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군사 병(兵 bīng), 아닐 불(不 bù), 피 혈(血 xuè), 칼날 인(刃 rèn).
◎뜻풀이: ①칼날에 피 한방울 묻히지 않고 싸워 이기다. ②매우 순조롭게 싸워 이기다.
◎출전:『순자•의병(荀子•議兵)』
당(唐) 방현령(房玄齡) 등 『진서•도간전(晉書•陶侃傳)』
◎유래: 동진(東晉)의 둔기교위(屯騎校尉) 곽묵(郭默)은 전장에서 그 용맹이 뛰어 났으나 사람됨이 거만하여 그 누구도 안중에 없었다. 어느 한번은 그가 자신의 원한을 갚기 위해 평남장군(平南將軍) 류윤(劉胤)을 죽이고는 대담하게도 조서를 위조하여 류윤이 모반을 꾀하였다고 무함하고는 이를 각 주와 군에 알렸다. 후에 그 진상이 알려 졌으나 재상인 왕도(王導)는 조정에서 곽묵을 징계할 힘이 없다고 판단해 오히려 곽묵을 강주자사(江州刺史)로 승진시켰다.
태위(太尉) 도간(陶侃)은 그 성품이 강직했으며 그 역시 천하를 호령하는 명장이었다. 곽묵의 일을 알게 된 그는 곽묵을 토벌할 것을 요구하는 상서를 올리는 한편 왕도에게 서신을 보내 과단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서신중에는 “곽묵이 주(州)의 관리를 죽였는데 조정에서 오히려 그 자를 주관(州官)으로 임명하였다. 그럼 그자가 재상을 죽이면 그자에게 재상을 맡긴단 말인가?”하는 말이 있다.
서신을 받아본 왕도는 크게 느끼는 바가 있어 도간에게 군사를 주어 곽묵을 토벌하게 했다. 도간의 용병술이 귀신같다는 것을 잘 아는 곽묵은 매우 초조해 하면서 군사를 이끌고 강주를 떠나 남하하려 했다. 그러나 그의 군사가 아직 성을 떠나기도 전에 도간이 이끄는 대군이 어느새 강주성을 물샐틈 없이 에워쌌다.
곽묵은 성을 지키려 했으나 도간의 적수가 되지 못하니 성이 함락된 후 목숨을 부지 못 할것이고 그렇다고 성문을 열고 항복을 하자니 조정에서 죄를 물어 죽일가봐 진퇴양난의 처지에 빠졌다. 그 수하의 반란군 장수가 대세가 기운 것을 보고는 곽묵을 잡은 후 성문을 열고 도간에게 항복했다. 결국 도간은 싸우지도 않고 승전했으며 이번 반란을 평정했다.
“병불혈인”이란 단어는 『순자•의병』에 최초로 등장한다. 후에 『진서•도간전』 중의 이 이야기는 그 뜻을 아주 생동하게 서술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