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9 11:37:03 출처:CRI
편집:韩京花

황상석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 관장, 중한 미래 세대들의 활발한 교류 강조

올해는 중국과 한국이 수교 31주년, 미래 30년을 내딛는 첫해입니다. 수교 이후 양국 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꾸준히 격상하면서 경제, 문화, 교육,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적, 질적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오늘은 황상석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 관장(이하 '황관장')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은 '황관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Q. 중∙한 수교 31 년간 중∙한 교역량은 40배 이상 늘어날 만큼 급증세를 탔고, 그 중 한국의 대중(對中) 교역은 2021년 3천억 달러가 넘어 47배로 급성장한 수교국 모델로 회자되었습니다. 중국은 한국의 1위 교역 대상국으로 특히 한 해 무역흑자의 80%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나왔다고 할 만큼 영향력이 컸습니다. 양국 수교 31주년을 맞으면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을 꼽는다면요?

황관장 : 한∙중 수교 직전인 1991년 12월 초에 중국 지린성(吉林省) 옌벤(延边)에서 개최되는 제3회 코리아 학자대회를 취재하러 홍콩을 통해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10차례 정도 중국을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방문하지 못하다가, 올 7월에 한상(韩商) 대표들과 중국 산둥성(山东省)과 장쑤성(江苏省)에 있는 장보고유적답사를 갔습니다. 2019년 방문 때보다 도로는 물론 전반적으로 도시 환경이 눈에 띄게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했습니다.

수교 31년간 한∙중 교역이 급증세를 탄 요인을 분석해본다면 첫째, 냉전체제에서 한∙중 관계가 46년간 단절되었다가 물꼬가 트이면서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열망이 봇물 터지 듯이 일어났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둘째, 중국에 이주, 정착한 조선족분들이 중국어와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중언어를 사용하는 장점때문에 중국에 투자하고 싶어하는 한국기업인들에게는 중요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셋째, 중국 정부도 개방개혁정책을 일관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오늘날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왔다고 봅니다.

Q.황관장님은 민간중심의 장보고 선양사업을 추진하면서 중∙한 수교 이전부터 중국 내 전통 해운 산업과 국제 무역의 효시라는 해상 경제 신라인 장보고(張保皐) 대사의 유적이 있는 지역과 한상(韓商)들의 경제 협력 교류를 위한 주역을 맡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간 중국과 추진해 오신 일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소개 해 주신다면요?

황관장 : 저는 장보고 대사가 차이나 드림(China Dream)을 성취하기 위해 당나라로 건너가서 활약했던 시기인 800년초부터 850년대의 한∙중∙일 관계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는 관영무역체제에서 국제사무역이 태동되는 소위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가 이뤄졌던 시기를 말합니다.

저는 이 시기를 ‘장보고 시대’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는 당나라에서 베이징(北京)과 항저우(杭州)까지 대운하가 개설되고 월주요 청자(越州窑青瓷)가 개발,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물류수송망이 육로에서 강과 바다로 바뀌고 있었습니다.

장보고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통일신라의 장점을 잘 활용하여 활발하게 교류와 협력을 추진함으로써 동반성장을 모색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인 성공사례를 계승, 발전하는 것이 한∙중 양국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2016년에 '사단법인 장보고글로벌재단'을 설립하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 해부터 21세기 장보고발굴 프로젝트인 ‘장보고한상 어워드’라는 상(賞)을 제정하고 수상자를 선정해왔습니다. 이 어워드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여 한∙중 무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한상인을 포함해 해외로 이주, 정착한 글로벌 한상인(韓商人)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발굴하는 것입니다. 올해로 8번째 수상자를 선정했으며 역대 수상자를 포함하면 17개국 43명입니다.

이들 수상자들을 한국의 중소기업인들에게 해외진출의 노하우를 공유하는 멘토로 모셔서 강의를 듣고, 발전적 글로벌경제협력 교류를 확대하는 ‘장보고경영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한상과 모국기업인이 협력을 통한 글로벌 동반성장을 모색하는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추후에는 중국 상인(商人)들과 경제교류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안으로 '한∙중 장보고경영 아카데미' 과정도 개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장보고 대사의 출신지 전남 완도군(全罗南道莞岛)과 같은 고향으로 세계적인 프로골퍼 최경주배 골프대회를 오는 11월 28일 여수 디오션CC에서 개최하려고 준비중에 있습니다.

