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3 09:59:01 출처:cri
편집:韩昌松

중국경영연구원 임허규 부원장,"보아오포럼,확고한 협력 의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중국경영연구원 임허규 부원장

매년 중국 하이난성(海南省) 보아오(博鳌)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 2024년 연차총회가 3월29일 폐막했습니다. “아시아와 세계: 공동의 도전, 공동의 책임”을 주제로 전세계 60여 개국에서  정재계∙싱크 탱크 학자 대표 2000명이 참석하여 세계 경제, 과학기술혁신, 사회발전, 국제협력 등의 세션으로 현재 아시아와 세계의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번 연차총회에서 중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세계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서 버팀목이 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평가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의 중국경영연구원 임허규 부원장(이하 ‘임 부원장’)을 만나 보아오 포럼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1. 임부원장님은 한국 대기업의 중국 주재원으로도 지내셨고 또 중국 경제 전문가들로 모인 중국경연구원에서는 중국 경제∙문화와 교류협력을 위한 연구를 해오신 분이라 보아오 포럼에 대해서도 관심 깊게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요, 특히 올해 보아오 포럼에 대해 관심 갖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임 부원장: 2024년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 전문가들의 관심을 끌만한 주제가 많았습니다. 작년 2023년 포럼은 세계보건위기 이후 처음 열린 오프라인 행사로, 3년 이상 단절되었던 세계의 교류와 협력을 복구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금년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현실적인 아젠다(agenda)를 논의하자는 느낌입니다.

불행하게도 2024년의 세계는 협력과 공존보다는 분쟁과 대립, 경제둔화, 정치적 다극화의 흐름이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한 시기에 개최한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지역의 입장과 의지를 탐색할 수 있는 첫 마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세계의 성장엔진이자, 세계 2위의 거대시장, 그리고 20년 이상 아시아 경제 발전을 견인해온 중국의 입장과 미래에 관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연차총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보아오 포럼에서 ‘과학기술혁신’ 관련 의제에 관심이 컸습니다. 인공지능(AI), 로봇, 양자컴퓨팅, 항공우주, 에너지는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산업이라는데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행히도 이 거대한 산업에서 한∙중 양국은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기술과 제조 역량은 물론,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수직/수평적 산업군을 갖추었기에 상호 협력할 분야가 많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구가 주도하고 독점했던 기술 이니셔티브를 이제 아시아에서도 가지게 될 것이라는 담대한 계획으로, 향후 한∙중 양국은 단순한 제조기지를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구조로의 질적 전환이 시작된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늘 그렇듯 첨단 기술 산업에서 치열한 국가적 경쟁은 불가피하며,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오해와 갈등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솔직하고 지혜로운 대화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공동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보아오 포럼은 확고한 협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Q2. 보아오 포럼의 필요성 그리고 역할 및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임 부원장: 중국에서 매년 열리는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다보스 포럼’의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 포럼’으로 ‘세계경제 올림픽’이라고도 불립니다. 이 포럼은 세계 경제와 기업 경영, 환경, 기후 위기, 정부 정책에 관한 의제를 설정하고 협력과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협의체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러나, 원래 유럽 경제포럼으로 시작했기에 주로 서구 선진국이 발의한 의제 중심으로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정보와 자금이 풍부한 서구의 전문가들이 회의를 주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로 인해 비서구권, 특히 경쟁자로 성장한 아시아의 문제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 환경 오염은 선진국들이 생산기지 이전을 통해 자국의 문제를 타국에 전가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모든 나라가 공동으로 해결하자는 주장은 총론에서 옳지만 생산기지를 가진 나라가 더 큰 피해를 보는 결정이 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반면, 과실을 챙기면서 책임과 비용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분명히 비판되어야 합니다. 불행하게도 최근 들어 이런 갈등은 더욱 증폭되고 있고, 다극화되는 세계에서 모든 국가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매우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거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은 앞으로 훨씬 심각한 갈등을 예고합니다.

