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28 12:05:50 출처:cri
편집:林凤海

김태만 한국국립해양박물관 관장 '항저우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도시'

코로나 펜데믹으로 1년 연기되어 올해 열리는 제19회 아시안 게임이 중국 저장성(浙江省) 성도(省都) 항저우(杭州)시를 비롯한 6개 도시에서 9월 23일 개막한 가운데 10월 8일까지 열립니다. “Heart to Heart -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를 슬로건으로 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아시아인이 스포츠로 화합과 우의를 다지는 축제인데요, 오늘은 제14회 아시안 게임이 열렸던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대한민국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이하'김관장')의 말씀을 들어 보았습니다.

사진설명: 대한민국 국립해양박물관 김태만 관장

다음은 '김관장'과 일문일답입니다.

Q. 제19회 아시안게임이 중국 항저우(杭州)시를 비롯한 6개 도시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습니다. 2002년에 열린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이후 20년 만입니다. 아시안게임이 열렸던 부산에서, 또 중어중문학과를 전공하신 분이시고 중국을 깊이 알고 계시는 분이신데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보시면서도 남다른 소감이 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김관장 : 코로나 펜데믹을 극복하고서야 비로소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 들뜬 마음으로 개막식 전과정을 TV로 시청했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열렸어야 했지만 코로나로 부득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더 기대가 컸습니다.

저에게 항저우는 마음의 고향과도 같은 도시입니다. 저가 박사논문의 한 챕터(chapter)가 루쉰(鲁迅)입니다. 1992년 한∙중 수교가 체결되기 훨씬 전 그리고 베이징대학 대학원에 박사과정 입학하기 전부터 루쉰은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당시, 루쉰의 고향 사오싱(绍兴)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항저우를 거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항저우 자체도 너무 아름답고 소중한 도시지만, 사실상 저에게는 사오싱을 가는 길목의 도시라는 인상이 더 컸습니다. 당시만 해도 제게 루쉰과 사오싱이 훨씬 더 의미있고 궁금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그후로도 항저우는 여러 번 다녀온 도시입니다.

항저우는 신비로운 서호(西湖)와 영은사(靈隱寺), 악비묘(岳飛廟) 등과 그 속에 녹아 있는 백사전(白蛇傳), 뇌봉탑(雷峰塔)의 전설도 눈에 선합니다. 항저우는 중국 강남 문화와 예술의 고향입니다. 위에는 천당이 있고 아래에는 쑤저우∙항조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苏杭)는 옛말처럼 항저우야말로 풍부한 물산(物産)과 역사와 문화와 인문전통이 살아 있는 고장입니다.

저는 이번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을 보면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데 중국 정부 관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도시의 생태환경과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을 조성을 한 것은 기후변화 위기 대응에 만전을 기한 것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기오염의 주범인 폭죽 대신 AI를 동원한 영상 미디어 아트를 통해 불꽃놀이를 연출한 것은 “탁월한 기술과 자연에 대한 배려”였다고 여깁니다.’

45개국 1만 2500여 명의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하여 경합을 벌이는데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안 선수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펼쳐 승리하기를 뜨겁게 응원합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는 대한민국 부산 선수들도 출전을 했습니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총 1,140명으로 그 중 부산지역의 선수가 78명이나 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도시답게 요트경기에 참여한 여덟 명의 선수를 비롯해 펜싱 등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기량을 다투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활약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의 환호를 다시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Q. 부산은 한국의 대표적인 항만도시이자 한국 제2의 도시이며, 국립해양박물관은 또 해양의 역사와 문화를 총망라한 종합 산실이자 한국 유일의 국립해양전문기관인데요. 중국과 어떤 교류협력들을 추진해 오셨는지요? 미래 중∙한 해양문화의 교류 활성화는 어떤 창의적인 방안들이 있을까요?

김관장 : 그렇습니다. 질문을 주신데로 저희 국립해양박물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 인문문화예술 종합 박물관입니다. 해마다 연간 100만명씩의 관람객이 방문을 하고 있어 올해 4월 24일에는 연인원1천만명 방문객 수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개관한지 11년만이지요.

주지하시다시피 부산은 동아시아 해역의 기간항로에 위치하고 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해양항만물류의 도시입니다. 산과 강 그리고 바다가 있어 수려한 경관과 천혜의 교통요충지로 대한민국을 먹여살리는 산업중심 도시로 성장해 왔죠. 아울러 다양한 해양문화에 바탕한 해양문화관광에도 강세를 가지고 있어 명실상부한 해양수도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오고 있는 한반도 동남권의 중추적 해양도시입니다. 그런만큼 볼거리,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문화와 예술, 관광과 힐링의 도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산은 중국 상하이(上海)와 한∙중 수교 직후부터 교류협력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1993년 부산시와 상하이시가 자매도시 체결 이래 양 도시간 교류가 올해로 30주년이 되기까지 죽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부산에는 상하이 거리가 있고 상하이에는 부산거리가 있기도 합니다.

우리 국립해양박물관 역시 상하이와의 교류를 지속해 왔습니다. 작년2022년에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해양문명의 교류” 기획전시를 열었는데, 우리와 교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하이 항해(航海)박물관에서 유물 70점을 보내와 함께 전시를 했습니다. 올해 2023년 봄에는 상하이 항해박물관에서 우리 국립해양박물관 유물 도문(图文) 100점으로 “해품백진(海品百珍)” 전시를 열어 상하이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었습니다.

