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정유신 교수
2024년도 어느새 2월 하순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늘은 2024년 올 한해 중∙한 관계와 양국 경제협력 발전에 대한 화제를 둘러싸고 중국경제통으로 알려진 경제학자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정유신 교수(이하 '정교수')를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1. 교수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방금 설 명절이 지났는데요, 우선 중∙한 양국 관계 발전에 관한 덕담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정교수 : 올해 갑진년(甲辰年)은 '청룡의 해'라고 합니다. 용은 예로부터 희망과 성취를 뜻하고, 특히 청룡은 용기와 도전의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한∙중 수교 32년이 되는 2024년을 맞아 한국이 중국과 다양한 경제∙산업 분야에서 협력하여, 모두 상생하는 성취를 달성하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저 개인적으로는 중국의 신산업 분야 예를 들면, 디지털 및 AI를 포함한 벤처산업에 대한 연구∙조사를 진척시키는 바람이 있습니다. 또한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 중국 학생들의 논문지도에 있어 한∙중 협력 분야 및 사례작성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Q2. 중국은 지난해 2023년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5.2% 성장해 세계 성장률 전망치 3%를 웃돌았고 세계경제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30%를 넘어 세계경제 성장의 최대 엔진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중국은 2023년 대외 투자 및 협력도 꾸준히 발전하여 2023년 산업 전체의 대외 직접 투자가 1조 418억 5천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으며 그 중 해외 비금융 직접 투자는 9169억 9천만 위안으로 16.7% 증가했습니다. 정교수님은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원장에 이어 동(同) 대학 경영전문대학원 글로벌경영과정 교수로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특히 금융분야 중국경제통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2023년 중국경제 성적표와 2024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교수 : 글로벌시장에서는 중국 경제에 대해 걱정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생각됩니다. 달리 보면 G2로 등극한 중국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져 세계 각국의 수출을 이전처럼 충분히 흡수할 수 없을 경우,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가 없기 때문에 오는 세계 경제 각국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추세적으로 보면 개혁개방 이후 40여 년간 초장기 고성장을 지속해왔기 때문에 이제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 내수시장 확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이는 모든 국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2023년 5.2%의 성장률은 OECD 선진국의 거의 2배, 신흥국 예컨대 세계에서 가장 고성장 지역이라는 아세안과도 어깨를 견줄 수 있는 높은 수준입니다. 4% 후반 내지 5% 수준이 예상되는 2024년 성장률 전망 또한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고성장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부동산업을 구조조정하여 경쟁력을 제고하고, 그동안 부동산업에 과도하게 투입되던 인적∙물적 자원을 보다 생산적인 제조 내지 신산업으로 돌릴 것임을 전제하면, 중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차산업, 태양광, 풍력 등 환경산업, AI 등의 육성과 경쟁력 제고로 연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Q3.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과학기술 혁신 분야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중국 지도부는 2024년 주요업무 1순위를 '과학기술 혁신을 통한 현대 산업 시스템 건설'로 발표를 했는데요. 정교수님은 일찍이 미래 중국 발전의 핵심 키워드로 디지털화를 꼽았다고 알고 있어요. 중국의 인공지능, 5G, 반도체, 바이오, 스마트영역 등 과학기술 분야 미래 발전과 글로벌 경제에 대한 기여는 어떻게 보십니까?
