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9 15:47:27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역도원 편: 제4회 장렬하게 희생된 忠臣

(사진설명: 역도원 생가의 일각)

제4회 장렬하게 희생된 忠臣

옹주 자사 사보인은 비밀리에 막료 유해(柳楷)와 대사를 모의하고 있었다. 유해가 입을 열었다.

“현재 관중에 ‘란(鸞)의 아들 열 중 아홉이 죽고 하나가 남았는데 관중이 어지럽네’라는 민요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전하의 열 명 형제 중 아홉이 죽고 살아 남은 한 명이 관중을 다스린다는 뜻입니다. 보십시오. 이는 전하가 관중에서 황제가 될 것을 예시하고 있습니다.”

소보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민요는 관중이 어지럽다고 말하지 않소? 그런데 왜 관중을 다스린다고 말하시오?”

“항상 어지러운 뒤에야 다스리지 않습니까? 장안은 서경(西京)이라 불리는 황제의 도성이니 전하가 이 곳에서 황제로 즉위하는 것은 하늘의 명을 받은 것이 아니겠습니까?”

유해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소보인은 기분이 좋아졌다. 이 때 유해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골치 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조정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역도원을 관중에 파견했다고 합니다. 관우대사로 임명된 그는 전하를 감시하러 오는 것입니다. 역도원의 눈앞에서 황제로 즉위한다면 그가 가만있겠습니까?”

“황실도 벌벌 떠는 역도원이라니 그 이름만 떠올려도 두려움이 앞서오. 어떻게 하면 좋겠소?”

“큰 일을 계획하는데 역도원을 두려워하면 어찌 되겠습니까? 아예 우리가 먼저 손을 씁시다. 사람을 역참에 매복시켜 부임 길에 그를 제거합시다.”

유해의 말에 소보인은 부장(部將) 곽자질(郭子帙)을 파견해 군사를 거느리고 임동(臨潼)의 음반역(陰盤驛) 근처에 매복하게 했다.

한편 역도원은 동생 둘과 아들 둘을 데리고 수십 명 군사의 호위로 음반역에 도착했다. 이날 저녁 역참 주변에 복병이 있는 것을 발견한 역도원은 일단 역참을 수비하면서 천천히 포위에서 벗어날 방도를 생각하기로 했다.

이 때 역도박이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이 역참은 언덕에 위치해 물을 길으려면 산자락의 냇가에 가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군사의 포위에 들어 물을 길어올 수 없습니다.”

그 말에 역도원도 놀랐다. 관중은 지세가 높아 우물을 판다 해도 수십 척을 파야 샘물 줄기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역도원은 결단을 내렸다.

“우물을 판다. 깊이를 생각하지 말고 반드시 샘물이 나올 때까지 파라.”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다는 말이 이번에는 통하지 않았다. 사흘 동안 물 한 방울 마시지 못하고 수십 척 깊이까지 파도 물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병사들 중 몇몇은 벌써 갈증으로 사망했고 나머지 사람들도 더는 우물을 팔 기력을 잃었다. 역도원이 탄식했다.

“물 한 방울이 대장부를 쓰러뜨리는구나! 내 평생 나라의 크고 작은 하천 수천 수만 갈래를 찾아 다니며 시냇물을 내 생의 지기로 알고 큰 하천을 천고의 지기로 삼았는데 물이 없어 죽을 줄 어찌 알았겠는가.”

역도원의 동생과 아들들도 모두 눈물을 흘렸다. 역도원이 말했다.

“이게 다 내 탓이다. 너희들에게 미안하구나. 하지만 무슨 방법이 있겠느냐? 우리는 정의를 위해 죽으니 죽어도 값진 목숙이다.”

이날 저녁 곽자질이 군사를 거느리고 담장을 넘어 역참에 쳐들어왔고 저항할 기력을 잃은 역도원과 일행은 모두 처참한 죽음을 당했다. 역도원은 죽음에 앞서 두 눈을 크게 뜨고 높은 목소리로 외쳤다.

“충신을 살해한 이 역적들아! 네놈들은 제 명에 살지 못하고 역사에 악명을 남길 것이다!”

정의감에 넘친 엄격한 관리 엄관(嚴官) 역도원은 적을 훈계하고 그 자리에서 기가 쇠진해 숨이 끊어졌다.

조정은 소보인의 난을 평정한 후 충신인 역도원과 그 가족의 유해를 그의 고향인 탁록(涿鹿)에 묻고 역도원에게 이부상서(吏部尙書)와 기주자사(冀州刺史) 관직을 추가로 내렸다. 역도원의 삼남(三男) 역효우(酈孝友)가 부친의 작위를 이어받았다.

역도원은 혹리(酷吏)가 아니라 엄관(嚴官)이자 청렴한 관리이며 충신이다! 그럼에도 역사에 길이 길이 이름을 남긴 것은 역도원이 관리로서 쌓은 공적이 아니라 그가 쓴 거작 <수경주>이다.

글이란 참으로 불후의 업적이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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