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6 09:34:01 출처:cri
편집:李仙玉

[반초 편-2] 두 번째 승전고를 올리다

제2회 두 번째 승전고를 올리다

반초는 또 다시 서역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두고가 말했다.

“서역의 상황이 복잡하니 이번에는 사람들을 좀 많이 데리고 가게.”

“이번에도 역시 원래 그 36명을 거느리고 가겠습니다. 일이 생기면 몇 백 명이 있어도 쓸모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작전에 짐이 될 것입니다.”

이번에 반초 일행은 먼저 우전국(于闐國)에 도착했다. 우전국은 좋은 옥이 나는 오늘날의 화전(和田)을 말한다. 당시 우전국 왕은 금방 사차국(莎車國)을 대파하고 실크로드의 남쪽 지역을 쥐락펴락하며 명성을 떨치고 있었고 흉노의 사신도 우전국에 머물며 우전국을 감독, 보호 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전국 왕은 아주 쌀쌀하게 한나라 사신을 대했다. 이 나라에서는 또 굿이 성행해 무당의 지위가 아주 높았으며 심지어 왕도 무당의 말을 따랐다. 우전국의 무당은 흉노와 결탁한지라 한나라 사신들이 우전국에 이르자 요언을 퍼뜨렸다.

“왜 한나라에 복속하냐고 천신이 노했다. 천신은 한나라 사신이 노란 털에 검은 주둥이를 가진 좋은 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다 안다. 당장 가서 그 말을 끌어오라. 그 말로 천신에 제사를 지내겠다. 이것은 천신의 뜻이다.”

우전국 왕이 그 말을 듣고 호위를 반초에게 보내 그 말을 내놓으라고 말했다. 반초는 천신의 이름을 빌어 먼저 말을 죽이고 이어 한나라 사절을 죽이려는 무당의 꿍꿍이를 알아차렸다. 반초는 아무런 내색도 내지 않고 대뜸 말을 내주겠다고 동의했다.

“무당이 달라고 하시는데 어떻게 안 주겠습니까? 단 무당께서 몸소 오셔서 말을 끌어 가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도 안심이 되지요. 안 그러면 말을 어디로 끌고 갈지 누가 알겠습니까?”

호위가 무당에게 반초의 뜻을 전하자 무당은 금방 팔자걸음으로 반초를 찾아왔다. 반초는 벌써부터 준비를 마쳤는지라 무당이 도착하자 두말 않고 그를 포박한 후 그의 머리를 잘랐다.

반초는 무당의 수급을 들로 우전국 왕을 찾아갔다.

“한 나라의 왕으로서 무엇 때문에 무당의 말을 따르십니까? 무당이 저의 머리를 베서 천신에 제사를 지낸다 해도 무당의 말을 들으실 겁니까? 그래서 제가 먼저 손을 써서 무당의 목을 벨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초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무당의 수급을 어전국 왕에게 내밀었다.

“왕께서 처분하시지요.”

어전국 왕은 반초가 선선국에서 흉노의 사신을 소멸한 일을 벌써부터 들었고 또 눈앞의 수급을 보자 두려움에 떨며 급히 말했다.

“사신의 말을 따르겠소. 우리 어전국은 한나라에 복속하겠소.”

그날 밤 어전국 왕은 흉노사신의 수급을 들고 반초를 찾아와 한나라에 항복할 것을 표시했다. 반초는 무당의 머리 하나로 어전국을 성공적으로 한나라에 복속시켰다.

우전국을 해결하니 실크로드의 남쪽 코스는 원활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크로드의 북쪽 코스가 문제였다. 흉노의 도움으로 이 지역을 차지한 구자국(龜玆國)이 이 지역에서 가장 사나운 도시국가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반초는 구자국이 흉노의 도움으로 소륵국(蔬勒國)을 격파하고 소륵 왕을 살해했으며 구자국 출신의 두제(兜題)를 소륵 왕으로 세웠다는 것을 알았다. 반초는 이렇게 생각했다.

“실크로드의 요충지에 위치한 소륵국은 나라는 작지만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나라이다. 소륵국 사람들은 소륵국 출신이 아닌 왕에게 충성하지 않을 것이다. 소륵국을 복속시키기는 쉬울 것이며 만약 소륵국을 한나라에 복속시키면 구자국의 세력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반초는 부하를 거느리고 은밀하게 오솔길로 소륵국으로 가서 소륵국 왕 두제가 주거하는 곳에서 90리(里, 1리=0.5km) 되는 곳에 장막을 치고 전려(田慮)를 파견해 항복을 권고했다. 전려가 떠나기에 앞서 반초가 지시했다.

“두제는 소륵인이 아니기 때문에 소륵국에서 근간이 없고 백성들의 지지도 받지 못할 것이오. 만약 그가 항복하지 않으면 그를 억류하시오.”

과연 반초의 짐작대로 두제는 전려가 적은 사람을 데리고 온 것을 보고 항복은 고사하고 높직이 앉아서 여유롭게 과일을 먹으며 말했다.

“당신들 한나라는 우리와 만 리나 떨어져 있는데 유사시에 한나라 군대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겠소? 그러니 어떻게 우리를 보호한다는 말이오? 하물며 당신들의 보호가 없이도 우리는 잘 살고 있소.”

전려는 두제가 무방비 상태로 입만 놀리는 것을 보고 번개같이 달려가 칼을 그의 목에 들이대고 그를 포박하라고 명령했다. 갑자기 터진 일이라 두제의 부하들은 모두 놀라서 각자 도주하고 저항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전려의 보고를 받은 반초는 소륵국의 대소 관원들을 모아 놓고 구자국 출신인 두제의 죄상을 열거하며 뭇 사람들의 의견을 물었다.

“소륵인이 소륵 왕이 되어야 합니다. 누가 소륵 왕이 되기에 가장 적합합니까?”

대소 관원들이 입을 모았다.

“충(忠), 충이 적합합니다!”

충은 구자국인들에게 살해당한 소륵 왕의 조카이며 유일하게 살아 남은 소륵국의 왕족이었다. 반초는 즉시 충을 소륵 왕으로 세웠다. 소륵국의 모든 사람들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자신의 새로운 삶을 축하하듯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 그들은 이제야 자신들이 더는 구자국의 노예가 아니라 소륵국의 주인이 되었다고 느낀 것이었다. 반초는 칼에 피 한 점 묻히지 않고 소륵국을 한나라에 복속시켰다.

두 번에 걸쳐 서역을 방문하면서 반초는 지혜와 용감성으로 단 36명의 힘으로 세 개의 도시 국가를 한나라에 복속시켰다. 이는 반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반초가 소륵인들의 힘을 빌어 구자국을 와해시키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한명제가 붕어했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국상(國喪)기간에는 전쟁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반초는 구자국을 복속시키려던 계획을 잠시 접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곧 폭풍이 몰아치고 어마어마한 위험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감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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