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서창배 한국 국립부경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제1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의 주최로 11월28일 베이징 중국국제전람센터(순의관)에서 개막되어 12월2일까지 열렸습니다. 세계 연결, 미래 창조(鏈接世界,共創未來/Connecting The World For a Shared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세계 최초의 공급망을 주제로 한 국가급 전시회로서, 글로벌 산업망·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녹색·저탄소 발전,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추어 경제 글로벌화의 건전한 발전을 촉진하는데 취지를 두었습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500대 기업 53개사, 중국 500대 기업 57개사, 중국 500대 민영기업 25개사가 박람회에 참여했으며 해외 전시업체 참여율은 26%에 달했습니다.
오늘은 이번 박람회를 둘러싸고 중국전문학자 국립부경대학교 중국학과 서창배 교수(이하 '서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Q1. 제1회CISCE는 △스마트 자동차, △친환경 농업, △청정에너지, △디지털 기술, △웰빙 등 5가지 공급망 전시구역과 충전, 배터리 재활용 등 서비스 전시구역을 설치하고 현대 물류 등 공급망 서비스를 중점으로 상.중.하 산업 스트림 통합,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연계, 산학연 협력, 중국 및 외국 기업 간의 상호작용 등 4대 핵심을 특징으로 한 개방된 국제협력 플랫폼 구축입니다.
서교수님은 이번CISCE를 지켜보시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과 그리고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서교수 : 전 세계적으로 경제안보(Economic Security)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국가별로 안정적인 공급망(GSC: Global Supply Chain) 확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GSC) 환류는 개별 국가의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 및 무역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금번 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개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반영하듯, 이번 제1회 CISCE에 55개 국가 및 지역에서 515개 기업이 참여하였고, 그 중 테슬라, 애플, 구글, 퀄컴, 아마존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의 참여율이 전체 외국기업의 20%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큰 인상을 받았습니다. 더욱이 비록 화상 연설이었지만,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Ngozi Okonjo-Iweala) WTO 사무총장과 레베카 그린스펀(Rebeca Grynspan) UNCTAD 사무총장 등도 CISCE 개막식에 함께 했다는 점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제1회 CISCE를 시작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인 환류가 재개되길 기대합니다.
다만, 전체 참여기업 대비 외국기업의 참여율이 26% 정도였다는 점은 다소 아쉽게 생각합니다. 중국 내에서 개최된 공급망 관련 행사라고 하더라도 외국기업의 참여율이 50% 정도는 되어야 진정한 공급망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와 역할, 그리고 중국의 공급망 독과점이 아닌 세계와의 공유를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2. 한국 기업들도 이번 박람회에 많이 참여했는데요, 중국의 공급망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나아가 세계에 주는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서교수 : 제1회 CISCE에 한국 대기업의 참여는 거의 전무하였고, 50개 중∙소기업들만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다른 행사 때보다는 소극적인 참여였다고 생각합니다. CISCE 조직위원회의 적극적인 노력 외에 한∙중 관계에서 정치∙경제적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거나 분리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게 있어서 중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중국도 마찬가지이며, 그것이 한∙중 관계를 발전시켜온 핵심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중 경제관계의 원만한 발전은 비단 한국만의 이익이 아닌 한∙중 양국 모두의 글로벌 경제적 영향력 확대에도 큰 역할을 했다고 단언합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제1회 CISCE 개막연설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강조한 첫째,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둘째, 원활하고 효율적이고; 셋째,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넷째, 호혜적이고 상생하는 산업체인과 공급망의 공동 구축을 통한 국제협력의 심화 주장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제는 단순한 구호나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과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향후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경제권이 믿고 함께 동참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Q3. 디커플링(decoupling)이나 디리스킹(derisking)을 주장하는 일부 목소리가 있는데 이런 주장들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서교수 : 공급망 전환은 일반적으로 단기간 내에 이루어질 수 없고 최소 5년여의 장시간이 소요됩니다. 특히 이윤 추구가 최고 목표인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안정적인 공급망을 뒤로 하고 갑자기 공급망 전환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세계 2차대전과 미∙소 냉전시대 이후 지금까지 전세계는 안정적인 글로벌 밸류체인(GVC: Global Value Chain)을 바탕으로 대규모 국제적인 분쟁 없이 평화와 안정 그리고 번영을 추구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측면에서 글로벌 평화, 안정, 번영 등은 특정 국가에 대한 차별이나 봉쇄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일들이 또 다른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는 그것을 주창하는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그 원인이 쌍방 간에 제공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양측 모두 일종의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필요한 원인을 제공한 점은 없는지, 그리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특정 행위를 하지 않았는지 등을 양측 모두가 반성하고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올해는 중국이 개혁개방을 실시한지 45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그리고 그동안 이룩한 성과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이 직간접적으로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 나아가 세계에 미친 영향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서교수 :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한 중국경제의 안정과 성장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물론이고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의 경제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국은 1978년 제1차 개혁개방에 이어 2001년 WTO 가입을 통한 제2차 개혁개방까지 지난 45년 동안 끊임없는 개혁개방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해왔다고 평가합니다.