Q. 이 일을 시작하신 특별한 계기나 동력이 있는가요? 2016년에는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을 설립하시기도 하셨던데요.

황관장 :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은 2016년부터 21세기 장보고로 인증을 받은 장보고한상 수상자의 창업성공스토리를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완도군 완도읍 청해진로 1457번길에 위치한 이 전당은 2021년 10월 22일에 개관됐습니다. 

장보고는 목숨을 걸고 당나라로 건너가서 서주(徐州)에 있는 무령군(武寧军)에 용병으로 입대한 후 군중소장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당나라 말기 시인 두목(杜牧)이 쓴 번천문집 6권에 장보고 정년전에 이러한 기록이 나와 있습니다.‘장보고 장군을 만났던 적도 없지만, 755년에 발생한 안록산과 사사명을 진압하는 당나라의 곽분양 장군과 버금갈 정도다’라고 칭송했습니다.

장보고는 신라평민들이 해적들에 의해 노예로 잡혀와서 중국에서 비싼 값에 매매되는 현장을 목격하고 분노하여 828년에 신라로 귀국, 오늘날 완도에 수군기지 청해진을 설진한 뒤 해적을 소탕했습니다.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글로벌 상단인 견당매물사와 대일 회역사를 창단, 당나라와 일본에 파견했습니다. 그는 이 상단들을 활용하여 세계 최초 사무역을 태동시킨 '해상무역왕국'을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장보고가 세운 청해진은 수군기지 외에도 한국 민간무역의 발상지이며 한국의 최초 무역항이고 국제중계무역 태동지이며 장보고글로벌상단의 활동 근거지로서의 역할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라이샤워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장보고를 ‘해상상업제국의 총독’이라고 칭송합니다. 장보고가 중세 봉건주의체제에서 해상무역왕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비결은 당나라와 일본에 대량으로 이주, 정착했던 신라인 디아스포라(diaspora)를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하여 글로벌경영을 구축했던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장보고의 정신과 삶, 그리고 업적을 집대성한 <장보고의 글로벌경영 혁명>이라는 책을 2017년에 출판했습니다.

Q. 중국의 경제인과는 어떤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가요?

황관장 : 일본의 고승 엔닌 스님이 저술한 세계 3대 기행문인 <입당구법순례행기>와 당시 문헌을 보면 장보고 시대에 신라 선박이 당나라 20여 곳의 항구를 기항한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엔닌이 당시 당나라를 여행하면서 목격한 재당신라인사회(오늘날 한인타운)가 형성된 중국 산둥성(山东省)과 장쑤성(江苏省), 저장성(浙江省), 푸젠성(福建省) 등 지역에 한상인들과 장보고유적답사 및 한∙중 경제인과 경제교류협력 모색 발표회를 2년에 한 번씩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에는 장보고기념관이 산둥성 룽청시(榮成市) 석도진과 장쑤성 롄윈강시(连云港市) 숙성촌 등 2곳에 있습니다. 렌윈강시에는 진나라 시대 서복이 한국의 제주도와 남해, 완도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한∙중 양국 해양영웅에 대해서 양국 지방정부간 협력으로 양국의 청소년들이 상호 방문하는 기회의 제공은 미래 세대 해양경제의 시너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완도 고금도에는 정유재란 때 명나라 진린 장군이 이끄는 수군들이 주둔하면서 이순신 장군과 협력하여 노량해전으로 대승을 거둠으로써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대륙 정복의 야욕을 겪어버린 역사적인 현장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장은 한∙중 민∙관협력 양국 ‘청소년 관광문화교류’를 도모해 나간다면 미래 30년 양국관계의 매우 탄탄한 바탕이 될 것으로 봅니다. 

