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26 08:50:01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소동파 편: 제1회 첫 번째로 경성을 떠나다

(사진섦명: 소동파의 화상)

대문호 소동파

벼슬을 하다가 좌천당하고 다시 복직하기를 몇 번이나 반복한 그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이다. 그는 또 백성의 질고를 시로 썼다는 이유로 하마터면 멸문지화를 당할 뻔한다.

험악한 정치와 어두운 사회를 살아온 그는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을 마주하고 꿈과도 같은 인생을 탄식하며 절세의 명작 <염노교·적벽회고(念奴嬌·赤壁懷古)>를 절창으로 남긴다.

오늘날도 내외에 이름이 자자한 명소 서호 기슭의 언제 소제(蘇堤), 푸른 버드나무 휘늘어지고 복사꽃 화사한 이 소제도 바로 그가 남긴 명작이다. 그가 바로 고대 중국의 유명한 문학가, 서예가, 화가인 소동파(蘇東坡)이다.

대문호 소동파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첫 번째로 경성을 떠나다

장강이 도도하게 동쪽으로 흐르듯, 삼협(三峽)의 배가 나는 듯 사천(四川)을 벗어나듯 촉(蜀)의 땅에서 당대에 견줄 바 없는 일대의 대문호(大文豪) 소동파가 걸어 나왔다. 그는 강물 위를 흐르는 배에서 시를 읊었다.

솔바람과 폭포의 맑은 소리 끊어진 뒤라(風松瀑布已淸絶)

달그랑거리는 옥패소리 더욱 듣기 좋네(更愛玉佩聲琅)

정나라와 위나라 노래가 아악을 어지럽혀(自從鄭衛亂雅樂)

사람들 옛날 악기 오래 전에 잊었네(古器殘缺世已忘)

뭇 악기들 다 없어지고 유독 거문고만 남아(千家寥落獨琴在)

늙은 신선 죽지 않고 흥망을 보는 듯 하네(有如老仙不死閱興亡)

달빛은 밝고 바람은 맑은데 일엽편주가 망망한 강물을 따라 서서히 흘렀다. 뱃머리에 서서 강물에 비친 달빛을 바라보며 자신의 시 <배 안에서 대인이 타는 거문고 소리를 듣다(舟中廳大人彈琴)>를 읊은 소동파는 부친을 따라 촉의 땅을 나와 남쪽으로 가던 어제를 떠올렸다.

가우(嘉佑) 원년(元年, 1056년) 20살 그 해 나는 동생 소철(蘇轍)과 함께 부친을 따라 고향을 떠나 과거시험을 보려고 경성으로 올라갔지. 그 때 상경하는 길에서 부친은 매일 밤 배에서 거문고를 타시어 나는 맑고 우아한 거문고 소리 속에서 상경했다.

벼슬길의 시작은 아주 순조로웠다! 나는 예부(禮部)의 시험에서 써낸 <형상충후지지론(刑賞忠厚之至論)>으로 시험관 구양수(歐陽脩)의 긍정을 받았다. 다른 시험관들도 내가 쓴 글을 읽고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이구동성으로 나를 장원(壯元)으로 급제시켰다. 하지만 구양수는 자신이 만족하는 문하생 증공(曾)만이 이토록 아무런 수식도 없이 자연스럽게 미묘한 문장을 쓸 수 있다고 고집하며 나를 방안(榜眼)으로 급제시켰다.

나보다 17살이 많은 증공은 그 해 질환에 걸려 시험도 보지 못했는데 나는 증공 때문에 1등을 잃었다. 17살난 소철은 더욱 천재여서 나와 같은 해에 본 과거시험에서 진사(進士)에 급제했다. 심지어 폐하께서도 소씨네 가문에 재자(才子) 형제가 나타났다는 것을 아시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경성에 도착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모친의 병사로 우리 부자 셋은 급히 고향으로 돌아갔다.

가우(嘉佑) 4년(1059년), 모친의 시묘를 마친 우리 세 사람은 또 다시 같은 배를 타고 상경해 나는 하남부(河南府) 복창현(福昌縣) 주부(主簿)를 맡았다. 그리고 <홍범론(洪範論)>과 <사론(史論)> 등 문장으로 경성을 뒤흔든 부친은 구양수의 천거로 비서성(秘書省) 교서랑(校書郞)이 되었다.

2년 후 나와 동생은 모두 현량방정능직언극간(賢良方正能直言極諫)시험에 장원으로 급제했다. 이번에 나는 1등이 되어 봉상부(鳳翔府) 첨판(簽判)이 되었으나 동생은 지판관(支判官) 왕안석(王安石)의 수하로 들어가게 되자 벼슬을 거절했다. 아아, 그 이유는 부친께서 왕안석을 싫어하신다는 것이었다. 왕안석에 대한 부친의 선입견은 엄청났다. 부친께서는 심지어 그의 모친이 세상을 떴는데도 조문을 가지 않으셨다. 부친께서는 지나치셨다.

