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7 16:15:30 출처:cri
편집:林凤海

한국 세종대학교 최필수 교수,'중국의 경제성장은 세계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모멘텀'

한국 세종대학교 국제학부 중국통상학과 최필수 교수

중국의 2024년 양회(两会∙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양회는 중국의 정책방향과 목표과업 등을 엿볼 수 있는 창구이자 올해는 또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 되는 해라서 특히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중국경제전문가이신 한국 세종대학교 국제학부 중국통상학과 최필수 교수(이하 ‘최교수’)을 모시고 올해 양회의 관심 포인트 그리고 중∙한 수교 32주년의 해에 양국 경제 관계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1. 중국의 3월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 양회 시즌이라 먼저 이 화두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최교수님은 대학에서 중국통상학과 교수로서 양회를 비롯한 중국 관련 이수에 더욱 민감하실 것 같은데요, 2024년 중국 양회, 특히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보시고 난 소감이 궁금합니다.

최교수: 중국은 경기부양 자체에 나서기 보다는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质生产力)” 육성에 중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정부업무보고에서 제시된 재정정책과 화폐정책은 모두 예년 수준이었습니다. 외부에서는 중국의 경기침체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덜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작년 성장률이 5.2%로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고, 디플레이션 우려가 있고 실제로 가격이 떨어진 품목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물가가 올랐습니다. 일부 지방정부가 채무위기에 빠지고 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파산에 처하겠지만 거대한 중국 경제 전체로 볼 때는 대체로 감당이 가능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정작 중국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质生产力)”입니다. 이 표현이 정부업무보고 올해 계획의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언론에서도 집중적으로 이 말을 키워드로 부각시키고 있는데요.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23년 9월이었습니다. 당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헤이룽장(黑龍江)을 방문하여 “과학기술 혁신의 새로운 자원을 결합하고 전략적 신흥산업과 미래산업을 선도하여 새로운 질적 생산력을 형성하자”고 말했습니다. 그 후 ‘새로운 질적 생산력’은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리키는 대표적인 어휘로 자리잡았다고 봅니다.

중국은 지난2021년 창당 100주년과 2022년 20차 당대회를 통해 절대빈곤을 극복한 소강사회(小康社會)의 완성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기초를 닦고,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선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수많은 과제들을 열거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 와야 하고 군사적으로 강해야 합니다. 더구나 미국의 견제 속에서 이를 달성해야 합니다. 선진국의 기술을 가져다 사용하는 식의 발전은 더 이상 기약할 수 없습니다. 또한 자체적인 과학기술 강국이 되어 스스로 첨단기술을 생산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 능력은 과거와 같이 노동과 자본을 양적(量的)으로 동원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라고 부르는 것이라 보여집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2006년의 자주창신(自主創新)이나 최근의 고품질발전(高質量發展) 및 쌍순환(雙循環)전략과 일맥상통하는 개념이죠.

Q2. 정부업무보고 외에 가장 관심 깊게 주목하시고 있는 대목을 꼽아 주신다면요?

최교수: 이번 정부업무보고에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저는 중국의 부동산세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보유세가 존재하지 않는 특이한 나라인데 그 때문에 지방정부가 일시적인 토지판매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에 투기수요가 많습니다.

부동산세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개혁인데 그 충격으로 부동산 시장이 경직되자 중국 정부는 도입을 미루고 있고요. 장기적으로 필요한 개혁이 단기적인 장애물에 막혀 있는 상태인 것 같고, 아마도 경기가 살아날 때까지 부동산세를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Q3. 정부업무보고에서 중국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5%안팎으로 제시했는데요, 최교수님은2024년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그리고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나아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최교수: 이번에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5%안팎으로 설정했는데요. 반면 외국의 투자은행과 연구기관들은 4% 남짓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2023년에 외부의 비관적인 전망을 뚫고 5.2%의 성장률을 달성한 것은 2022년의 성장률이 3%로 이례적으로 낮았던 탓이 큽니다. 소위 기저효과 때문이죠. 그러므로 2024년에 2023년 대비 5%의 성장을 하자면 2023년보다 훨씬 힘들 겁니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세계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모멘텀입니다. 특히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에게 큰 영향을 줍니다. 중국의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면 자연스레 중국의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중국의 시장과 공급망에 다른 나라들이 참여하도록 적극적인 개방정책이 병행돼야 합니다.