Q.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한지 45주년, 그리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담론을 제기한지 10주년,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축 창의를 제출한지 1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그리고 일대일로 구축 노력이 이룩한 성과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의 동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황관장 : 중국이 개혁개방을 통하여 자국의 경제발전을 모색하는 것은 위대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이와 더불어 인류운명공동체와 일대일로 구축 등은 중국의 대외개방정책을 가시화하는 측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다. 한국이 일대일로 등에 동참한다면 한∙중 양국에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봅니다만, 아직 여러 가지 원인으로 진척이 없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Q. 해신(海神)장보고는 어린 시절 당나라로 넘어가 벼슬을 했다가 다시 신라로 돌아가 군인이 되었죠. 그가 중국 땅에 세운 적산법화원은 천 년이 넘는 시공을 뛰어넘어 해신 장보고의 과거를 돌아보는 현장으로, 중∙한 양국 민간 교류의 장으로 남아 있습니다. 장보고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에 종사하시는 분으로서 중∙한 양국 수교 31주년을 맞이한 시점에서 향후 양국 관계 교류 전망에 대해 짚어보신다면요? 

황관장 : 장보고는 당나라에 건너가서 장군이 되는 등 입지전적인 인물로 성장했으며 통일신라로 돌아와서는 청해진 대사를 지냈습니다. 그가 산둥성 룽청시 석도진에 창건한 적산법화원은 당시 해상무역을 증진시키는데 가장 큰 저해 요인이었던 무동력 선박이 항해 도중 좌초 또는 침몰, 표류 등 해난사고 등으로 배를 타기 싫어하는 환경을 불식시키기 위해 항해 사찰로 창건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해난사고로 자칫 잘못하면 소중한 목숨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선원은 물론, 장사하는 사업가들이 배를 타고 무역을 하는 것을 기피했습니다.

적산법화원에 상주하는 스님들이 염불과 기도 등을 드리면서 안전 항해를 기원했습니다. 장보고 대사가 중국과 신라에 창건한 법화사에서 관세음보살을 내세워 안전 항해를 기원한 것은 상당한 효과를 거둬서 동북아 한중일 해상무역을 독점하고 동서 교역을 주도했습니다. 

한∙중 수교 31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교역 증진을 하려면 위에서도 언급했습니다만, 같은 맥락으로 미래세대인 양국의 청소년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 중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정부가 유럽의 셍겐조약(Shengen Agreemen)과 같은 가칭 '장보고 무비자 협정(조약)'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즉, 18세 미만의 청소년들에게는 조약 가입국 간 국경검문을 철폐하고 물자의 이동을 자유롭게 하고 범죄수사도 협조하는 <장보고 무비자 협정>을 체결한다면 한∙중 더 나아가 한∙중∙일 중심 동북아 지역 동반경제성장이 예상된다고 봅니다. 만약 장보고 무비자 협정 등을 체결하면 중국정부가 추진하는 일대일로의 정책에 한국과 일본이 참여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보고가 중국 당나라에 건너가 세운 적산법화원(사진출처 산둥성관광청)

황 상 석 (黃相石) 프로필

현) 장보고한상 명예의 전당 관장

현) 사단법인 장보고글로벌재단 사무총장

현) 장보고 글로벌 경영아카데미 주임교수

세계일보 사회부 국제부 경제부 기자&정보사업단 이사

(주) 세계닷컴 대표이사 / (주)여수신문 대표이사

뉴시스 광주전남취재본부 본부장

완도군청 임기제 공무원(문화예술과)

전남대학교 세계한상문화연구단 연구위원

서강대학교 언론대학원 디지털미디어 전공(석사)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디아스포라학 협동과정 정치학 박사

[주요저서]

장보고를 알면 세계가 열린다(1999)/장보고의 글로벌경영 혁명(2017)

장보고의 후예 한상의 영웅들(2018)/2019 세계속의 글로벌 한국인 리더(2019)

[상훈]

1. 행정자치부 장관상(2005년)

2. 여수상공대상(2011),여수상공회의소

3. 장보고대상 국무총리상(2021),해양수산부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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