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8 09:18:00 출처:cri
편집:李仙玉

[노반 편-1] 구거(鈎拒)로 실전에서 승리하다

(사진설명: 노반의 동상)

건축장인의 비조 노반

중국에서는 건축장인의 비조 노반(魯班)을 기념하기 위해 ‘노반상’을 만들어 건축분야에서 뛰어난 기여를 한 개인이나 기업을 표창한다. 또 노반 앞에서 목공을 논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반문농부(班門弄斧)’는 재주가 뛰어난 사람 앞에서 함부로 재간을 부리는 것을 의미한다.

대패질을 할 때 목재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목재의 한쪽 끝을 막아주는 홈이 있는데 이 홈을‘반처(班妻)’라 부르는 데는 노반과 그의 아내와 연관된다.

많은 목공 도구를 발명한 노반은 고대 중국의 유명한 발명가이며, 해전에서 사용하는 갈구리와 성을 공격하는데 사용하는 운제(雲梯)를 발명한 노반은 군수업의 유명한 전문가이기도 하며, 사흘이나 하늘을 날고도 떨어지지 않는 목학(木鶴)을 발명한 노반은 또 원시 항공과학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건축장인의 비조 노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구거(鈎拒)로 실전에서 승리하다

춘추(春秋)시기에는 정의로운 전쟁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그 뒤를 이은 전국(戰國)시대의 전쟁도 마찬가지로 병합 전쟁이어서 정의를 위해 싸운 경우가 아주 적었다. 한(韓)과 위(魏), 조(趙) 세 가문이 진(晉)나라를 삼분하면서 전국시대의 막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춘추시기의 마지막 패자(覇者)인 월(越) 왕 구천(句踐)이 붕어한 후 그의 자손은 분발해 계속 수십년 동안 천하를 제패했다. 구천의 제6대 손인 무강(無彊)은 즉위한 후 자신의 분수도 모르고 초(楚)나라를 병합하려 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는 말을 또 한 번 증명한 것이다.

당시 초나라는 비록 최고 강국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국토가 넓고 인구가 많은 남방의 대국이었고 실력도 월나라 못지 않았다. 오(吳)나라를 병합한 월나라가 오늘 초나라라는 이 거대한 나라를 먹어버릴 수 있을까? 하물며 당시 초 왕은 노반이 발명한 비밀무기를 가지고 있어 실전에서 한 번 사용해보려고 벼르고 있던 차였다. 그래서 초 혜왕(惠王)은 월나라 군대가 물길을 따라 초나라 국경을 침범하러 온다는 말을 듣고 월나라와 마지막 결전을 벌이려고 결심했다.

노반이 발명한 비밀무기는 구강(鈎强)이라고 부르는 해전 전문용 무기인 구거(鈎拒)였다. 구거는 쇠로 된 긴 팔의 끝 부분에 창과 갈고리가 열 십자 형태로 달려 있는 무기로 창으로는 배를 밀쳐내고 갈고리로는 배를 끌어당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초 왕은 장령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노반이 과인을 위해 발명한 이 비밀무기는 과인을 도와 강대한 월 왕 무강을 단단히 걸어 그를 죽음에로 내몰 것이다. 하물며 멀리서 온 월나라 군사는 출병 명분도 없으니 이 전쟁은 우리에게 의로운 전쟁이고 우리 초나라 군대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하지만 이 구거는 해전에서만 쓰고 육지에서는 아무런 쓸모도 없다. 너희들은 무조건 해전에서 월나라 군대를 막아야지 절대 월나라 군대가 뭍에 오르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초나라 장령들은 초 왕의 명령을 받고 돌아가면서도 확신이 들지 않았다. 그들은 “수전은 월나라 군대의 장점인데 우리가 그들이 가장 잘 하는 부분을 공격해서 이길 승산이 있을까? 어떻게 절대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했다.

결전이 시작되었다. 여러 차례에 걸친 해전에서 노반이 발명한 구거가 확실히 절묘하고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월나라 군대는 훈련이 아주 잘 되었지만 초나라 군대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구거를 들고 침착하게 맞섰다.

월나라 군대가 북소리에 맞춰 기세 등등하게 공격해 오면 초나라 군사들은 구거에 달린 창으로 공격하는 적선을 밀쳐내서 초나라 선박은 시종 월나라 선박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냉병기시대에 이런 상황에서 월나라 군대는 마주 선 초나라 군대를 멸할 방법이 없어 바라보기만 했다. 적군이 공격을 그만 두고 사기가 떨어지면 초나라 병사들은 구거의 갈고리로 적선을 끌어당기고 공격을 들이댔다. 또 월나라 군대가 황급하게 도주하려고 하면 초나라 병사들은 구거의 갈고리로 적선을 단단히 잡고 도주하기 못하게 하여 궁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창도 있고 갈고리도 있으며 팔의 길이를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구거를 사용해 초나라 군대는 해전의 승리를 거두었다. 초나라는 해전의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물길을 따라 월나라로 승승장구해서 월 왕 무강을 죽이고 자칫하면 월나라까지 병합할 번했다.

그 전쟁으로 인해 초나라는 국토를 더 확장했고 월나라는 바닷가의 작은 나라로 전락되어 순순히 초나라에 승복했다.

초 왕이 노반을 불렀다.

“과인은 그대에게 큰 상을 내리겠소. 과인이 동방을 제패하는데 그대가 큰 공을 세웠소.”

“저는 다만 저의 발명이 정말로 기묘한 용도가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저는 상을 받기 위해 발명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과인을 위해 성을 공격하는 비밀무기를 하나 더 만들어 주겠소? 그대의 솜씨가 이 세상에서 가장 좋다는 것을 과인이 온 세상에 전하겠소.”

“좋습니다. 한 번 해보겠습니다.”

노반이 머리를 끄덕였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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