정교수 : 2018년에 ‘중국이 이긴다’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는 부제인 ‘디지털 G1을 향한 중국의 전략’이 말해주듯,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핵심 트렌드인 디지털화가 AI 등으로 인해 갈수록 가속화되면 디지털경제의 비중이 기존의 아날로그 경제 비중을 뛰어넘기 때문에 결국 디지털 G1국가가 세계의 넘버원 G1 국가가 된다는 뜻으로, 즉 중국이 디지털 G1을 선점하고 이를 계속 발전시키면, 결국 세계 G1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중국은 미래 핵심기술인 AI, 5G, 반도체, 스마트영역 등에서 미국과 기술패권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중 핵심인 AI기술은 현재 미국이 쳇GPT 등으로 중국을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잠재력에 대한 평가는 다르다는게 전문가들 의견으로 보입니다. 예컨대 글로벌 AI논문 분석플랫폼 '제타알파'에 따르면 2022년 인용횟수가 가장 많은 AI논문을 보면 미국이 68건으로 1위, 중국이 27건으로 2위였죠. 하지만 2021년과 비교하면 미국은 7건이 줄고 중국은 4건이 늘어나 격차가 줄었습니다. 중국 테크전문미디어 '36Kr'는 2012년~2022년 9월까지 AI논문 분석을 통해 고급 AI논문 수의 비율은 중국이 2012년 20.4%였으나 2021년엔 50.7%로 미국 대비 우위라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AI 관련 특허 수는 동기간에 25만건으로 세계 전체의 60%로 압도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AI의 경쟁력은 빅데이터의 양과 질에 달렸다'고 보기 때문에, 중국 14억~15억명의 인구가 미국의 5배에 육박하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AI의 미래 경쟁력은 갈수록 미국보다 유리할 거라는 게 전문가들 평가입니다. 5G에 있어서도 중국은 미국보다 발 빠른 인프라구축을 서두르고 있고, 미국 대비 현재 열위에 있는 반도체도 화웨이 등 민간과 정책당국의 내수확대 정책에 힘입어 빠른 국산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스마트영역은 인터넷 플러스 전략에서 시작된 기존산업의 디지털화로 미국 대비 훨씬 잠재력이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가 원장으로 있는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디지털∙ 모바일 플랫폼을 매개로 한 한∙중 서비스산업으로 예를 들면 금융, 교육, 의료헬스, 부동산, 문화예술 등의 토론, 웨비나, 기업모델 소개, 벤처투자 또는 시너지 창출을 위한 네트워크 형성 등을 도모하고 싶은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Q4.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자 중∙한 수교 3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양국 관계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정교수님은 한국인들에게 중국의 산업 전략과 4차 산업혁명 도전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내용으로 저서 발간과 강연을 해 나오셨다고 들었어요. 중∙한 양국 경제협력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정교수 : 한∙중 수교 32주년을 맞는 2024년은 기술혁신이 거의 모든 산업의 구조와 사업모델을 재정립하는 도상에 있고, 중국의 산업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한∙중 양국간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의 협력∙제휴를 적극 도출하고 양국 정부가 큰 틀에서 이를 지원함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중국의 디지털 G1과 AI 등 첨단기술육성 전략으로 신기술, 신산업의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동분야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갖고 있는 한국과의 협력, 제휴를 통해 양국의 상호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유망분야로는 AI, 인터넷, 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메디컬 등이며, 이에 대한 양국 정부의 공감과 상호협력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 중국 뿐 아니라 한국도 IT∙디지털에 강점을 갖고 있고 특히 3차 서비스산업의 빠른 디지털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3차 서비스산업에서의 가능한 분야부터, 예로써 의료헬스, 문화예술, 금융 등과 상호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AI가 발달할수록 인간의 새로운 부가가치창출은 3차 서비스산업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의 다양한 협력과 양국 기업간의 상생 사업모델을 촉진시키는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률 제고에도 상당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과 중국 양국의 큰 틀 정책으로는 글로벌 통상 질서 확립을 위한 노력, 지정학적 리스크 감소를 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내 협력 강화. 양자 및 역내 다자간 협상 적극 참여 등이 필요하며, 가능하면 양국 정책당국의 MOU 하에 기업간의 성공적 시범사업 추진을 통한 신뢰구축과 함께 지속적인 정책지원이 긴요하다는 생각입니다.
Q5. 정교수님은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 최고경영자과정과 중국 청화대학 최고경영자과정에 이어 인민대학 재정금융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까지 중국 유학 경험이 상당히 풍부하신데 그 때 당시 중국을 택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정교수 : 제가 중국의 3개 대학을 다닌 것은 2008년~2013년 기간으로 한국 스탠다드차터드은행(영국의 자다은행)부행장, 스탠다드차터드증권 대표이사와 한국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로 재임할 때 였습니다. 당시 회사에 근무를 하는 처지였기에 한국과 중국을 비행기로 왕복하며 수학(修學)을 했습니다.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보람이었으며 현장에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중국의 경제와 산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그리고 전문적으로 실무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던 점이 그 계기가 됐습니다. 또 그 당시 한국내 중국 최고 전문가들의 연구∙발표모임 단체인 한국 금융위원회 산하 사단법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에서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었다 보니 중국과 중국경제에 대한 관심과 정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컸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중국 유학에서 석사논문을 썼던 인민대학의 경우 ‘한∙중 벤처산업의 현황과 협력방안’이 주제였는데요. 중국이나 한국 모두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달려있고, 또 이들의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의한 사업모델과 신산업이 한∙중 양국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신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양국 벤처산업의 협력방안을 핵심 주제로 삼았습니다. 당시, 주제 발표에서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논문이었습니다.
Q6. 경제학자이면서 특히 금융경제 분야 중국전문가로 중국을 연구하고 중국과 교류협력을 해 오셨는데요. 그동안 이룩한 성과 그리고 특별히 인상적인 일들이 있다면요?
