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7 16:34:22 출처:cri
편집:李明兰

김해숙 명예교수 '아시안게임,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평화로운 지구촌 축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9월23일 개막되어 10월 8일까지 열립니다. 아시아 인들이 스포츠를 통해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축제인데요, 음악 또한 세계 공통어라는 말처럼 국경이 없죠. 오늘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해숙 명예교수(이하 '김교수')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다음은 '김교수'와 일문일답입니다.

사진설명: 김해숙 명예교수님(한국예술종합학교)

Q.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저장성(浙江省) 항저우(杭州)는 중국의 경제, 문화, 교육, 관광의 중심지 중 하나인데요. 김교수님은 혹시 항저우에 가보신적이 있나요? 이 도시에 대한 인상 깊은점이 있다면요?

김교수 : 중국은 땅이 워낙 넓은 그야말로 큰 대륙이죠. 중국의 7대 고도(古都) 중 하나인 저장성 항저우는 역사∙문화 도시에서 휴양중심의 친환경적 도시인데요. 항저우를 상징하는 서호(西湖)가 제일 먼저 떠 오릅니다. 서호의 전설을 배경으로 하는 항저우의 송성가무단의 가무극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공연 관람으로 한 번 가봤지만 매우 매력 있는 도시로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전통음악예술 중점 교류나 공연이 잦았던 베이징과 상하이는 자주 방문을 했구요. 타 성시(省市)는 허난(河南), 텐진(天津), 취푸우(曲阜), 옌볜(延边) 등의 지역도 교육 및 공연 그리고 여행 등으로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Q. 아시안게임은 스포츠로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아시아인의 축제인데요, 우선 이번 아시안게임의 개최 그리고 선수들에 대한 축복 및 응원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김교수 : 한국과 가까운 중국 항저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니 더욱 기쁘고요.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인이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평화로운 지구촌 축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선수 여러분! 그 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여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또 아시안게임을 준비하시는 많은 관계자 여러분에게도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Q. 가야금 연주가로 55년여 전통 음악 명인의 길을 걸어오셨는데요, 혹시 그동안 스포츠 축제와 관련된 음악을 창작 또는 연주하신 적이 있으신지요?

김교수 : 저는 제18대 대한민국 국립국악원 원장 시절 야구 경기 응원가를 국악 스타일로 만들어서 야구 선수팀에 선사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야구장에 나가서 시구를 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 야구공과 유니폼을 기념품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스포츠의 융합을 실질적으로 보여주었던 작품이었는데요. 매우 뜻있는 보람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Q. 가야금을 선택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요?

김교수 : 선배께서 기왕이면 경쟁이 제일 치열한 곳에 가서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라고 조언을 주셔서 시작하게 됐지만요, 가야금은 한반도의 고대왕국 가야국의 현악기로 1500여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는 데는 나름 의미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선진문명을 지녔던 고대왕국의 그윽함과 아련함, 다채로움이 배어 있음을 느낍니다.  

Q. 특히 가야금산조의 대표적인 명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UN초청연주를 비롯해 세계 20여 개 국가에서 한국의 전통음악을 베스트 연주로 이끌어내 찬사를 받았다고 들었어요. 또 제18대 대한민국 국립국악원 초대 여성 원장을 역임하실 때는 전통 음악의 대중화에 주력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주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셨는지, 효과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김교수 : 한국의 근 현대화 과정에는 동서양문화의 변동을 크게 겪게 되면서 그간의 전통을 낯설어 하는 경향이 없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대중에게 작품으로 다가가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통기반의 보편성 있는 작품을 새롭게 만들어 무대에 올렸고요, 특히 어린이에게 우리 음악 감성을 심어주기 위해서 어린이 동화를 만들어 공연도 했습니다. 또 젊은 국악인들에게는 퓨전 장르를 국립기관의 공연장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담장을 낮추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Q. 그간 전통 음악을 연구하시고 또 대학교수로 활약하시면서 중국의 전통음악도 많이 접해오셨을텐데요, 중∙한 양국의 전통음악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교수 : 한국과 중국이 문화적 지리적으로 가까워서 얼핏 음악적 공통성이 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는 리듬 면에서 중국과는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이나 일본은 2박자 계열의 리듬을 많이 쓰지만, 한국음악에서는 3박자 계열의 리듬을 많이 씁니다. 3박자 계열의 리듬은 경쾌함보다는 우아한 느낌이 더 많이 들고 직선보다는 곡선으로 느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오랜 역사나 민족성과 관련되어 축적된 특성일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Q.미래 전문예술인 양성 대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정년퇴직을 하시고 명예교수로 후학양성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올 8월에 지린성(吉林省) 옌볜대학(延边大学)에서 가야금산조 강의도 하셨다고 들었어요. 이외에도 추진해오신 중국과 한국 전통 음악의 교육 교류를 꼽아 주신다면요?

