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9 09:35:23 출처:cri
편집:李仙玉

[소무 편-1] 뜻밖에 흉노에 발이 묶이다

(사진설명: 소무의 동상)

굳은 절개의 화신 소무

서한(西漢)의 명대신(名臣)인 소무(蘇武)는 흉노에 사신으로 갔다가 잡혀 복속을 강요당했으나 거절했으며 19년이나 유폐되었지만 끝까지 굴복하지 않았고 가족이 다 죽어도 그 절개를 굳히지 않은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강산이 두 번 변한 후에야 한나라로 돌아온 소무는 절개를 굳게 지킨 공로로 전속국(典屬國) 으로 임명되었다. 나라 사랑과 굳은 절개의 화신 소무는 그로 인해 사서에 이름을 남기며 후세 사람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고 있다.

굳은 절개의 화신 소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뜻밖의 사건으로 흉노에 발이 묶이다 

때는 황혼이었다. 저 멀리 하늘가에 검은 구름이 나타나더니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고 그와 동시에 구슬픈 노래와 같은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다. 아, 가까이 다가온 검은 구름은 수 천 수 만 마리에 달하는 기러기 떼였다.

이는 소무가 흉노에 사신으로 와서 망망한 사막에서 바라본 새외(塞外), 즉 만리장성 바깥쪽의 풍경이었다. 검은 구름과도 같은 기러기 떼가 북쪽의 하늘에서 날아와 남쪽의 하늘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북쪽 땅의 소슬한 가을 풍경 속에 있던 소무는 마음이 벅차올라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속관(屬官) 상혜(常惠)가 중랑장(中郞將) 소무에게 말했다.

“저 기러기들은 북해에서 날아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의 대한(大漢)이 있는 남쪽으로 날아갑니다.”

소무가 속관의 말을 받았다.

“이번에 우리가 흉노에 사신으로 와서 오만한 선우(單于)에게 실망하기는 했지만 사신으로서 우리의 사명은 그나마 순조롭게 이루었으니 폐하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소. 내일 우리도 저 기러기들처럼 우리의 대한으로 돌아 갑시다.”

하지만 일은 소무의 생각처럼 그렇게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그날 저녁, 오랫동안 비밀리에 모의해온 대 사건이 터졌다. 한나라에 항복했다가 다시 흉노로 돌아온 몇몇 소인배들이 선우의 왕비인 연지(閼氏)를 납치한 후 또다시 한나라에 귀순하려고 획책한 것이다. 혼야왕(渾邪王) 누이의 아들 구왕(缑王)과 장수(長水) 출신인 우상(虞常)이 이 역모를 주도했다. 우상은 한나라 부사절 장승(張勝)에게 몰래 이 계획을 말해 장승의 찬성과 지지를 받았으나 정사(正使)인 소무에게는 상황을 보고하지 않았다.

그날 선우가 사냥하러 나가자 구왕과 우상은 행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행동 참여자 중에 고발자가 있어서 모의 내용을 사전에 연지에게 알려주었다. 그 바람에 그들은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친 연지와 치열한 격전을 벌였고 결과 구왕은 목숨을 잃고 우상은 생포되었다. 선우는 위율(衛律)에게 사건 심리를 맡겼다.

행동이 실패한 소식을 들은 장승은 우상이 자신을 고발할까 두려워 소무에게 사건의 경유를 이야기했다. 그 말을 들은 소무가 화를 냈다.

“우리는 사신이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역모에 참여한다는 말이오? 지금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반드시 우리에게도 연루가 될 것이오. 모욕을 받다가 죽어 나라에 누가 될 것이라면 아예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 낳겠소.”

소무는 말을 마치자 검을 뽑았다. 장승과 상혜가 급히 달려 들어 소무의 검을 빼앗았다. 소무는 자살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자신의 부하를 잘 알지 못하고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자책에 빠졌다.

과연 우상은 장승을 고발했다. 화가 난 선우는 흉노의 귀족들을 모아 놓고 이 사건을 논의했다.

“한나라의 이 사절들은 모두 첩자들이요. 그들은 권모술수를 부려서 우리를 내부로부터 와해시키기 위해 여기에 왔소. 그들을 모두 죽여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오.”

이 때 한 흉노 왕이 나섰다.

“왕비 납치를 꾀했다고 해서 사형에 처한다면 선우 암살을 모의할 경우에는 어떤 더 큰 형벌을 써야 하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그들을 우리에게 항복하게 만들어 이로써 오만방자한 그 한나라 황제에게 모욕을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우는 그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위율을 시켜 소무를 부르게 했다. 자신이 직접 소무를 취조하겠다는 것이었다. 위율이 소무를 찾아와 선우의 명을 전하자 소무가 상혜에게 말했다.

“우리는 나라의 존엄을 대변하는 사신들이오. 취조를 받아 절개를 잃는다면 사명을 더럽히게 되니 후에 대한으로 돌아간다 한들 무슨 체면으로 폐하를 뵐 수 있겠소?”

말을 마치자 소무는 검으로 목을 그었다. 위율이 크게 놀라 급히 혼절한 소무를 품에 안고 의사를 찾아갔다.

의사는 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그 구덩이에 양의 똥으로 약하게 불을 지폈다. 그리고는 소무의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엎드리게 한 후 가볍게 그의 등을 두드려 기관지의 어혈이 흘러 나오게 했다. 한 동안 그렇게 하자 숨이 넘어 갔던 소무가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상혜는 눈물을 흘리며 소무를 차에 태워 장막으로 돌아갔다. 위율에게서 소무의 이야기를 들은 선우는 소무의 절개에 감탄하여 매일 아침 저녁으로 사람을 보내 위문했다. 그와 반면에 부사절 장승에게는 감금령을 내렸다.

위율도 원래는 한나라의 신하였으나 흉노에 사신으로 왔다가 흉노와 한나라 사이에 전쟁이 터지자 선우가 자신을 죽일까 봐 흉노에 항복했다. 그는 현재 흉노에서 그나마 잘 지내고 있었으며 선우의 중용을 받아 정령왕(丁零王)으로 책봉되기까지 했다. 이번에 소무가 죽을지언정 절개를 지키려 하는 것을 보고 그는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그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소무가 이토록 정의로우니 그의 앞에서 나는 인간도 아니구나. 안 돼. 반드시 방법을 대서 소무를 흉노에 항복하게 해야겠다. 소무가 항복해야 내가 그나마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황막한 곳에서 나에게 벗이 한 명 더 생기게 될 것이니 삶이 그렇게 적막하고 쓸쓸하지도 않을 것이다.”

온 밤을 이런 생각에 빠졌던 위율은 이튿날 날이 밝자 선우를 찾아갔다.

“소무를 항복시킬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저에게 이 일을 맡겨주십시오!”

선우는 위율이 경험에 비추어 소무에게 항복을 권하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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