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04 09:25:50 출처:cri
편집:李仙玉

[묵자 편-1] 겸애, 그리고 학교 설립

(사진설명: 묵자의 석상)

반전의 선구자 묵자

그는 원해 유학자(儒者)였으나 유학(儒學)의 국한성을 발견하고 묵학(墨學)을 독창적으로 설립했으며 평화를 위해 평생 동분서주했다. 그의 이상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 성벽을 쌓지 말고 이 세상에 더는 전쟁이 없는 것이었다.

어진 정치를 주장하는 묵학은 사랑을 핵심으로 하고 비공(非攻)과 근검, 상현(尙賢)을 제창한다. 묵학의 인애(仁愛)사상과 평화사상은 평화를 사랑하는 중국인들의 성품 형성에 큰 영향을 주었다.

장인 출신이면서 기하학과 물리학 등 과학이론도 창설한 그는 중국 전국시기의 유명한 사상가이자 교육자이며 과학자, 사회활동가이다. 그가 바로 반전의 선구자 묵자이다.

반전의 선구자 묵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겸애, 그리고 학교 설립

때는 하늘에 구름이 낮게 드리운 황혼무렵이었다.

얼굴이 검고 야위고 키가 큰 한 남자가 밭두렁을 달리고 있었다. 30대쯤 되어 보이는 그 남자는 반팔로 된 베옷을 입고 낡은 짚신을 신었다. 어깨에 봇짐을 메고 제(齊)나라로 돌아가기 위해 초(楚)나라를 떠난 그가 바로 묵자이다. 송(宋)나라 경내에 이른 묵자의 머리 속에는 초 혜왕(惠王)과 헤어지던 때의 정경이 떠올랐다…

나는 초 왕을 설득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그는 송나라를 공격할 생각을 포기하지 않았다그는 또 우리 묵가가 오지랖이 넓게 자기의 좋은 계획을 망쳤다고 생각해서 기분이 언짢나는 그가 우리의 묵가학설을 받아들여 겸애(兼愛비공(非攻관념을 수립하기를 희망해서 나의 저서를 가지고 그를 찾아갔다.

내가 처음 초 왕을 만날 때 초 왕은 미인의 가무를 감상하고 있었다그 때 나는 분명 그 미인이 나에게 추파를 던지며 웃는 것을 보았는데 목공 장인 노반(魯班)은 그 미인은 자신이 만든 목인(木人)이라고 말하는 것이었다초 왕이 그 미인에 매료된 것을 본 나는 참지 못하고 노반을 나무랐다.

왜 하필이면 이런 인형을 만들어 초 왕이 즐기게 하는거요내가 당신에게 말하지 않았소백성에게 이로운 발명이 좋은 것이고 백성에게 이롭지 않은 발명은 좋은 것이 아니라고 말이오당신이 보기에 이 미인은 좋은 발명이오 좋지 않은 발명이오?

노반은 얼굴을 붉히며 머리 숙여 사과하며 다시는 백성의 복지와 무관한 이 장난감을 발명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초 왕은 나의 저서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

겸상애(兼相愛)와 교상리(交相利)를 주장하는 당신들 묵가는 너도 나를 사랑하고 나도 너를 사랑하며 모두가 이익을 챙기기를 바라는데 이는 좋긴 좋지만 어떻게 실행이 가능하다는 말이오과인이 비록 천하를 통일할 수는 없지만 현명하고 능력 있는 사람들을 예우하니 당신도 여기 남으시오.

초 왕의 말에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현인은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하사품도 받지 않으며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람도 남지 않습니다저는 여기에 남지 않겠습니다.

과인이 평민인 당신의 말을 들으면 체면을 잃지 않겠소.

대왕께서는 참으로 이상한 말씀을 하십니다뭘 하나 물읍시다작디작은 풀 한 포기가 병을 치료할 수 있다면 대왕께서는 그 풀이 작다고 그 풀로 지은 약을 드시지 않겠습니까농부가 농사 지은 곡물로 술을 빚어 귀신에 제사를 지낸다면 그 술이 미천한 농부의 손에서 빚어졌다고 해서 설마 귀신이 그 술을 마시지 않을까요제가 미천하다 하지만 설마 풀 한 포기만도 못하고 농부만도 못하겠습니까?