김교수: 옌볜대학에서는 한국 음악론과 가야금산조 강의를 2주간에 걸쳐 하루에 6시간씩, 한학기 분량의 강의를 진행하고 왔습니다. 중국에는 여러 소수민족이 그들의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 들고 파형이 번져가듯, 각 민족의 특성이 담겨서 인류의 보편성과 창의성으로 빚어진 다양한 문화가 지구상에 공존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에게 큰 축복이라는 생각입니다.

한국 전통음악의 중국과의 교류는 주로 대표적으로 말씀을 드리면요. 베이징 주중한국문화원에서 공연, 허난성 허난박물관과 대한민국 국립국악원의 학술교류, 랴오닝성 선양에서 학술세미나를 했구요, 또 인민대회당에서 가야금산조 독주와 인민대극원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음악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상호 교류 공연과 이번 아시안게임 개최지 항저우의 송성가무단 공연 관람 등 그 동안 간헐적이지만 틈틈히 전통예술과 학술 교류, 전통 음악과 예술 관련 관광까지 포함하여 그 밖의 많은 교류를 해왔습니다.

사진설명: 중국 허난박물관과 학술교류로 한국의 거문고 선물 교환

Q. 올해 중∙한 수교 31주년이 된 시점에서 전통 음악인으로서 향후 양국관계 발전에 대한 바램이 있다면요? 

김교수 : 한국과 중국은 가까이 이웃한 나라로 양국은 문화적 뿌리에 공통성도 많습니다. 그러나 각 민족의 특성과 개성으로 다양한 문화를 창출해 가는 일 또한 인류문화 발전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로 소통하고 대화하고 화합하는 일에 어떠한 장벽도 없었으면 합니다. 중국과 한국의 전통악기가 함께 하는 연주단과 양국의 작곡가, 연주가의 교류 협력을 통해  아시아적인 전통에 기반한 새로운 음악 작품으로 세계적 보편성이 창출되었으면 합니다. 저의 바람은 문화 제국주의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으로 세계 예술이 꽃 피워지는 것입니다.

Q.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전통음악의 계승과 현대 창작의 가치를 발전시켜 나갈 중∙한 양국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마디 부탁합니다.

김교수 : 정보와 가치, 기술 등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계로 만들어진 인간이 아니고 생물체라는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저는 인간 본연의 소중한 가치는 지켜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중국과 한국의 청년들이 순수한 생각과 감성을 잃지 말고 따뜻한 마음과 정열을 가슴에 품으면서 차가운 머리로 세상을 헤쳐 나갔으면 합니다. 예술에서 전통은 보고(寶庫)나 다름없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해숙(金海淑 / KIM HAE SOOK) 프로필

∙ 가야금 연주가/문학박사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명예교수

[주요경력]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원장

∙ 국립국악원 학예연구실 실장

∙ 제18대 국립국악원 원장

∙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교수

∙ 대한민국예술원 전문직연구원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문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국악과 석사/서울대학교 국악과 학사

[수상]

∙ 5.16민족상 대통령상, 공간 현대음악연주상∙

∙ 제2회 관재국악상, 옥관훈장 서훈

[주요연주]

∙ 라디오 프랑스 가야금산조음반 출반

∙ 프랑스 세계문화의 집 독주, 독일 루돌스타트 독주

∙ 월드뮤직 페스티벌 헤드라이너, 유엔(UN)본부 KBS국악관현악단 협연

∙ 독일(베를린),중국(베이징),일본(동경)문화원외 다수 교류 공연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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