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5 10:02:28 출처:cri
편집:李仙玉

[사마천 편-4] 사서 편찬을 위해 궁형을 받다

(사진설명: 사마천의 사당 일각)

제4회 사서 편찬을 위해 궁형을 받다

사마천은 혹리(酷吏) 두주(杜周)의 수중에 떨어져 이 세상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엄청나게 가혹한 형벌이란 형벌은 다 받았다. 죽는 것보다도 더 힘든, 죽고 싶도록 가혹한 형벌 앞에서도 나약한 몸뚱이 속에 강직한 기개와 정직한 영혼을 가진 사마천은 끝까지 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마천은 여전히 불경죄로 사형을 판결 받았다. 사형수 감방에서 사마천은 하늘을 우러러 외쳤다.

“하늘이여,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말입니까? 이게 어떻게 내 잘못입니까? 설마 신하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고 태사는 참말을 하면 안 된다는 말입니까?”

당시 사형을 면하려면 돈으로 생명을 바꾸거나 목숨을 살리는 대신 궁형(宮刑)을 받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도서를 관리하고 천문을 관찰하며 사료를 편찬하는 태사 사마천에게 생명을 살 수 있는 그런 거액의 돈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다고 도고한 선비를 보고 남자의 삶에서 최대의 치욕인 궁형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죽기보다 못한 짓이었다. 사마천은 감방에서 죽기를 맹세코 궁형을 거절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사람들 앞에서 목을 내밀고 참수형을 받는 것은 더욱 억울한 치욕이었다. 자신이 정말로 죄를 지은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사마천은 자살하기로 했다.

그날 저녁, 주변은 몽매한 세상과 죽음의 고향처럼 칠흑같이 어두워 저승을 방불케 했다. 사마천은 삼베로 줄을 꼬아 목을 매려고 작심했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부친이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는 듯 했다.

“사서를 다 썼느냐? 나에게 한 번 보여다오.”

그 바람에 화들짝 놀란 사마천은 갑자기 정신이 맑아졌다. 부친의 그림자가 사라지고 많은 생각이 사마천의 머리 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사람은 한 번 죽는다.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깃털보다 가볍다. 그것은 그 죽음의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억울하게 죽으면 구우일모(九牛一毛)와 다를 바가 무엇이겠는가? 또 밟혀서 죽은 개미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마천은 죽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돈이 없으니 목숨을 살리려면 궁형을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궁형을 생각하니 사마천의 머리 속에는 내시가 떠올랐다. 이 세상에서 궁형은 가장 치욕스러운 형벌이었다. 사람들은 궁형을 받은 사람하고는 말도 섞지 않았다. 사마천의 머리 속에는 이와 관련되는 많은 이야기들이 떠올랐다.

“애초에 위령공(衛靈公)이 공자(孔子)를 환관(宦官) 옹거(雍渠)와 한 차를 타게 한 것으로 공자는 치욕을 느껴 위나라를 떠나기로 결심했고, 상앙(商鞅)이 환관 경감(景監)을 통해 진효공(秦孝公)을 만난 것으로 인해 그의 절친인 조량(趙良)은 엄청 기막혀 했다. 또 환관 조담(趙談)이 한무제의 참승(參乘)이 된 것으로 인해 원앙(袁盎)은 화가 나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사마천은 등골이 서늘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

하지만 사마천은 생각을 바꾸었다.

“내 인생의 대업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 이번에 만약 이렇게 목이 잘린다면 나의 저서는 후세에 전해질 수 없다. 고대에는 부귀하면서 명성이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지만 탁월하고 뛰어난 인재만이 후세에 널리 이름을 날릴 수 있었다. 주문왕(周文王)은 감방에서 <주역(周易)>을 계산했고 공자(孔子)는 어려움 속에서 <춘추(春秋)>를 편찬했으며 굴원(屈原)은 축출되고 나서야 <이소(離騷)>를 썼다. 또 좌구명(左丘明)은 실명한 뒤에야 <국어(國語)>를 썼고 손빈(孫髌)는 빈형(髌刑)을 받고 나서야 <병법(兵法)>을 썼으며 여불위(呂不韋)는 촉(蜀)의 땅에 이주해서야 <여람(呂覽)>을 썼다. 그리고 한비자(韓非子)는 진(秦)에 억류된 후에야 <설난(說難)>과 <고분(孤憤)>, <시삼백(詩三百)>을 썼으니 다수는 현인들이 비분을 토로하며 쓴 것이다. 그런데 내가 무엇 때문에 선현들을 본보기로 삼아 큰 일을 위해 치욕을 참으며 궁형을 받고 생명을 남겨 사서를 완성하지 못하겠는가?”

중요한 결단을 내린 사마천은 지저분하고 습한 감방에서 편안하게 잠들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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