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6 11:39:24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육우 편: 제1회 어린 나이에 세상에 홀로 서다

(사진설명: 육우의 석상)

다업의 비조 육우

작디작은 찻잎이 육우(陸羽)로 인해 환골탈태하고 차는 중국인들 최고의 음료가 되었으며 그로부터 성행한 차 문화는 중국인들 정신세계의 축소판이 되었다.

육우 전에 중국에는 ‘차(茶)’라는 한자가 없었고 그 때는 차(茶)를 약초의 일종인 도(荼)라고 불렀다. 육우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한자 ‘도(荼)’의 한 획을 줄여 새로운 한자 ‘차(茶)’를 만들었다.

평생을 중국 차 문화의 전파에 바친 육우는 중국의 다학(茶學)과 다도를 창조했다. 그의 최대의 성과는 세계 최초의 <다경(茶經)>을 써서 중국의 차 문화에 심원한 영향을 주고 중국의 다도를 세계에 전파시킨 것이다.

다업(茶業)의 비조 육우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어린 나이에 세상에 홀로 서다

밤이 깊어 주변은 고즈넉하고 하늘에는 하얀 달이 떠 있었다. 보리수 그늘이 짙은 사원에서는 바람이 소나무 숲을 스쳐 지나가는 소리만 들려왔다.

부들 방석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두 손을 합장한 육우는 염불을 외우는 듯 했지만 사실 다른 생각에 빠져 있었다.

“나는 버려진데다 못생기고 말도 더듬는다. 부모도 없고 이름도 모르며 지적선사(智積禪師)께서 거두어 주셔서 염불하는 스님이 되었다. 스님이 되기는 했지만 너무 재미 없고 괴롭다. 언젠가는 사원을 떠날 텐데 나는 아직도 이름이 없구나. 마냥 꼬마 스님이라고 불려서야 안 되지. 맞다. 점을 쳐서 이름이나 지어볼까?”

조용히 몸을 일으켜 경실(經室)에 간 육우는 <역(易)>으로 점을 쳐서 ‘홍점어육(鴻漸於陸) 기우가용위의(其羽可用爲儀). 길(吉)’이라는 <점(漸)>괘를 얻었다. 기쁨에 넘친 육우가 생각했다.

“이 점괘에 기러기가 높은 하늘을 날아 곳곳에 탄탄대로가 펼쳐지고 두 날개를 힘있게 움직인다고 말했으니 내가 본받을 바이구나. 좋은 괘다. 길조야! 이 점괘는 내가 보기에는 범속하지만 사실은 하늘의 자랑이고 몸은 비록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하늘이 내린 자임을 말한다. 하물며 추운 겨울 내가 버려졌을 때 기러기 떼가 모여 날개로 나에게 온기를 주며 슬프게 우는 바람에 지나가던 선사께서 나를 발견하시고 길러주셨다. 나는 기러기와 끊을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어! 좋아. 성씨는 육(陸), 이름은 우(羽), 자는 홍점(鴻漸)이라고 하자!”

그로부터 중국의 문명사에서 눈부신 빛을 뿌릴 다업의 비조 육우가 세상에 우뚝 서게 되었으니 그 점괘는 과연 좋은 괘라 할 수 있었다!

아침염불을 마친 후 경릉(竟陵) 용개사(龍盖寺)의 주지스님 지적선사는 꼬마 스님이 스스로 육우라 이름을 지었다는 말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육우라는 속명(俗名)이 괜찮구나. 그럼 내가 법호(法號)를 하나 더 지어주마!”

육우가 급히 손사래를 쳤다.

“저는 법호를 받지 않겠습니다. 저는 환속(還俗)하겠습니다!”

선사가 화를 냈다.

“내가 너를 주어왔다는 것은 네가 부처와 인연이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환속할 생각을 하다니? 너는 어릴 때부터 용개사에서 자랐는데 가긴 어딜 간다는 말이냐?”

“세상이 저를 내렸으니 반드시 제가 갈 곳이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저는 스님이 되지 않겠습니다!”

“너는 어릴 때부터 불경을 통독하고 부처의 가르침을 배웠는데 어떻게 환속할 생각을 하느냐? 도대체 왜 그러느냐?”

“불자는 살아서 형제가 없고 죽어서 자손이 없습니다. 공자(孔子)는 ‘불효는 세 가지가 있는데(不孝有三) 후대가 없는 게 가장 크다(無後爲大)’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불자들은 어떻게 효도하고 효심을 지키겠습니까?”

육우의 말에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한 선사가 화를 냈다.

“염불하기 싫다면 속세의 일을 하거라! 낮에는 소 30마리를 치고 저녁에는 차 30가지를 끓이거라!”

그로부터 육우는 매일 소 30마리를 끌고 산에 올라 소가 산등성이에서 풀을 뜯는 사이 자신은 대나무 가지로 소 잔등에 글을 긁적거리며 공부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육우는 반고(班固)의 <양도부(兩都賦)>를 얻게 되었다. 육우는 책에 나오는 많은 글자를 알아보지 못했지만 여전히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다가 다른 소치기 애들이 오면 육우는 점잖게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책을 다 암송하는 듯 중얼거렸다. 그러다가 정말로 어느 한 문장이라도 읽지 못하면 육우는 늘 이렇게 탄식했다.

“또 하루를 허투루 보냈구나! 허송세월이다. 나는 왜 모르는 글자가 많지?”

그리고는 한바탕 통곡했다.

저녁이 되면 선사는 육우에게 다양한 물과 다양한 차를 감별하는 법을 가르쳤다. 이 일에 취미를 가진 육우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차의 맛을 음미할 줄 알게 되었다. 또 하루라도 차를 마시지 않으면 육우는 하품을 하고 침을 흘리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선사의 가르침으로 다도에 특별한 느낌을 가지게 된 육우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후에 다도의 대가가 되어야 하겠다!”

그리고 육우는 그로부터 다도에 관한 것이면 모두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다.

당시 육우는 필경 어렸고 그의 취미는 아주 다양했다. 책을 읽고 차를 마시는 것 외에도 육우는 또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춤을 추는 것을 즐겼다. 한 번은 한 극단이 사원에 머물렀는데 육우는 몰래 극단의 박스에 몸을 숨긴 채 극단을 따라 쥐도 새도 모르게 사원을 떠났다.

육우는 사원을 떠나기에 앞서 지적선사에게 서신을 남겼다. 그는 자신을 키워준 선사의 은혜에 감사를 표시하고 하지만 자신은 노래와 춤을 팔며 세상을 떠돌지언정 절대 스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은 모두 각자의 뜻을 가지고 있으니 강요할 수는 없다. 날아가게 내버려두자! 그렇다고 떠돌이 예인(藝人)이 되는 것은 아닌 데.”

지적선사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제 더는 총명하고 영리한 이 어린 아이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지적선사의 마음은 더 없이 슬펐다.

그 해 육우는 12살이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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