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1 09:53:26 출처:cri
편집:李仙玉

[소무 편-4] 19년 만에 끝내 돌아오다

(사진설명: 소무의 무덤)

제4회 19년만에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다

소무가 고향을 떠난 지 벌써 19년이 지났다. 그 해 여름 소무는 물가에서 기러기 한 마리를 잡고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서 옷소매를 찢었다. 소무는 손가락을 깨물어 찢은 옷소매에 “만약 살아 있다면 반드시 당신 곁으로 돌아가고(生當復來歸) 죽어도 영원히 당신을 그릴 것이오(死當長相思)”라는 혈서를 썼다. 이는 소무가 19년 전 사신으로 흉노로 떠날 때 젊은 아내에게 써주었던 시의 마지막 두 구절이다. 소무는 시의 마지막에 ‘소무제어북해(蘇武題於北海)’라는 여섯 글자를 더 추가한 다음 천을 기러기 발목에 묶었다. 소무는 기러기의 날개를 만지며 아픈 가슴을 누르고 눈물을 머금고 혼잣말로 속삭였다.

“기러기야, 네가 정말 신령함이 있어 서신을 전할 수 있다면 이것을 대한의 폐하께 꼭 전해다오! 나는 정말로 고향이 그립고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구나!”

말을 마친 소무는 기러기를 높은 하늘로 날려 보냈다.

바로 그 해 가을, 한나라와 흉노가 화의를 맺었다. 한나라 대신이 흉노의 사신에게 말했다.

“19년 전 우리 한나라에서 귀국에 사신으로 파견한 소무 일행이 귀국에 유폐되었습니다. 그들을 돌려 보내기 바랍니다.”

흉노의 사신이 대꾸했다.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고 선 선우께서도 붕어하셨습니다. 어디 가서 그들을 찾는단 말입니까? 몇 년 전에 벌써 소무가 죽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 대장군 곽광(霍光)이 사람을 보내서 이런 소식을 전했다.

“폐하께서 상림원(上林苑)에서 사냥을 하시면서 기러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 기러기 다리에 소무가 북해에서 쓴 혈서가 묶여 있었습니다. 소무 일행을 반드시 돌려보내야 합니다.”

그 말에 흉노의 사신은 크게 놀라며 사과했다.

“소무는 확실히 북해에 있습니다만 오래 동안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돌아가면 반드시 선우께 아뢰어 그들을 찾겠습니다. 그리고 찾기만 하면 즉시 그들을 귀국으로 돌려 보내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깊고 이 세상에서 가장 맑은 북해의 물은 이 세상에서 절개가 가장 굳은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곳에서 양을 방목하며 보낸 19년의 세월을 증명한다. 그 충성과 절개의 주인공 소무가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소무와 함께 한나라로 돌아갈 사람은 상혜를 포함해 도합 9명이었다. 이릉은 특별히 소무를 위해 잔치를 베풀었다. 이릉이 술잔을 들었다.

“오늘 모든 영예를 안고 귀국하는 나의 친구, 자네를 축하하네. 자네는 흉노에서도 유명하고 한나라에서도 존귀하네. 고대의 선현(先賢)이나 그림 속의 명인도 자네와 비할 수 없을 것이네. 나 비록 무능하고 비겁하지만 조정이 나의 부득이함을 이해하고 나의 죄를 용서하여 나의 모친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조말(曺沫)이 제수(濟水)에서 수치를 씻고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운 것처럼 나도 큰 일을 위해 치욕을 참고 기회를 봐서 한나라를 위해 기여할 수도 있었을 것이네. 하지만 폐하께서 우리 가문을 멸하셨는데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는가? 더 할 말이 없네. 나는 이제 이국인이니 이로써 우리는 영별이로구만!”

말을 마친 이릉은 눈물을 흘리며 비장한 검무를 추었다.

“수많은 전쟁을 겪은 장군 흉노에 패하여 지위도 명예도 다 잃었네(將軍百戰身名裂)! 강가에서 소무를 배웅하는데(向河梁) 머리 돌려 바라보니(回頭萬里) 고국은 저 멀리 만 리밖에 있네(故人長絶).”

울부짖는 이릉을 바라보며 소무는 그를 위해 안타까워하고 그를 위해 슬퍼했다.

“소무가 돌아왔다! 정말 대단하다! 절개를 지키기 위해 그는 죽는 한이 있더라도 흉노에 항복하지 않았다. 그는 북해에 유폐되어 19년이나 양을 방목하면서도 절개를 굽히지 않았다.”

장안의 사람들은 서로 희소식을 전하며 굳은 절개의 이 민족의 영웅을 보기 위해 모두가 거리로 나왔다.

소무가 술이 다 떨어진 한절을 손에 잡고 마차에 앉아 성안으로 들어왔다. 흉노로 떠날 때 그 용맹스럽고 재기가 넘치던 젊은이가 백발의 노인이 되어 돌아왔다. 사람들은 소무의 하얀 머리칼과 노쇠한 얼굴을 보며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한나라로 돌아온 소무는 소수민족의 일을 담당하는 전속국(典屬國)의 직무를 담임했다. 그리고 그는 천수를 누리고 80여 세에 평안하게 세상을 떠났다. 한선제(漢宣帝)는 소무를 서한(西漢) 11명의 공신 중 한 명으로 기린각(麒麟閣)에 공양했다.

번역/편집: 이선옥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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