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6 09:47:51 출처:cri
편집:李仙玉

[몽염 편-4] 억울하게 사라진 충성의 영혼

(사진설명: 몽염 장군의 동상)

제4회 충성의 영혼 억울하게 사라지다 

황제가 또 조서를 내렸다. 조서를 받은 부소와 몽염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듯 했다. 조서에는 부소와 몽염이 수십 만의 대군을 거느리고 변경에 주둔하면서 지난 십여 년 동안 아무런 공도 세우지 못했다고 썼다. 또 부소는 수차 부친을 비방하고 자신을 태자로 세우지 않음에 원한을 가졌다고, 불효를 저지른 부소에게 검을 하사하니 그 검으로 자결하라는 어명이었다. 몽염에게는 부소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해 신하로써 충성을 다하지 못한 죄로 역시 죽음을 내렸고 군대 통솔권은 비장(裨將) 왕리(王離)에게 넘기라는 내용이었다.

어지를 받은 부소는 하늘을 우러러 하소연했다.

“하늘이시여! 내가 불효하다면 나는 죽을 수 있으나 몽염 장군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무엇 때문에 그도 연루되게 한단 말입니까? 몽염 장군에게 죽음을 내리는 것은 스스로 장성을 무너뜨리는 것과 다를 바 없고 그렇게 되면 진나라가 위험합니다!”

한바탕 통곡한 부소가 검을 받아 자결하려고 했다. 몽염이 급히 부소를 막았다.

“순시 중이시고 태자를 두지 않으신 황제께서 신을 파견해 30만 대군을 거느리고 변경을 지키게 하고 공자께는 감군(監軍)을 맡기셨습니다. 이는 얼마나 막중한 책임입니까! 그런데 지금 사자(使者)의 말만 듣고 자결하려 하십니까? 이 어지의 진위여부를 어떻게 아십니까? 먼저 확인부터 합시다. 만약 어지가 진짜라면 그 때 자결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부친이 아들에게 죽음을 내리는데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몽염의 말에 어진 부소는 이렇게 대답하자 바람으로 검을 뽑아 자신의 목을 그었다.

무고하게 목숨을 잃은 부소를 보는 몽염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고 가슴속에는 분노의 불길이 훨훨 타올랐다. 그는 비통을 참고 사자에게 말했다.

“사건이 밝혀지기 전에 나는 죽을 수 없소!”

그러자 사자는 갑사장(甲士將)에게 명해 몽염을 결박해서 양주(揚周)의 감방에 하옥시켰다.

그 때 몽염은 진시황제가 이미 사구(沙丘)에서 병사하고 환관 조고(趙高)가 승상 이사와 내통해 부소와 몽염에게 죽음을 내리는 조서와 18번째 아들인 호해(胡亥)를 태자로 한다는 조서를 위조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몽염이 사자에게 말했다.

“우리 몽씨 가문은 3대째 진나라를 위해 사선을 넘나들고 있소. 나는 30만 대군을 거느리고 변경을 지키며 내 동생 몽의(蒙毅)는 황제의 신변에서 보좌하고 있소. 오늘 내가 비록 감방에 갇히기는 했지만 나의 세력으로 반항할 수도 있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고 의리를 지켜 죽을 것이오. 내가 죽을지라도 역모를 도모하지 않는 것은 몽씨 선조의 가르침을 욕보이기 싫어서이고 폐하의 은덕을 잊지 못해서이오. 충성심 하나로 불타는 우리 몽씨 가문에 멸문지화가 떨어진 것은 기필코 간신이 역모를 꾀한 것이지 황제의 어지가 아니오. 그대가 나의 상황을 황제에게 아뢰시오.”

“저는 장군의 말을 황제에게 아뢸 수 없습니다.”

사자의 말에 자신이 간신의 모함에 걸렸고 황제가 더는 자신의 마음을 듣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몽염이 탄식했다.

“내가 도대체 하늘에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이렇게 아무런 죄도 없이 죽어야 하는가?”

무고하게 죽은 부소 공자와 집에서 남편을 기다리고 있을 연약한 아내를 생각하니 적들에게 공포의 대명사이고 수많은 전장을 누비던 철의 사나이 몽염의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귓가에 변강의 소슬한 바람소리와 군영의 나팔소리, 군마의 처절한 울음소리, 고쟁의 처량한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듯 하고 눈앞에는 황막한 사막과 강물에 지는 해,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는 만리장성, 아직 미완성으로 남아 있는 치도 등이 떠올라 몽염은 슬픔에 젖어 말했다.

“장성을 쌓으면서 만 리가 넘게 산과 골을 팠는데 설마 땅의 기운을 끊어 놓았는가?”

말을 마친 몽염은 큰 소리로 외쳤다.

“부소 공자여, 나를 기다리시오!”

그리고 몽염은 사자가 가져온 독주를 입안에 털어 넣었다.

황제가 몽염 장군에게 죽음을 내렸다는 말을 들은 30만 군대는 사기가 산산조각 나서 산하를 삼킬 듯 하던 과거의 기개를 더는 찾아 볼 수 없었고 그로부터 진나라는 사분오열되어 몇 년도 안 되는 사이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장병들은 수덕성(綏德城) 밖, 부소 공자의 능과 마주 바라보는 나지막한 언덕에 몽염 장군을 묻었다.

거친 무덤은 고즈넉하고 시든 풀은 쓸쓸하며 백양나무는 소슬하고 가을 바람은 억울하게 사라진 충성과 현명한 영혼을 위해 탄식한다. 달 밝고 바람 맑은 날 밤이면 몽염 장군의 무덤에서 가끔 비분에 찬 고쟁소리와 처절한 함성소리가 들려 온다고 전해진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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