주한 중국 대사관 싱하이밍(邢海明)대사께서도 우리 국립해양박물관에 깊은 관심을 갖고, 방문하신 적 있습니다. 싱 중국대사는 우리 박물관의 유물수장고를 시찰하던 중 조선(朝鮮)의 관료 최부(崔溥)가 바다를 표류하다가 중국 땅에 표착해 베이징(北京)을 거쳐 조선으로 귀국한 후 그 여정들을 기록한 기행록 “표해록(漂海录)”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는 소감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이나 부산의 중국유학생들도 국립해양박물관을 매우 좋아하고 자주 방문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부산은 올 11월에 결정될 ‘2030부산 세계 엑스포’ 개최지에 선정될 경우 중국을 포함하여 세계인과 함께 부산의 자랑거리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여깁니다.

사진설명: 한국 국립해양박물관 전경

Q. 김관장님은 중어중문과를 전공하셨고 베이징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도 받으셨던데 그 때 당시 중국어를 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관장 : 1992년 8월 24일 한∙중 수교가 되고 베이징대학이 문호를 연 직후 첫회로 입학하게 됐었습니다. 중문과에서 중국 현당대 문학을 전공해 1996년 7월에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습니다. 사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중국문학에 관심이 많아 ‘장자(庄子), 삼국지(三 国志), 모택동전기(毛泽东传记)’ 등을 읽었었고, 중국어는 대학 중문과에 입학하면서부터 학습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되기까지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그러나, 문화대혁명이 끝난 이후 점차 중국이 개방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에도 중국에 관한 정보가 흘러 들어왔습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도 초까지 엄청난 중국붐이 일었고, 그런 와중에 저 역시 중문과에 입학하게 됐던 것입니다. 중국어는 아주 열심히 공부했었죠.(웃음) 당시로서는 중국어 교재도 별로 없었을 때인데, 어렵게 구입한 교재 한권을 통째로 외우기도 했었습니다. 대학에서도 중문과의 인기는 매우 높아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중문과로 몰리게 되면서 점점 갈수록 영문과를 능가하는 정도였죠.

Q.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 선언 45주년,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담론 제기 10주년, ‘일대일로(一带一路)’구축 창의를 제기한 지 10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10월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일대일로’ 정상회의가 열리기도 하는데요, 중국의 개혁개방과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그리고 일대일로 구축 노력이 이룩한 성과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한국의 동참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김관장: 2013년도는 동아시아 3국 정상들이 일시에 교체되는 해였습니다. 동시에 등장한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일본의 아베 총리 등이 모두 1950년대 초반생으로 새로운 시대를 리드하는 지도자로 등장했습니다. 원대한 국가 비전을 제시하며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는 상황에 중국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초국가적인 세계비전을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그후 10년이 지난 지금, 65개국 44억 세계인이 참여한 오늘의 결과에 대해서는 명과 암이 존재합니다. ‘인류문명공동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아시아,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번영에 기여한 공은 매우 큽니다만, 반대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안티(anti)’를 불러일으킨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일대일로 사업 전개를 위해서는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깊은 성찰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 여깁니다.

Q. 올해는 중∙한 수교 31주년의 해입니다. 수교 이래 양국은 제반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양국관계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바람직한 양국 관계를 위해서는 각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참석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대담에서 밝혔듯이 한∙중 교류 협력에 대한 필요성을 공동인식하고 향후 좀 더 높은 차원의 교류협력에 대해 모색하기로 한 점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회가 한∙중간 관계복원의 신호탄’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Q. 중국에서는 추석을 중추절(中秋节)이라고 하죠. 추석을 맞은 명절인사 한마디 해 주신다면요. 그리고 중국과 한국의 미래를 발전시켜 나갈 주역인 젊은 청년 세대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관장: 예로부터 “한가위”는 중추가절(中秋佳节)이라 해서 한 해의 풍성한 수확을 조상님께 바쳐 감사드리고 이웃들과 정과 사랑을 나누는 날이었습니다. 이번 추석을 맞아 한∙중간에도 더 큰 사랑과 정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 가끔은 싸우거나 오해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더욱 더 세심한 배려와 관심으로 이전 보다 더 돈독한 관계로 승화발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한국과 중국은 전통적으로 상호존중과 소통의 문화를 공유해 왔습니다. 한∙중수교 31주년을 상기하면서 더욱 발전된 한∙중관계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청년들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특히, 더 이상 서로에 대한 오해나 편견없이 다시금 손잡고 함께 나아가는 양국 청년들이 있기에 한∙중의 미래는 매우 밝다고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만(金泰萬) 프로필  

대한민국 국립해양박물관 관장

 

[주요경력]

4기 부산항 북항 재개발사업 자문위원회

국립해양박물관 비상임이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포용사회분과 문화국가소분과장

해양수산부 해양르네상스위원회 위원

플랜비 문화예술협동조합 이사장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학장

한국해양대학교 박물관장

부산광역시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한국해양대학교 교무부처장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교수

베이징대학교 대학원 중국현대문학 박사

대구계명대학교대학원 석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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