정교수 : 제가 2011~2014년까지 3년간 중소기업벤처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주)’의 대표이사로 재임시, 상하이에 한국 최초로 벤처 관련 공공기관인 한국벤처투자 중국지사를 설립했었습니다. 설립 이후 한∙중 공동 벤처펀드로 IT펀드와 바이오펀드를 각기 600~700억원 규모로 결성하고, 중국과 한국의 관련 벤처기업에 투자하면서 한∙중 기업간의 교류와 협력을 유도한 바 있습니다.
그 중 특히 바이오펀드는 성공하는 성과를 내고, 당시 대표펀드매니저가 성공보수를 통해 현재 SV라는 실력 있고 유명한 벤처캐피탈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으며 또한 대표이사 재임 중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한∙중벤처포럼을 3차례 개최도 했습니다.
또 다른 성과로는 2015년에서 2021년까지 ‘중국자본시장연구회’의 회장을 맡아 매년 서울과 베이징 그리고 상하이에서 한국과 중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중 포럼을 개최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2015년에서 2018년까지 중국전문 미디어의 ‘더벨’이라는 매체의 ‘더벨 차이나포럼’에서 주제발표 및 세션의 사회를 맡았고요. 2011년부터 현재까지는 한국의 ‘머니투데이’미디어에서 ‘정유신의 차이나스토리’라는 기명 칼럼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학술관련으로는 2018년에 중국 길림성 장춘의 길림대학에서 ‘한국의 핀테크 현황과 한∙중 협력 방안’에 대해 발표를 했고, 2019년에는 중국 광시성에서 ‘제 1회 세계 장수포럼 및 생명과학대회’에 원사자격의 한국 대표로 참석하여 발표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측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여러 인사들이 참석을 하는 행사였지요.
Q7.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은 글로벌 선도 인재 양성으로 특성화 융합화 국제화를 통한 글로벌 혁신 명문 교육기관인데요. 중국의 여러 대학원에서 유학한 이후 후학양성에 진력하시는 정교수님은 중∙한 양국 유학생들에게 어떤 기대가 있으신지요? 그리고 글로벌 미래 경제교류에는 양국 청년들의 교류 협력이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양국 청년들의 실천적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 등 제안이 있으시다면요?
정교수 : 교과과정 강의와 논문지도, 멘토링을 통해 중국 학생들과 한국 학생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높이고 또 현장실습, 동아리 활동, 산업현장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자 하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향후 미래 한∙중 청년들이 경제, 산업뿐 아니라 정치, 외교에서도 양국 협력과 교류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저는 특별히 한∙중 청년들의 실질적 경제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평소 계획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의 재임 경험을 살리고자 하는 ‘한∙중 대학생들의 창업 및 창업교육 동아리 조성’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산업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양국 대학생들의 교류와 협력 그리고 신산업에 대한 도전의욕 고취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아울러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재임 당시 추진한 인재육성 프로그램이었던 ‘KAVA : Korea Advanced Venture Academy'과정을 대학 프로그램에 맞게 재편성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입니다. 이는 한∙중 학생들에게 벤처신산업 개요와 투자자의 관점, 가치평가, 수익모델 수립과 시장확장을 위한 멘토링 등을 교육함으로써 신산업에 보다 현실적, 실천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인재들을 양성하는 자원이 될 것으로 여깁니다.
정유신(丁有信∙Jung, Yoo Shin)프로필
• 경제학 박사
• 한국 서강대학교 경영대학원(글로벌경영) 주임 교수
• 중소벤처기업부 모순조정위원회 위원
• Deep-Tech전략위원회 위원
•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위원회 평가심의위원
• 디지털경제금융연구원 초대 원장
[주요경력]
• 서강대학교 기술경영대학원 원장
• 중소기업부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대표이사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부행장
• 신한투자금융투자회사 부사장
• 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사장
• 금융위원회 규제혁신위원회 위원
•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위원
• 기획재정부 기금운용심의위원회 위원
• 중국자본시장연구회 회장
[학력]
• 중국 인민대학교 재정금융대학원 경영학 석사
• 중국 상하이 교통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 중국 칭화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 한국 경기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 한국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석사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경영학 석사
• 한국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 한국 서울대학교 경제학 학사
[주요저서]
• 애프터 코로나 투자의 미래: 팬데믹이 끝나면 최고의 투자 기회가 온다(공저,
한스미디어, 2020)
• 중국이 이긴다: 디지털 G1을 향한 중국의 전략(지식노마드, 2018)
• 핀테크, 기회를 잡아라: 돈의 흐름을 바꾸는 금융 대혁명(한국경제신문사, 2015)
인터뷰 취재/정리: 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