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6 11:58:52 출처:cri
편집:李仙玉

[장건 편-1] 10년 만에 다시 떠난 사절의 길

(사진설명: 그림으로 보는 장건)

실크로드의 개척자 장건

그는 중국 최초의 ‘나그네’이다. 하지만 그는 서역으로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 흉노에 함께 대항할 동맹을 찾으러 갔다. 두 번에 걸쳐 서역(西域)을 오간 그는 평생을 동서양의 교류와 탐험에 바쳤다.

그는 가장 먼저 중국과 서양을 하나로 연결한 사람이다. 그로부터 1100여년 후에야 이탈리아의 마르코 폴로(Marco Polo)는 그가 개척한 실크로드를 따라 중국에 왔다.

그가 바로 고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탐험가이자 외교가인 장건(張騫)이다. 온갖 고난을 다 이겨내고 세계에 중국을 알리고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를 열었으며 동서양의 문명교류를 시작한 장건, 그는 영원히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 있다.

실크로드의 개척자 장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10년 만에 다시 사절의 길을 떠나다 

하늘은 높고 초원은 망망했다. 장건은 양들이 마음껏 초원에서 풀을 뜯게 하고 자신은 시냇물 가의 숲 속에 누워 푸른 하늘을 떠다니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흉노에 억류된 지 벌써 10년째구나. 폐하께서는 내가 죽은 줄 아시겠지? 에이, 폐하께서 주신 사명을 다하지 못했는데 내가 어떻게 죽을 수 있다는 말인가?”

장건의 사색은 훨훨 날아 10년 전으로 돌아갔다…

폐하께서는 생포된 한 흉노병사로부터 흉노의 서쪽에 대월지(大月氏)국이 있는데 흉노에 패하고 선우(單于)가 대월지 국왕의 머리를 잘라 주기(酒器)로 사용하는 바람에 대월지국은 흉노와 철천지원수가 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들은 흉노를 피해 총령(蔥嶺)의 이리(伊犁) 하 강변으로 이주했지만 흉노에 대한 복수는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말에 폐하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대월지국과 동맹을 맺으면 동쪽과 서쪽에서 흉노를 공격해 흉노를 일거에 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셨다. 잘못하면 강토를 만 리나 넓힐 수도 있다고 말이다. 대월지국으로 갈 사절을 모집하는 폐하의 조서(詔書)를 본 나는 이렇게 생각했지.

나는 어려서부터 탐험을 좋아하고 나라를 위해 기여도 하고 싶어. 나이도 한창이라 지금이 바로 공을 세우고 뜻을 펼칠 때다. 서역으로 가는 사절, 내가 아니면 누가 가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폐하께 사절로 나서겠다고 간청했지. 폐하께서는 한 때 함께 책을 읽었던 나를 아주 잘 아셨기에 금방 윤허하시고 기마병 100명을 수행하게 하셨다. 또 한(漢)나라에 귀순한 당읍감부(堂邑甘父)인 한 흉노인이 통역과 안내자로 나서서 우리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금방 농서(西)의 임도(臨)를 출발했다.

하지만 하서주랑(河西走廊)을 벗어나자마자 우리는 흉노군사를 만났다. 내가 우리는 서역으로 가는 한나라의 사절들이라고 수차 설명했으나 무지막지한 흉노군사는 우리를 억류했다. 우현왕(右賢王)은 즉시 우리를 군신(軍臣)선우의 왕실로 이송했다. 군신 선우는 우리가 대월지국으로 간다는 말을 듣자 화를 냈다.

대월지는 우리 나라의 서북쪽에 있는데 한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그 곳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오? 내가 남월(南越)로 간다면 한나라가 그걸 허락하겠소?

그 말에 나도 할 말이 없었다. 선우는 내가 대답하지 않고 머리를 숙이자 부드러운 억양으로 말을 이었다.

대월지로 가지 마시오. 내가 어찌 한나라 천자의 심산을 모르겠소? 그대들이 우리 이 곳을 경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묘한 권모술수도 쓸모가 없을 것이오. 그러니 그만 항복하고 여기에 남으시오. 필이 장안(長安)에 살 때보다 더 잘 살게 해줄 것이니.

그리고 다짜고짜 한 흉노 여인을 불러 오더니 이렇게 말했다.

너는 오늘 저녁 이 장 대인을 모시거라. 내가 너를 이 장 대인에게 시집을 보낼 것이다!

나는 처음에는 그녀의 시중을 거절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어쩔 수 없이 그녀와 동거해서 아들도 하나 낳았다. 그럼에도 나는 이 곳에서 도주해서 폐하의 사명을 완수할 생각을 시종 버리지 않았다. 소와 양을 방목하든 물을 따라 다니며 살든 10년 동안 이 곳에서 살면서 나는 흉노어도 배우고 흉노의 생활방식도 익혔으며 흉노의 상황도 똑똑하게 알게 되었지. 그래서 서역으로 가려면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흉노인의 감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해 시종 이 곳을 떠날 기회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

지나간 일을 생각하니 장건은 마음이 괴로웠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장 대인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장건이 머리를 돌려 보니 당읍감부였다. 이 10년 동안 당읍감부는 시종 장건을 떠나지 않고 충성을 다했다. 장건과 다른 수행자들과의 연락도 모두 당읍감부가 맡았다.

장건은 눈앞으로 다가온 당읍감부의 얼굴에 미소가 어린 것을 보자 화를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나는 지금 속을 썩이고 있는데 그대는 무엇이 그렇게 기쁘오?”

감부가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

“기회가 왔습니다. 우리 오늘 저녁 이곳을 떠날 수 있습니다.”

장건도 목소리를 낮추었다.

“어떻게 된 일이오?”

“선우가 질환에 걸려 우리를 감시하던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니 어둠을 타서 말을 달리면 날이 밝을 때쯤 흉노를 벗어나 차사국(車師國)에 이를 수 있습니다.”

장건이 크게 기뻐하며 물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렸소?”

“근처의 사람들에게 모두 알렸습니다. 다만 대인님의 아내와 아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사실대로 말해야지. 이제 서역에서 돌아올 때 그들을 데리고 한나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이요.”

“좋습니다. 서역으로 가는 길은 아주 험난할 것이니 여인이나 어린이는 따라가기 힘들 것입니다.”

“알고 있소. 도주하는 신세니 먹거리도 많이 소지하지 못해 배를 곯기 십상일 것이오. 이 10년 동안 세상이 많이 변해서 우리는 기존의 원래 계획을 따를 수 없게 되었소. 차사국에 이른 다음 계획을 새로 짭시다.”

이 뜻밖의 기회로 인해 장건 일행은 총망히 흉노의 땅을 벗어나 한나라 황제가 10년 전에 내린 사명을 완수하러 계속 길을 떠났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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