다만, 최근 들어 중국의 개혁개방이 한계에 직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많은 국가에서 제기하고 있음을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G2 국가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서비스산업과 시장에 대한 제3차 개혁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수의 국가들은 최근 중국경제를 보며 전혀 다른 평가들을 내놓으며 디리스킹(derisking)이 필요함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중국 내부에서도 냉철히 살펴보고 그 개선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그것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을 통한 서비스시장의 전면적인 개방과 조속한 타결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올해는 중∙한 수교 31주년이 되는 해 입니다. 중∙한 수교 이래 제반 분야에서 큰 발전을 이룩해 왔습니다. 지난달 28일 한∙중∙일 외무장관 회의가 한국에서 열리기도 했었는데요, 중∙한 양국관계 현황 및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서교수 : 1992년 수교 이래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온 한∙중 관계가 수교 25주년과 30주년을 매우 초라하게 보냈다는 평가가 대부분입니다. 2016년 사드(THAAD) 사태 이후 냉각된 한∙중 관계는 여전히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한∙중 간의 채널이 중앙정부로 단일화된 것이 문제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에, 한∙중 간의 무역과 투자를 비롯한 경제관계와 인적교류는 여전히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양국 관계를 유지해주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한∙중 양국관계는 보다 많은 채널을 구축하고 더욱 많은 교류와 협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한 밑거름은 양국 정부 모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즉, 한∙중 모두 도시외교를 비롯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중 양국은 지방정부 간 도시외교를 강화하고 경제, 문화, 인적인 측면에서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인 교류와 협력을 심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한 시작은 역시 한∙중 FTA 서비스∙투자 후속협정의 조기 체결 및 양측 모두 윈-윈(win-win)하는 결과 도출일 것입니다. 특히 관련 최종 협정 체결을 겸한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다면 양국 관계의 회복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입니다.
Q5. 서교수님은 중국 전문 학자로서 오랜 세월 중국 경제 및 중∙한 관계 등에 대하여 연구해 오셨고, 중국경제의 구조변화와 한국경제와의 관련성, 중국의 급성장과 중국경제와 중∙한 경제 협력 수립의 필요성 등 많은 연구 및 발표로 중∙한 교류협력의 발전을 위해 활약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양국이 향후 30년을 함께 내다보며 더 나은 발전을 이룩하자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서교수 : 앞서 밝힌 것처럼, 한∙중 양국은 새로운 30년을 향해 새로운 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시외교와 지방정부 간 교류협력을 비롯한 공공외교의 중요성이 매우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한∙중 자매도시 간의 ‘마스크와 의약품 외교’를 통해 충분히 증명되었습니다.
기존 중앙정부 차원의 한∙중 관계는 지나치게 무겁고 날카로운 정치안보적인 외교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반면에, 지방정부, 민간 단체, 인적 교류 등 공공외교가 증가한다면 한∙중 양국의 새로운 30년은 지금과는 다른 활발한 교류협력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양국 모두가 윈-윈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협력산업단지를 활용한 글로벌 공급망(GSC)과 역내 공급망(RVC)의 구축, 그리고 한∙미, 한∙EU, 한∙중 FTA를 활용한 중국기업들의 우회수출 기회 활용, 정기적인 무역투자교류회의 상호 추진, 지방대학간 상호 인재교류 활성화, 저비용항공(LCC)을 활용한 한∙중 항공자유화협정(Open Sky)의 확대 등을 집중적으로 육성 및 강화함으로써 한∙중 관계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Q6. 끝으로 한국 해양도시 부산에 위치한 국립부경대학교는 중국유학생 인재 배출이 높은 교육기관으로 알고 있는데요. 중국과 한국의 글로벌 미래 경제교류에는 양국 청년들의 교류 협력이 높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봅니다. 양국 청년들의 실천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 등 제안이 있으시다면요?
서교수 : 한∙중 관계의 미래는 대학생, 대학원생 등 지금의 청년 세대가 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많은 장벽, 즉 국경, 언어, 인종, 문화, 이념 등의 차이를 느끼기보다 서로를 존중하며 상생하는 길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양국 간 대학생과 대학원생 교류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한∙중 지방정부와 지방대학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틀에 박힌 형식적인 교류가 아닌 서로의 문화적 차이점을 이해하고 상호 존중의 길을 열도록 청년 세대 교류를 활성화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창배(徐畅培-SEO, CHANGBAE) 프로필
• 경제학 박사, 정치학 박사
• 한국 국립부경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 KCI 등재지인 중국지역연구(JCAS) 편집위원장
• 한∙중사회과학학회(KCSSS) 명예회장
• 부산광역시 시정연구위원회 통상교류분과위원
•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부산울산지회 전문위원
[주요경력]
•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베이징대표처 대표
• 한∙중사회과학학회(KCSSS)제10대 회장
• 대한민국 주중국대사관 경제전문가
• 신라대학교 중국학과 교수
[학력]
• 중국 인민대학(人民大学)대학원(중국투자론)경제학 박사
• 한국 한양대학교 대학원(중국통상론)정치학 박사
[주요연구]
• 중국경제∙통상
• 미∙중 전략경쟁
• 공급망∙소재부품산업 그리고 한∙중 경제 관계
[주요저서 및 논문]
• 중국경제론(2018,공저)
• 중국의 핵심광물자원 확보전략과 정치∙경제적 의미 분석(2023, 공저)
• 미∙중무역전쟁의 주요 변수와 한국의 선택(2018)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전쟁: 기술과 정책(2022, 공저)
• 환태평양지역 경제통합과 중국이 FTA정책(2019)외 다수
인터뷰/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