이런 시기에 보아오 포럼에서 ‘아시아와 세계: 공동의 도전, 공동의 책임’이라는 주제를 들고 나온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한∙중 양국이 태양광, 배터리, 수소 등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전기차, 인공지능분야 역시 선두권에 도달해 있기 때문에 두 나라가 발의하는 의제는 세계 전체에 큰 울림을 일으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에너지와 환경 분야에서 담대한 계획을 실천해간다면 지구와 인류를 위한 매우 긍정적인 방향이라 할 것입니다.

Q3. 보아오 포럼이 열리는 하이난(海南省)은 중국의 해양도시 경제특구 중 하나인데요, 혹시 가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하이난에 대한 인상을 말씀해 주신다면요?

임 부원장: 저는 한∙중 수교 직후 1995년에 광둥성(廣東省) 삼성(三星)그룹의 중국지역전문가 주재원으로 부임했습니다. 광둥성을 중심으로 활동 중, 하이난에도 지역 연구차 방문한 적 있습니다. 당시는 선전(深玔), 주하이(珠海) 등과 함께 경제개발특구로 발전 중인 지역으로 곳곳에 건설 공사가 진행되던 모습을 인상 깊게 보았습니다.

하이난 지역 연구 활동으로 남쪽 끝에 있는 하이난의 제2도시 산야(三亞)에 머물렀는데, 중국의 하와이라는 말처럼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산야의 해수욕장에서 보았던 송대(宋代) 문장가 소식(蘇軾∙소동파)이 남긴 글귀는 중국 현지 주재원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는데요. “천애해각(天涯海角), 남천일주(南天一柱): 하늘 끝, 바다 끝, 남쪽의 기둥”이라. 망망한 태평양이 보이는 땅끝 마을, 이국적 기분과 대양을 향해 열린 느낌이 표현만큼 짧고 강렬하게 하이난을 표현한 말이 있을까 감탄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Q4. 올해 중국에서 핫키워드로 부상한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產力)’은 지난 11일 폐막한 중국 연례 정치행사인 2024년 양회(两会∙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도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주목을 받았는데요. 올해 중국은 신흥 미래 산업에 초점을 맞춰 과학기술 혁신 주도의 경제성장과 신품질 생산력 육성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요. 이 와중에 중국경영연구원은 중국과 어떤 교류협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임 부원장: ‘신품질생산력’은 처음 등장한 용어라서 정확하게 어떤 방법론으로 실현해 나갈지 저도 매우 궁금하여 유심히 예의주시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정책의 결과로 중국이 어떤 미래를 도모하는지는 예상할 수 있습니다. 크게 세가지로 보았습니다.

첫째, “중국은 미래산업 분야에서 기술적 주도권을 가져오고 싶어한다.” 여기서 미래산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에너지, 첨단소재, 정보통신을 포함합니다.

둘째, “중국은 저(低)부가가치, 저(低)수익, 저(低)품질 생산시스템을 탈피하여 고수익, 고품질,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근본적인 산업 체질 개선을 하고 싶어한다.” 이를 위해 기존 생산라인의 혁신, 구형 설비교체, 정보통신과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조, 품질관리, 에너지 효율화 등에 필요한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질 것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는 과학기술혁신이 미래 성장분야에만 집중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레거시(Legacy)’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쪽에도 쓰일 것임을 시사합니다.

셋째, “중국은 생산을 중심으로 하는 제조업에서 더 나아가 훨씬 고도화된 사업모델을 구축하여 신(新) 성장동력으로 삼고 싶어한다.” 중국은 자타(自他)가 공인하는 제조업 대국이지만 세계 경제의 다극화와 불황의 장기화 우려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시대에 적합한 산업 발전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기술적 요구 와도 부합하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신품질생산력’을 제시한 중국이 향후 어떤 정책과 방법론을 내놓을지 매우 심각하게 주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한국에게 커다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예고하는 듯 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중국이 고부가가치, 고품질 산업구조로 전환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막강한 경쟁자를 마주하게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반면, 아시아에서 진정한 4차 산업혁명이 흥기(興起)하게 되면서 거대한 기회가 올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어떤 변화이든 한국의 미래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은 중국과 동반 성장하면서 세계 10위권의 경제를 일구어 왔습니다. 지난 15년간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 비중은 평균 25%, 수입 비중은 평균 20% 수준으로 국가 경제의 1/4 이 중국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즉, 중국의 정책변화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히 커서 미래를 예측하려면 중국 동향을 일기예보처럼 매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든 정책은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회를 크게 키우고, 예상되는 위기를 최소로 줄이는 일입니다.

