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09:03:14 출처:cri
편집:李仙玉

[화타 편-1] 수술 그리고 마비산

(사진설명: 화타의 동상)

외과학의 비조 화타

그의 마비산(麻沸散)은 세계 최초로 외과수술에 사용한 마취제이며 그의 오금희(五禽戱)는 중국 최초의 건강체조이다. 그가 관우(關羽)의 뼈를 깎아 독을 제거하고 조조(曹操)의 두통을 치료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널리 알려진다.

그가 바로 고대 중국의 유명한 의학자이자 신의(神醫)라 불린 외과학의 비조 화타(華陀)이다. 내과와 부인과, 소아과를 정통한 화타가 그 중에서도 가장 잘 하는 것이 외과수술이다. 그는 전신 마취제를 사용해 개복수술을 한 최초의 중국 의사이자 중국 최초의 외과의사이기도 하다.

그는 또 운동을 통한 양생(養生)술을 주장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호랑이와 사슴, 곰, 원숭이, 새의 동작을 본떠서 발명한 오금희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배우는 건강체조이다.

외과학의 비조 화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수술 그리고 마비산

이(李) 장군의 부인이 등의 아픔이 멎지 않아 여러 명의 의사를 보였으나 통증은 여전히 차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로 인해 이 장군이 머리를 앓고 있는데 광릉(廣陵)의 한 막료(幕僚)가 말했다.

“광릉의 태수(太守) 진등(陳登)이 한 때 질환에 걸려 복통과 등에 통증을 느꼈으며 가슴이 답답하고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후에 화타를 모셔왔는데 화타가 ‘나리께서는 기필코 생선회를 즐기시지요? 이 병은 생선회를 먹어서 생긴 병입니다’라고 말해서 진 태수가 엄청 놀랐습니다. 원래 진 태수가 평생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생선회였으니 말입니다. 화타는 또 ‘나리의 위 속에 벌레가 몇 되 모여 옹저가 될 정도입니다’라고 말하면서 탕약을 2되 조제해서 먼저 1되를 마시게 하고 좀 있다 나머지 1되를 마시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끼 식사를 마칠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태수는 3되에 가까운 벌레를 토해냈습니다. 생선회처럼 머리 부분이 빨간 벌레는 그 때까지도 꿈틀거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태수의 질환은 완쾌되었습니다. 화타는 참으로 신의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장군이 급히 말했다.

“그럼 집사를 데리고 가서 화타 의사를 모셔오시게.”

백 리(里, 1리=0.5km) 밖에서 온 화타는 이 장군의 부인을 진맥하고 나서 말했다.

“죽은 태아가 뱃속에 있습니다.”

이 장군이 대답했다.

“확실이 태아가 있었지만 벌써 낙태되었습니다.”

“맥의 상태를 보면 복중에 아직도 죽은 태아가 있습니다. 아마도 쌍둥이였는데 하나만 낙태되고 하나는 미처 나오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임신부는 죽은 태아가 계속 뱃속에 남아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산파도 몰랐을 것입니다.”

이 장군이 물었다.

“그럼 부인은 복통이 있어야 정상이 아닙니까? 근데 왜 복통이 아니라 등에 통증을 느낀 것이죠?”

“복중에 남은 죽은 태아가 자체의 무게로 등골뼈를 압박해서 등에 통증을 느끼는 것입니다.”

화타의 말에 부인이 말했다.

“맞네요. 등뒤의 뼈에서 통증이 느껴집니다.”

화타는 탕약을 조제해서 부인에게 마시게 하고 말했다.

“탕약을 마신 후 침구 치료를 곁들이면 죽은 태아가 체내에서 나올 수 있습니다.”

과연 약과 침구치료를 동반하자 부인은 복통을 느끼더니 곧 죽은 태아를 낳았다. 벌써 사지가 다 형성된 남자 태아는 색깔이 검게 변했고 신장은 1자가 넘었다.

“화타님은 참으로 신의이십니다!”

이 장군이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무언가 생각하던 이 장군이 말을 이었다.

“저에게 벗이 한 명 있는데 줄곧 복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십여일 간 아프더니 눈썹과 수염이 모두 빠져버렸다는 것입니다. 이건 무슨 병일 까요?”

