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30 15:00:20 출처:cri
편집:李仙玉

[상앙 편-1] 위나라에서 중용되지 못하다

(사진설명: 상앙의 동상)

변법을 주도한 개혁가 상앙

그가 ‘진률(秦律)’이라 정한 형사법령은 중국 최초의 형사법률이다. 또‘왕자의 범법에 대한 형벌도 서민과 같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중국 최초로 ‘법 앞에서 모두가 평등하다’는 이념을 구현한 것이다.

그가 주도한 변법으로 진나라는 새로운 미풍양속을 형성하고 백성이 잘 살았으며 나라가 강해졌다. 또 그의 사후에도 그가 주도한 변법은 여전히 시행되어 진나라의 중국 통일에 튼튼한 기반을 닦았다.

변법에 대한 백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가 고안한 ‘도목위신(徒木爲信)’, 즉 목재 한 대를 옮기면 50일(鎰, 1일=24냥)의 황금을 준다는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가 바로 전국(戰國)시기의 정치가이자 사상가이며 개혁가인 상앙(商鞅)이다. 변법을 주도한 개혁가 상앙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위나라에서 중용되지 못하다

상앙은 상국 저택의 문 앞에 서서 위혜왕(魏惠王)의 마차가 거리의 코너를 돌아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나서야 병중에 있는 상국 공숙좌(公叔痤)의 병문안차 저택에 들어섰다.

상앙은 3년째 상국의 저택에서 가신(家臣)으로 있었으며 상국은 일이 있기만 하면 상앙과 논의했다. 하지만 상국이 상앙의 외부 노출을 꺼려서 상앙은 항상 마음이 울적했다. 이제 상국이 세상을 뜨면 어디로 가서 뭘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앙은 마음의 방황을 느끼기도 했다.

공숙좌는 상앙이 방안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곁에서 시중을 드는 시첩에게 말했다.

“나가 있거라. 내가 상앙과 할 말이 있다.”

상앙은 급한 걸음으로 공숙좌 앞으로 다가가 물었다.

“상국,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금방 대왕께서 병문안을 오셔서 무슨 할 말이 없느냐고 묻기에 자네를 천거했네. 자네를 나의 계승자로 삼는다고 말이네. 아, 내 잘못으로 위나라가 오기(吳起)라는 귀재를 잃었으니 이제 자네를 천거하는 것으로 속죄하려네.”

상앙이 웃었다.

“오기의 일은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상국께서는 자책하지 마십시오. 상국께서 저를 천거하셨지만 대왕께서는 찬성하지 않으시죠?”

상국이 한숨을 지었다.

“그렇네. 대왕께서는 자네가 너무 젊고 또 위(衛)나라 출신이라고 꺼리시니 마음 놓고 자네에게 권력을 맡기시겠는가?. 뭐… 나도 몇 년 전에 오기가 위(衛)나라 출신이라 믿을 수 없다고 꺼렸으니…”

공숙좌는 상앙이 침묵을 지키는 것을 보고 말을 이었다.

“자네 여길 떠나게. 오늘 저녁에 바로 안읍(安邑)을 떠나게. 얼른 이 나라를 떠나게.”

상앙이 놀라서 물었다.

“상국께서 지금 병중이신데 왜 저를 쫓으십니까? 대왕께 무슨 안 좋은 말씀을 드리신 겁니까?”

“자네의 지모는 확실히 뛰어나다고 말했네. 그리고 만약 상앙을 중용하지 않으려면 그가 다른 나라를 위해 일하지 못하도록 그를 죽여야 한다고 대왕께 못박았네. 안 그러면 과거의 오기처럼 후에 우리 나라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이네.”

“생명이 위협을 당할지라도 이 때 상국을 떠날 수는 없습니다.”

공숙좌는 상앙의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자네가 나에게 이렇게 정이 깊은데 나는 대왕께 그런 말씀을 드렸군 그려.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상국,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왕께서는 저를 죽이지 않으실 겁니다.”

이번에는 공숙좌가 놀라서 물었다.

“자네 정말 귀신처럼 알아 맞추는가? 대왕께서 자네를 죽이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대왕께서는 제가 귀재라고 믿지 않으시는데 무엇 때문에 저를 죽이시겠습니까?”

공숙좌는 잠깐 생각하더니 상앙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느꼈다.

공숙좌는 끝내 인생의 마지막 길을 다 걷고 두 눈을 감았다. 상앙이 상국의 장례를 치르자 공자 앙(昻)이 물었다.

“대왕께서 자네를 등용하지 않으실 것 같은데 무슨 타산이 있으신가?”

“상국께서 나를 천거하셨지만 대왕께서는 등용하지 않으시리라는 것을 자네는 어떻게 알았나?”

“얼마 전에 대왕께서 상국이 이마에 피도 안 마른 상앙을 상국으로 삼으라는 터무니없는 말을 하는 걸 보니 노망이 나셨다고, 정말 곧 세상을 뜨실 것 같다고 말씀하셨네.”

“그러니 나를 죽이지 않으시는구나. 나는 벌써 이런 결과를 예상했지만 말이다.”

이렇게 생각한 상앙이 공자 앙에게 대답했다.

“진나라에 갈 생각이네. 진효공(秦孝公)이 인재를 구한다는 방을 걸었고 또 경감(景監) 선생께서 나를 진효공에게 천거할 것이네.”

“자네는 위나라 출신인데다 환관이 천거하면 후에 어떻게 진나라에서 발을 붙이겠는가? 진나라 사람들이 자네를 무시할 것이네.”

상앙이 웃었다.

“내가 진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만 하면 감히 나를 무시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네.”

공자 앙도 웃었다.

“허풍이 심하시군. 설마 훗날 나도 자네에게 의탁하고자 찾아갈 날이 있겠는가?”

상앙이 머리를 끄덕였다.

“내가 보기에 그럴 날이 반드시 있을 것이네.”

상앙의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동시에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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