이에, 저희 한국법인체 중국경영연구원은 한∙중 양국의 교류를 확대하고,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경영에 관심을 가진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기관입니다. 저는 중국경영연구원에서 부원장 직책의 연구원 일원으로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화콘텐츠의 ‘한∙중 협력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연구’에 있습니다.

작금의 급변하는 국제정세, 예측하기 어려운 변수 속에서 중국에서의 경영활동은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방정식을 풀어야 합니다. 특히, 세계보건위기 이후 양국간 교류의 급감, 교역의 악화 등 경영환경이 어려워졌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또한, 미래의 경영 환경 역시 호전보다는 악화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런 시점에서 한국과 중국 양국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정말 중요합니다.

지정학적, 지경학적으로 한국이 영토를 옮기지 않는 한 인접한 강대국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든 풀어야 할 숙명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양국 전문가들의 진솔한 의견교환과 소통만이 불필요한 오해를 제거하고, 인기에 영합한 편향적인 온라인 서비스인SNS(Social Network Service)에 현혹된 잘못된 의사결정을 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국경영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에 있는 전문가들이 중국을 알고 이해하는 아카데미와 기업 등 여러 전문 분야에서 가치 있는 경제 교류협력을 추진하는데 더 나은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협력과 소통의 플랫폼으로서 앞장설 수 있습니다.

Q5. 일련으로 중국에서 ‘신품질 생산력’정책은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문화산업에도 큰 역할을 하는데요. 임 부원장님은 한국에서 웹소설 대가라는 수식어가 따를 만큼 알려진 분으로 알고 있어요. 우선 대학에서 IT공학도, 기업경제 전문가, IT벤처 CEO 등 경제분야에서 ‘웹소설 작가’로 전환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임 부원장: 인간은 누구나 상상을 즐기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글로 표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좋은 생각이 떠올라도 그걸 다른 사람에게 나와 같은 느낌, 감정, 결론에 이르도록 전달하는 작업은 상당한 기술을 필요로 하지요.