화타가 대답했다.

“진맥하고 검사해봐야 진단이 가능합니다.”

이 장군은 당장 화타를 데리고 벗의 집으로 갔다. 문(文)씨라 불리는 이 장군의 그 벗은 이 장군에게 계략을 대주는 문인이었다. 하지만 화타는 진료에서 환자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여건은 전혀 보지 않았다. 화타가 보기에 환자는 환자일 뿐이었고 화타는 자신의 의술로 그 환자를 살릴 수 있는지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이 장군의 벗을 진맥하고 복부를 검사한 후 통증부위를 물어본 화타가 말했다.

“문 선생께서는 비장이 망가지셨습니다. 제가 수술을 해서 비장의 괴사 부분을 잘라내면 통증이 가셔질 것입니다.”

이 장군이 놀라서 외쳤다.

“네, 배를 가르신다구요? 그럼 배를 가르는 아픔으로 먼저 죽을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이 장군의 말에 문 선생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몸을 떨며 말했다.

“아픈 게 너무 싫습니다. 수술 하지 않겠습니다!”

화타가 위로했다.

“저에게 마비산(麻沸散)이 있는데 그 것을 먹으면 잠시 정신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수술하면 하나도 아프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장군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지 않습니다. 배를 가르다니요? 전혀 아닙니다. 복부에 손바닥 크기의 구멍을 내고 괴사한 비장을 잘라낸 다음 상처를 봉합하고 약을 바르면 금방 좋아질 것입니다.”

문 선생은 그래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정말로 안 아픈가요?”

화타가 대답했다.

“정말로 아프지 않습니다. 제가 담보하겠습니다. 관우(關羽)가 뼈를 깎아 독을 치료한 이야기를 들어보셨지요? 사람들은 관우가 아픔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장부라 뼈를 깎는 소리가 났지만 웃으면서 다른 사람과 장기를 두었다고 알지만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그의 상처에 마비산을 뿌려서 뼈를 깎을 때 관우는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군이 물었다.

“마비산을 먹으면 잠시 정신을 잃는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관우는 왜 정신을 잃지 않고 다른 사람과 바둑을 둘 수 있었습니까?”

화타가 대답했다.

“큰 수술이면 반드시 마비산을 복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환자는 정신을 잃게 됩니다. 하지만 뼈를 깎아서 독을 제거하는 작은 수술은 마비산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처부위에 바릅니다. 그렇게 되면 환자는 정신은 잃지 않지만 아픔은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문 선생께서는 비장의 반을 잘라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마비산을 복용하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이 장군의 말씀처럼 아파서 정신을 잃으실 것입니다.”

이 장군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문 선생, 살고 싶으시면 화타 신의께 맡겨보시게.”

화타가 이 장군의 말을 받았다.

“그렇습니다. 괴사한 비장을 잘라내지 않으면 곧 비장 전체가 망가지고 그렇게 되면 목숨이 위태롭습니다.”

문 선생이 쓴 웃음을 지었다.

“목숨을 살려야지요. 그럼 수술을 받아 봅시다! 정말로 안 아픈거지요?”

화타가 마비산을 꺼내며 말했다.

“네. 정말로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화타는 문 선생에게 마비산을 복용하게 한 후 작은 칼과 뼈로 만든 바늘, 그리고 삼으로 꼰 가는 실을 끓는 물에 끓였다. 문 선생이 정신을 잃은 후 화타는 작은 칼로 배를 갈랐다. 과연 비장의 반이 검게 죽어 있었다. 화타는 괴사한 비장을 잘라내고 바늘로 상처를 꼼꼼히 꿰맨 다음 자체로 제작한 고약을 상처부위에 발랐다. 과연 며칠이 지나 수술부위가 아물었다. 당시 나이 60세를 바라보았으나 화타는 여전히 건강했고 솜씨도 좋아 비장 제거 수술을 2시간만에 거뜬하게 마쳤다.

화타는 수술로 문 선생을 살렸다. 당시 화타가 마비산을 이용해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외과수술을 한 것은 중국의 최초였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이었다. 문자기록에 의하면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서구의 외과수술에서 마취제를 사용했다. 그러니 화타의 마취제는 서구에 비해서 1600여 년이나 앞선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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