Q4. 최교수님은 중국경제전문가, 중국 산업정책과 과학기술정책 분야의 전문가로인정 받으시고, 중∙한 경제 교류협력 발전을 위한 연구 및 발표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최근에는 중국 반도체 정책의 장점과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과 발전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그리고 한국을 포함 글로벌 시장과 어떤 연관성을 가질까요?

최교수: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은 이른바 좁은 범위의 높은 장벽(small yard high fence) 정책으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합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데 애를 먹고 있습니다. 작년에 화웨이가 7nm 칩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는데 아직까지는 수율이 낮고 원가가 높으며 출하량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학습곡선(learning curve)이론, 즉 투입량이 늘어나면 원가가 떨어지는 원리가 작동을 한다면 중국에서 결국은 쓰임새 있는 반도체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미국의 상황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기업에게 미국에 와서 공장을 짓고 생산을 하라고 요구하여 그렇게 진행되고 있습니다만 미국의 투자와 생산의 효율이 동아시아보다 낮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도 각종 정부 보조금으로 높은 원가를 상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학습곡선은 중국에서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작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의 정권이 바뀌면 현재의 산업정책 보조금 기조가 어떻게 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어느 한 곳에 명운을 걸지 않고 한국 본사의 경쟁력을 최우선시 하면서 두 지역을 잘 관리하고자 합니다.

Q5.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자 중∙한 수교 3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최교수님은 한국의 여러 장소에서 중국 경제의 변화 및 중∙한 경제관계에 대한 방안 모색 등에 대해서 알려 오신 것으로 알고 있어요. 교수님은 중∙한 관계를 한마디로 정의 한다면요?

최교수: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공급망이자, 시장이자, 공장입니다. 수교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이 서로 분명한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기술, 중국이 노동’이런 식으로요. 그러나 현재는 중국의 소득이 높아지고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과거와 같이 명시적인 비교우위는 많이 사라졌습니다. 앞으로는 두 나라의 기업 사이에 역동적인 비교우위가 발휘될 것입니다. 서로 무엇에 특화하여 협력하면 좋을지 자세히 찾아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Q6. 일련으로 중∙한 양국이 그동안의 교류와 협력을 바탕으로 더 질적으로 더 향상된 발전을 실현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향후 중∙한 양국간에 놓인 도전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또 더 나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서 각자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최교수: 우리나라 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중국에서 철수도 많이 하고 있지만 동시에 투자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투자금액이 회수금액보다 큽니다. 한마디로 한국의 중국 비즈니스는 구조조정 중입니다. 한편 중국의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한국의 생산 인프라와 국제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런 새로운 협력 사례가 점점 많아 지리라 생각합니다.

최필수(崔弼洙•CHOI PilSoo)프로필

• 경영학 박사

• 한국 세종대학교 국제학부 중국통상학과 교수

[주요경력]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팀장

• 전국경제인연합회 연구원

[학력]

한국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학사

한국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일본 히토츠바시ICS 경영학 석사

중국 칭화대학 경제관리학원(대학원) 경영학 박사

[주요저서]

• 중국산업, 얼마나 강한가?: 중국 산업경쟁력의 미시적 토대 분석(공저∙대외정책경제연구원, 2020)

• 미중 전략경쟁시대 한국의 대외전략 51문답(공저∙차이나하우스, 2022)

• 궐위의 시대: 미국과 중국이 사는 법(공저∙성균중국총서37, 2021)

인터뷰/정리: 한국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공유하기:
뉴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