참으로 길흉화복은 예측하기 어렵다. 치평(治平) 2년(1068년) 28살밖에 안 된 내 아내가 세상을 떴다. 내가 아내를 잃은 슬픔에서 헤어나오기도 전에 부친께서도 유명을 달리하셨다. 나와 동생은 부친의 영구를 모시고 고향에 돌아와 올해까지 상중에 있다가 이제 시효를 마치고 촉의 땅을 떠나는 중이다

하늘에 걸린 달을 바라보며 소동파는 3년 전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이번에 상경해서는 동생과 자신만 서로 의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자 너무 슬펐다. 그런데 갑자기 은은한 거문고 소리가 출렁이는 수면을 따라 가늘게 들려와 깜짝 놀랐다.

“설마 부친의 혼백이 우리를 따라 온 것인가?”

소동파가 뱃머리에서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변을 살피는데 동생 소철이 선실에서 나와 말했다.

“형님은 바람도 찬 이 야밤에 무슨 달구경이에요?”

“부친의 거문고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그런다.”

“이 며칠 형님의 정신상태가 안 좋아서 환청이 나타난 거에요.”

소철의 말에 소식이 대꾸했다.

“왕안석이 수상(首相)이 되어 변법을 시행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부친께서 돌아가시어 이제 우리 사이에 쌓인 원한이 없는데 무슨 걱정이에요?”

“오면서 보지 않았으냐? 그의 신법은 근본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관리들이 빛을 갚으라고 백성을 강요하고 농민들은 굶주림에 지쳐 유랑을 떠나는데 어찌 왕안석의 변법을 보고만 있겠느냐?”

“그는 유명한 고집쟁이인데 형님이 그를 설득시킬 수 있겠어요? 변법의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에요.”

“나는 어려서부터 모친께 후한(後漢)의 범방(范滂)과 같은 충신이 되겠다고 약속했는데 어찌 조정의 일을 관여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소씨네 두 형제가 경성에 돌아온 후 소동파는 판관고원(判官告院)으로 임명되고 소철은 조례사(條例司) 검상문자(檢詳文字)가 되었다. 조정이 공거법(貢擧法)을 개혁하려 하자 소동파는 <의학교공거상(議學校貢擧狀)>을 올렸다. 송신종(宋神宗)이 그를 불러 물었다.

“교육 개혁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이익추구에만 집중한 신법은 쓸모 있는 거는 남겨두고 쓸모 없는 것은 무조건 폐지합니다. 이 세상에 보기에는 쓸모 없는 듯 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시부(詩賦) 시험을 취소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요? 한 나라에 시와 부가 없다면 인간이 짐승과 무슨 구별이 있겠습니까?”

소동파의 말에 황제는 이렇게 생각했다.

“참으로 한 사람의 글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구나. 이 사람은 거리낌이 없고 멋지구나. 그러니 밥맛이 없을 때 이 사람의 시를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입맛도 돌아오는구나. 이 사람의 말에 일리가 있다. 국자감(國子監) 시험관으로 임명해야겠다.”

소동파는 시험관이 되자 이렇게 출제했다.

“진무제(晉武帝)는 독단으로 인해 동오(東吳)를 평정하고, 부견(苻見)은 독단 때문에 진(晉)나라를 토벌하다 멸망하고, 제환공(齊桓公)은 관중(管仲)만 등용한 것으로 인해 패주가 되고, 연왕(燕王)은 자지(子之)만 등용하다 나라를 잃었다. 모두 독단적인데 무엇 때문에 그 결과는 다른가?”

이 출제는 누가 봐도 왕안석(王安石)만 중용하는 조정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송신종을 비웃는 것이었다.

이 일을 알게 된 송신종이 탄식했다.

“과거 조부(祖父)께서 소(蘇)씨네 두 형제를 발견하시고 아주 기뻐하셨다고 황조모(皇祖母)께서 말씀하셨다. 후손을 위해 재능이 넘쳐나는 두 재상을 발견했다고 말이다. 조부께서 제대로는 보셨지만 아쉽게도 소씨에 형제는 모두 변법을 반대하는구나. 변법을 위해 아쉽지만 소동파를 개봉부(開封府) 판관(判官)으로 보내야겠다!”

개봉부에서 신법(新法)이 관리들이 사리사욕을 채우는 도구로 전락된 것을 본 소동파는 또 <상황제서(上皇帝書)>를 써서 신법을 비난했으며 왕안석의 변법을 조롱하는 시도 지었다.

안석이 가짜 산을 만들었는데(安石作假山)

그 중에는 수상쩍은 것도 많네(其中多詭怪)

비록 가짜인 건 다 아는데(雖然知是假)

주인이 좋아하니 어찌하랴(奈主人愛)

황제와 왕안석이 한 배를 탔다고 여긴 소동파는 자신이 경성에 있어 보았자 재미가 없다고 생각해 항주(杭州) 통판(通判)으로 가겠다고 자처했다. 만약 이 시를 다른 사람이 썼다면 변법에 모든 것을 건 송신종이 가만 둘 리 없었다. 하지만 송신종은 소동파의 글을 좋아하고 그를 아끼는 황제였다. 그리하여 황제는 소동파에게 다른 벌은 내리지 않고 항주통판으로 가겠다는 그의 뜻을 이루어주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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