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굴원의 동상)
제4회 <초혼(招魂)>과 송옥
굴원의 시신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굴원에게 미음을 만들어주었던 그 처녀는 원래 무당인 아월(阿月)이었다. 아월이 입을 열었다.
“어제 밤에 꿈을 꾸었는데 천제(天帝)께서 이르시기를, 현인이신 굴대부의 영혼이 멀리 날아가서 천궁(天宮)을 찾지 못하니 우리에게 그의 영혼을 부르라고 하셨습니다. 송 대부님, <초혼(招魂)>을 쓰세요. 제가 굴 대부님의 혼을 불러오겠습니다.”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진 것으로 큰 슬픔에 잠겨 있던 송옥은 무당이 스승의 혼을 부른다는 말에 그날 저녁으로 <초혼>을 썼다. 그는 처음으로 사부(辭賦)를 빌어 초왕을 타이르며 장문의 글을 썼다.
무당은 찬 바람이 불어오는 오경(五更)에 번기(幡旗)를 흔들며 큰 소리로 굴원의 혼을 불렀다. 우는 듯 마는 듯 처량한 그 목소리는 오랫동안 산골짜기에 울려 퍼졌고 천 년의 시공간을 뛰어 넘어 오늘날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
혼이여 돌아오라(魂兮歸來)!
임금의 몸을 떠나서(去君之恒幹)
어찌하여 사방으로 떠돌고(何爲四方些)
임금 옆의 안락한 곳을 버리고(舍君之樂處)
저 상서롭지 못한 곳에 걸려 있는가(而離彼不祥些)!
혼이여 돌아오라(魂兮歸來)!
동방은 의탁할 곳 아니라오(東方不可以託些)
장인들은 그 키가 천인인데(長人千仞)
오직 혼백만을 찾아 먹고(惟魂是索些)
열 개의 태양은 번갈아 떠올라(十日代出)
금과 쇠까지 녹인다오(流金鑠石些)
그들은 모두 더위에 익숙하나(彼皆習之)
혼은 그곳에 가면 반드시 흩어지리니(魂往必釋些)
돌아오라(歸來兮)
그곳은 혼백을 의탁할 곳 아니오(不可以託些)
…
하루가 지나자 무당인 아월은 아관박대(峨冠博帶) 차림의 굴원이 큰 물고기를 타고 천궁으로 날아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굴원이 멱라수에 몸을 던진 날은 마침 음력으로 5월 5일, 양기가 가장 성한 단양일(端陽日)이었다. 현지에는 원래 단양일이 되면 강물에 제사를 지내는 풍속이 있었다. 굴원이 멱라수에 투신한 후로부터 사람들을 단양일이 되면 용선놀이를 하고 종자를 빚어 강물에 던지며 더욱 성대하게 제사를 지냈다. 그런 풍속이 유지되면서 위대한 애국시인의 제삿날이 후에는 만민이 함께 선인을 추모하고 오늘을 즐기는 전통명절 단오절이 되었다. 중국문명사의 눈부신 별 굴원은 청사에 길이 이름을 남기고 그는 죽었어도 살아 있게 된 것이다.
번역/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