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05 11:04:22 출처:cri
편집:李仙玉

[한신 편-2] 國士無雙의 대장군으로 올라서다

(사진설명: 점장대의 일각)

제2회: 國士無雙의 대장군으로 올라서다

달빛은 몽롱하고 밤 바람은 쌀쌀했다. 소하(蕭何)는 반나절이나 말을 질풍 같이 달려 산 어귀에 이르러서야 끝내 한신을 따라잡았다.

소하가 가쁜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

“한 도위(都尉), 도대체 무슨 일인가? 무슨 억울한 일을 당했으면 나한테 말해야지 도망은 왜 치는가?”

한(漢) 왕의 상국(相國)이 몸소 자신을 쫓아 온 것을 본 한신은 다소 감동을 받았다.

“상국께서 저를 한 왕께 천거한 것은 알고 있습니다만 왕께서는 치속도위(治䅇都尉)라는 말단 관직을 주시니 제가 평생 배운 것이 쓸모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나하고 같이 돌아가세. 가서 장군 임명을 기다리게!”

“한 왕의 안목이 어떤지 보고 싶구나.”

이렇게 생각한 한신은 순순히 소하를 따라 한나라로 돌아갔다.

패공(沛公) 유방(劉邦)이 항우(項羽)로부터 한(漢) 왕으로 책봉 받고 부하들을 거느리고 남정(南鄭)에 이르렀는데 수십 명의 장교가 촉도(蜀道)의 험한 산길에 놀라서 도주했다. 누군가 상국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유방이 오른팔과 같은 소 상국을 잃은 것으로 가슴을 앓고 있는데 소하가 텐트로 들어오자 마자 입을 열었다.

“제가 쫓아가서 대장군 한 명을 모셔왔으니 빨리 배장대(拜將臺)를 축조하시지요. 안 그러면 또 도망가 버립니다.”

유방이 놀라서 물었다.

“누구신데 상국께서 어둠을 무릅쓰고 쫓아가 데려오셨소?”

그제서야 소하는 자리에 앉아서 숨을 몰아 쉬고 나서 대답했다.

“누구겠습니까? 제가 천거했던 한신입니다.”

“한신이 정말 장군감이오?”

“그는 이 나라에 둘도 없는 뛰어난 인재입니다(國士無雙). 대왕께서 천하를 다툴 생각이 있으시면 반드시 한신을 장군으로 임명하셔야 합니다.”

유방이 탄식했다.

“어찌 이 깊은 산중에서 생을 마감하겠소? 물론 고향으로 돌아가야지. 상국의 말을 따르겠소. 한신을 장군으로 임명합시다.”

“한신은 먼저 서초패왕 항우에게 갔었습니다. 항우는 그에게 경호를 맡겼는데 그는 항우에게 좋은 계책을 내놓았으나 모두 채납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왔습니다. 그러니 만약 장군으로만 등용하면 그는 또 도망갈 것입니다.”

“그럼 대장군으로 중용합시다. 그를 불러 오시오. 지금 공식적으로 임명할 터이니.”

유방의 말에 소하가 이렇게 제언했다.

“우리는 길일을 택해서 재계하고 단을 쌓은 다음 장수의 벼슬을 제수하는 배장(拜將)식을 가져야 합니다. 예의를 다 해야 한신의 마음을 잡을 수 있습니다.”

유방은 소하의 제언을 받아 들여 성대한 의식을 가지고 한신을 대장군으로 모셨다. 그 바람에 여러 장군들이 깜짝 놀랐다.

배장식을 마치자 유방은 한신을 상석에 모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유방이 물었다.

“소 상국께서 재삼 대장군을 천거하셨는데 아주 궁금하오. 도대체 상국께 뭐라고 말씀하셨소?”

“천하의 흐름을 말하고 어떻게 하면 천하를 얻을 수 있는지를 논의했습니다.”

“그럼 나에게도 말해 보시오.”

“대왕께서 천하를 얻으시는 것을 방해하는 적수가 항 왕이 맞습니까?”

“그렇소.”

“용맹함과 싸움을 잘 하는 것을 비교한다면 대왕께서 항 왕을 따를 수 있습니까?”

유방이 사색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내가 그보다 못하오.”

“저도 대왕께서 항 왕보다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항 왕의 신변에서 일한 적이 있으니 항 왕의 사람됨을 말씀 드리죠! 항 왕이 한 번 호통치면 부하들은 모두 바닥에서 벌벌 깁니다. 항 왕은 이렇게 위엄은 있지만 유능한 장군을 임용하지 못하고 현명한 사람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필부지용(匹夫之勇)이라 할 수 있죠. 항 왕은 공손하고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아픔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그 사람과 음식을 나누지만 공을 세운 부하들을 장려할 때는 벼슬을 주는 것을 아까워합니다. 이는 부인지인(婦人之仁)입니다. 항 왕은 천하를 호령하고 제후들을 거느리지만 관중(關中)에 머물지 않고 팽성(彭城)에 도읍을 두고 있습니다. 팽성에서는 근본적으로 천하를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의제(義帝)와의 약속을 배신하고 자신과 가까운 사람만 왕으로 봉해 제후들이 그에 불복하고 있습니다. 제후들은 항 왕이 의제(義帝)를 강남으로 이주시키는 것을 보고 그들도 자신의 상전을 내쫓고 왕으로 자처합니다. 항 왕은 이르는 곳마다 살육을 일삼고 무고한 사람을 마구 죽여 원성이 자자하고 민심을 얻지 못합니다. 대왕께서 항 왕과 반대로 천하의 용사를 등용하신다면 무슨 세력인들 소멸하지 못하겠습니까? 또 공신들에게 천하의 성읍(城邑)을 상으로 준다면 따르지 않을 부하가 있겠습니까? 동쪽에서 온 군사로 동쪽의 적군과 싸운다면 무슨 적인들 격파하지 못하겠습니까? 하물며 관중의 세 왕은 모두 진(秦)의 장수입니다. 항 왕은 이 세 명의 진나라 장수만 왕으로 봉하고 20만이 넘는 진나라의 병사를 생매장해 관중의 진나라 백성들은 항 왕을 뼈에 사무치도록 미워합니다. 대왕께서 관중에 입성하신 후 추호도 백성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가혹한 법을 폐지하며 진나라 백성들과 약법삼장(約法三章)하면 진나라 백성들은 대왕께서 관중의 왕이 되시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대왕께서 군사를 일으켜 동진(東進)하여 격문(檄文)을 발표하기만 하면 관중은 쉽게 취할 수 있습니다.”

한신의 연설에 유방은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해서 더 일찍이 만나지 못하고 이제야 만난 것을 한탄하며 이렇게 생각했다.

“한신은 높이 서서 멀리를 내다 보는 전략적 안목을 가지고 있구나. 과연 비범한 인재로다.”

한 왕 유방은 한신의 전략적 계획에 따라 천하를 취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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