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에 다녀온 소감을 적고자 이렇게 펜을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친지의 요청으로 5년만에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화룡시 청산으로 다녀왔습니다. 시동생, 시누이를 만나 지난 가정사의 이야기로 밤새도록 따듯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화룡시 청산은 산골인데, 5년전에는 흙길이어서 자동차가 간신히 오갈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포장길이어서 화룡시에서 불과 20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태양에너지 가로등이 있어 마을은 밤도 밝았습니다. 청청한 하늘에 반짝반짝 빗나는 뭇별들은 너무도 신기했습니다. 뜰에 빼곡하게 자란 강냉이 이삭을 뜯고 생생한 채소를 캐면서 산간의 즐거움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이번 친척 방문에서 감수가 제일 깊은 것은 고향 연길이었습니다.
연길은 관광지로 소문을 놓고 있었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여행객들이물밀듯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현지 신문인 '길림신문'이 보도한데 따르면 지난 7월 한달만 해도 여행객이 3만 1천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저는 7월 31일 장춘에서 연길행 고속열차에 올랐는데, 열차는 그때도 초만원이었습니다. 좌석에 미처 앉지 못해 열차 통로에 서서 가는 여객도 적지 않았습니다. 동북 3성 뿐만 아니라 남방 운남의 여행객도 있었습니다. 예순을 넘은 웬 노인 부부는 여섯살 나는 어린 손녀를 데리고 훈춘 방천으로 떠나고 있었습나다. 방천은 중국, 러씨아, 조선 삼국이 인접한 곳으로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연길은 변강도시로 산 좋고 물 맑아 오염이 없는 도시로 소문난 좋은 곳입니다. 정갈하고 문명한 전국 모범도시입니다.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소재지로 민족특색이 다분한 도시입니다. 관광 풍경지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시내 남쪽의 모아산 풍경구에서 모아산 정상에 올라서면 연길 시가지 정경이 금방 시야에 안겨옵니다. 모아산에는 소소리 높은 소나무들이 산에 울울창창 생기를 자아냅니다. 정말이지 무엇보다 특별히 정답게 느꺄지는 소나무들입니다. 소학교를 다니던 시절 저희들은 삽을 메고 모아산에 올라 한그루 또 한그루 소나무를 심었댔습니다. 이런 소나무들이 오늘날 풍경구를 이루고 있고 풍경구에는 우리의 땀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노라니 더없는 긍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른 풍경구는 조선족 민속촌입니다. 민족풍격이 짙은 기와집들이 줄느런히 서있었고 그곳에서 조선민속 음식들을 맛볼수 있었습니다. 민속촌은 냉면, 보신탕, 미주 등으로 현지의 미식을 자랑합니다.
몽두미 낙원은 여름에는 수상낙원,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었습니다.
일년 전에 건설된 연길 공룡왕국은 공룡화석이 발견된 곳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이런 풍경구처럼 사람들을 아주 매료시키는 곳이 있었으니 그것인즉 연길 서시장입니다. 이번에 저도 서시장에 다녀왔는데, 손님들이 말그대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1층은 배추김치, 깍두기, 명태 그리고 산에서 나는 도라지, 곰취, 더덕, 고사리 등 민족특색이 다분한 음식매대였는데,어디나 손님들이 붐비어 움직이기도 힘들었습니다. 손님들은 거의 다 외지 여행객이었습니다.
민족특색을 구비한 풍경구와 서시장은 연변의 산천과 더불어 아름다운 풍속도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5년만에 다시 찾은 정겨운 고향땅은 저의 가슴에 향기로운 꽃으로 뿌리를 내렸습니다.
2023년 8월 21일
장춘자동차경제개발구 제1자동차그룸 조선족노인협회 김수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