가 무난했던 것만은 아닙니다만, 양국 관계 발전상과 미래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또 바람직한 양국관계를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권대사 : 한∙중 양국은 지리적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양국 관계가 불편해지면 서로 간에 얼마나 큰 이익을  버려야 하는가를 한∙중 수교 이후에 양국이 얻은 다대한 호혜적인 이익에서 우리는 절실히 체험했습니다.

저는 수교 31주년을 맞아 중국의 친구들이 보내 준 지필묵으로 소나무가 무성함을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 됨을 기뻐한다는 의미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의 ‘송무백열(松茂柏悅) 회귀초심(回歸初心)’을 휘호하여, 저의 중국 친구들에게 수교 31주년을 기념하여 보내드렸습니다.

Q. 아울러 지난 8월15일 한국정부 수립 75주년을 맞아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수교 31년 이래 중∙한관계는 부단히 발전하였고 양국 국민에게 거대한 복을 마련했다’고 평가했고, 아울러 시 주석은 ‘중∙한 관계를 아주 중시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중∙한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된 발전을 추동하고, 양국의 공동이익을 증진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및 발전번영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사님은 이 축전 메시지를 어떻게 풀이하시는지요?

권대사 : 시진핑 국가주석의 축전 메시지는 양국관계의 정상화를 위한 시의적절하고 결단력 있는  정치지도자의  메시지입니다. 한국지도자의 상응하는 메시지를 기대해 봅니다.

양국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치지도자들의 메시지가 교환되고 이에 상응하는 행동과 조치가 뒷받침되어 나간다면 우리 양국 국민들이 다 같이 바라는 한∙중 우호관계는 자연히 회복되리라 기대합니다.

Q. 권대사님은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하셨을 때가 1998년으로 올해로 꼭 25년이 되는데요, 주중 한국대사 임기 동안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이 있다면요?

권대사 : 제가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했던 1998년은 한국이 IMF 경제위기를 당해 저의 가장 큰 첫 임무는 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중국의 도움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처음 만나는 중국의 최고자도자를 포함한 중국의 지도자들과 경제 각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중국측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한 방법으로 중국 기업이 당한 것과 똑같이 한국 기업들을 구제해 주도록 지시가 하달되었고 이것이 실행된 사실은 후에 확인된 것입니다.

저는 이에 보답해서 중국의 개혁개방에 필요한 중국측의 여러 가지 요청사항에 적극 협력하도록 한국 정부측과 민간, 기업들을 동원해서 최선을 다하여 협력하도록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한가지는 한∙중 양국의 국방장관이 상호 공식방문을 개시해서 군사협력까지 이루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한∙중 수교 교섭에 한국측 담판 대표로 참여했습니다. 수교는 양국 지도자들이 내린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한∙중 수교는 양국의 엄청난 공동이익을 가져왔고, 특히 중국은 개혁개방에 많은 기여를 하여 G2경제국가를 이루었고, 한국도 세계 10대 강국에 들었습니다. 만약, 31년전 한∙중 수교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한∙중 양국이 누리는 이러한 엄청난 발전이 가능했을까요?

저는 한∙중 수교가 가져온 한∙중 양국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한국이 중국에 중국이 한국에 얼마나 소중한 파트너라는 것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되고 잊어서는 안되리라 믿습니다.

Q. 주중 대사를 마지막으로 외교관 은퇴와 동시에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 설립으로 추진한 중국 사막화 개선을 위한 녹색장성(Green Wall)조성 사업 역시 25년이 됩니다. 25년간의 노력이 맺은 결실을 소개 해 주신다면요?

권대사 : 제가 1998년 봄에 베이징에 위치한 주중 대한민국대사관에 부임하자 한국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했던 황사를 체험했고, 그 다음날 서울을 덮쳤습니다. 그 다음해인 1999년 4월 식목일에 베이징의 교외 밀운(密云)저수지 부근 황무지에 한∙중 양국의 청소년들과 함께 나무를 심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한∙중 양국의 정부기관과 기업, 민간의 협력과 특히 양국 청소년들의 손으로 계속 나무를 심었고, 중국의 사막에 한∙중 양국 협력으로 3천7백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지금은 그 사막과 황무지가 울창한 숲이 되어 있더군요.

불과 20여년의 세월에 양국 정부와 기업 특히 청소년들의 합심과 협력으로 이루어진 변화입니다.

Q.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한지 45주년,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담론을 제기한지 10주년, 또 일대일로(一带一路)구축 창의를 제출한지 1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그리고 일대일로 구축 노력이 이룩한 성과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의 동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권대사 : 중국의 개혁개방은 오늘의 중국을 있게 한 가장 중요한 성공적 정책 결단이라 봅니다.

인류운명공동체 선언과 일대일로 구축 노력은 아직 10년 정도 경과하였지만 그 성과와 전망은 더 지켜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개혁개방 정책에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비단 중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국가들과 인민들이 인류공동운명체의 이념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노력이 수반되고 입증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한국도 동참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지요.

Q. 끝으로 중∙한 양국의 미래를 열어나갈 청소년들에 대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권대사 :  저는 미래 세대들이 기성세대보다 더 우수하고 포용력 있고 잘 났다는 걸 믿고 인정합니다.

기성세대가 저질러 놓은 지구환경의 결과를 미래 세대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무겁게 인정하고 통감하면서 미래 세대와 함께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미래 세대 여러분께 미안하고 사과드립니다.

말로는 빚을 갚을 수 없기에 ‘미래숲’을 만들어 미래 세대 여러분과 함께 사막에 찾아가 나무를 심으면서 기성세대가 미래 세대에게 진 빚을 갚아 가기를 바라고 행동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게 된 지구환경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미래 세대를 위한‘미래의 지구’를 다 함께 만들어 가는데 동참하기를 바랍니다.

권병현(權丙鉉) 프로필

현) 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 대표

현) 유엔사막화방지협약 (UNCCD) 토지대사

현) 유엔사막화방지협약 지속 가능한 토지관리 초대챔피언, 녹색대사

제4대 주중국 대한민국대사관 대사

한중 수교 한국측 예비교섭 대표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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