과인은 당신을 중용해서 땅을 하사할 터이니 초나라에 남으시오.

하지만 나는 초 왕의 제언을 받아들이지 않고 초나라를 떠났다

묵자가 초 왕이 자신의 학설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낙담하고 있는데 갑자기 얼굴이 섬뜻해 남을 느꼈다. 묵자가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니 어두워지는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아, 비가 내리는구나!”

묵자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눈앞에 보이는 어느 큰 집의 처마 밑으로 들어가서 비를 피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벌컥 열리더니 집사 모양의 한 사내가 나와 귀찮아 하는 목소리로 외쳤다.

“꺼져! 여기는 오고 가는 사람들이 비를 피하는 곳이 아니야.”

“나는 묵자요. 이번에 특별히 초나라에 가서 송나라를 공격하지 말라고 초 왕을 설득하고 오는 길이오. 이제 당신네 송나라는 전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오. 나는 그냥 처마를 빌려 비를 피하는 것뿐이고 내가 여기서 비를 피한다고 당신네가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된다는 것이오? 사람이 살면서 자신도 사랑해야 하지만 타인도 사랑해야 하오. 모두 서로 사랑하고 서로 배려해야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하지 않겠소.”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 난 그저 우리집 주인이 옷차림이 남루한 사람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면 크게 화를 낸다는 것만 알면 돼. 갈거야 말거야? 안 가면 개를 풀겠어!”

묵자는 몽롱한 빗속을 계속 걸었다. 주룩주룩 쏟아지는 빗줄기가 묵자의 몸을 때리고 묵자의 마음도 적셨다. 비에 옷이 흠뻑 젖어 물에 빠진 병아리 신세가 된 묵자는 한기를 느꼈다. 몸도 추웠지만 마음이 더 추웠다. 묵자는 갑자기 전에 유가의 제자 무마자(巫馬子)와 변론하던 생각이 떠올랐다…

무마자가 말했다.

선생은 비바람을 무릅쓰고 도처로 다니며 선생의 겸애(兼愛비공(非攻)를 선양하는데 나는 기꺼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을 보지 못했습니다그리고 천하도 태평하고 선생이 복을 받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하지만 선생은 초심을 버리지 않고 여전히 바보스러운 일을 하고 있습니다선생은 이런 일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이런 선생이 바보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무마자의 말에 내가 질문을 던졌다.

만약 선생에게 겉과 속이 다른 가신(家臣)과 생각과 언행이 일치한 가신이 있다면 누구를 중용하시겠소?

당연히 생각과 언행이 같은 가신을 중용하겠습니다.

무마자의 말에 내가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은 바보스러운 사람을 좋아하는군요.

묵자는 얼굴에 흘러내린 빗물을 훔쳤다. 그 빗물에는 묵자의 눈물도 섞여 있었을 것이다. 묵자는 혼잣말을 했다.

“나는 진짜 바보다. 나는 왜 이렇게 바보스럽지? 온갖 고생 끝에 초나라에 가서 송나라의 눈썹에 떨어진 불을 끄고 왔는데 송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전혀 모르고 감사하기는 고사하고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는 것도 못하게 하니 도대체 뭘 바라고 나는 이렇게 고생을 사서 할까?”

대줄기처럼 쏟아지는 빗물에 몸과 마음을 맡긴 묵자는 망망한 하늘을 향해 외쳤다.

“이것은 나의 사명이다. 나는 백성들의 복지를 위해 평생 분투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

묵자는 또 이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나 한 사람의 힘으로는 아주 부족하다. 나는 학교를 세워서 더 많은 사람들이 나의 학설을 배우게 함으로써 나의 학설이 더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세상 사람들에게 복을 마련하게 해야 하겠다.”

학교를 세울 생각이 떠오르자 묵자는 밀고 올라오는 신심을 느껴 즐겁게 빗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 회에 계속)

공유하기:
뉴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