운이 좋게도 저는 삼성그룹 기획실에서 근무하면서 설득력 있게 글을 쓰는 법을 배웠습니다. 각종 보고서, 프레젠테이션, 프로젝트 기획은 체계적인 사고와 함께 보는 사람의 흥미를 끌고, 유지하고, 자연스럽게 설득시키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논설이나 소설도 글쓰기라는 큰 틀에서 차이는 없습니다. 처음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글쓰기를 연습했습니다. 주로 정치, 경제, 기술 관련 칼럼과 논설을 쓰며 괜찮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소설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내가 만든 세계, 상상의 끝까지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신비로운 이야기를 나만의 필체로 써보고 싶다는 꿈이었죠. 온라인에 쓰는 웹소설은 초보 작가가 데뷔하기에 좋은 무대였습니다. 다행히도 첫 소설이 반응이 좋았고, 결국 작가의 길을 선택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6. 2023년 중국 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총 55조 원에 달하며 웹소설 독자수는 총 5억 3700만명을 넘어서며 전년 대비 9%대로 늘어나 중국 전체 인터넷 사용자 절반에 이르는 상승세의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임 부원장님은 이러한 중국 웹소설 시장에 대해 남다르게 보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어떤가요? 중국 웹소설과 한국 웹소설 시장의 공통점이 있다면요? 그리고 중∙한 양국의 웹소설 협력이나 세계적인 무대에서의 발전 공간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임 부원장: 우선, 디지털 콘텐츠인 ‘웹소설과 웹툰’은 종이책의 형식에서 벗어나 온라인에서 직접 독자와 소통하며 글을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현재 ‘이야기’는 웹툰, 게임, 영화, 드라마 등의 원작으로, 컨텐츠 산업의 쌀이라고 불릴 만큼 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으로 연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재능이 있는 작가들이 쉽게 등단 기회를 노려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소설은 여러 나라에도 존재하지만 한국에서 2008년 최초로 유료 연재를 시작하면서 산업으로 성장했고,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중국에서도 2008년 유료 인터넷소설이 시작되면서 현재 조 단위의 거대한 시장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한∙중 양국의 웹소설 플랫폼들이 미국, 유럽, 동남아, 일본 등 각국에 진출하여 현지 웹소설의 발전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다만, 한∙중 양국의 소설이 공통적으로 상대국의 플랫폼에서 교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물론, 최근 들어 상당한 인기를 끄는 작품도 생기기도 했지만 규모에 비해서는 매우 작은 수준입니다. 이는, 소설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번역의 문제입니다. 번역에 드는 비용도 매우 크지만, 작가 특유의 문체, 뉘앙스, 읽는 재미를 살리지 못하고 오역이 많아 흥미를 잃게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그렇지만, 향후 인공지능 번역이 보편화되면 초벌 번역이 쉬워지고, 매우 싸고 간편하게 한국어판, 중국어판 소설이 출판될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다만, 불법 복제 등 저작권 문제가 우려됩니다. 웹소설은 특히 복제하기 쉽고 광속으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작가들이 가장 고통을 받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2024년 보아오 포럼에서 장지엔춘(張建春) 선전부 부부장이 밝힌 중국 국가 판권국의 입장은 환영할 만합니다. 대대적인 판권산업의 발전추진, 민간 문예판권의 보호 및 활용강화, 판권의 글로벌 거버넌스 적극 참여 등의 조치는 시의적절하며 한∙중 양국 문화 교류의 확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웹소설은 매우 기발하고 흥미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장르 문학을 주로 포함합니다. 판타지, SF, 로맨스, 그리고 중국을 원조로 하는 무협소설도 그 범주에 속하지요. 과거에는 괴력난신(怪力亂神), 초자연적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황당하고 문학적 가치가 없거나 어린이용 동화로 여겨졌지만 지금 거의 모든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메타버스의 원천으로 자리잡은 문화상품이자 소프트파워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꿈’을 꾸어야 합니다. 현대 시대는 낮에 꿈을 생산하고, 밤에 꿈을 소비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이야기산업’을 한국과 중국이 공유하는 아시아적 가치와 접목시킨다면 무궁무진한 컨텐츠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며, 글로벌 시장까지 동반 확장될 것입니다.

마침, 아시아와 세계와 경제협력을 위한 모색 방안이 논의되는 보아오아시아포럼이 개최된 시점에 한국의 웹소설 작가로서 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웹소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요, 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중국의 디지털 컨텐츠와 교류 협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Q7.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자 중∙한 수교 3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중∙한 양국 관계 현황 및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양국이 공동발전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임 부원장: 한국과 중국은 역사를 돌이켜보면 양국간 교역과 교류는 2000년 이상 끊임없이 이어져 왔으며,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활발하게 문화를 교류했던 가장 중요한 나라였습니다. 양국 수교 이래 지금은 3000억불을 넘어갈 정도로 성장했고, 2022년까지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은 바로 중국이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가장 성공한 수교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러나, 현재는 세계보건위기와 국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한국과 중국 양국 관계가 과거보다는 매끄럽지 않은, 덜컥거리는 시기에 봉착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미래에 대한 전망도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중국의 성장에 따라 경쟁 분야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고, 또한 미래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위한 글로벌 경쟁에서 중국의 부상은 매우 위협적이기 때문입니다. 경쟁은 어느 시대에나 필연적으로 벌어지기 마련이지만 중국의 경제적 팽창은 너무도 빠르고, 또한 담대합니다. 경계심을 갖지 않는 나라가 오히려 더 이상한 겁니다. 앞으로는 더욱 경계할 것입니다.

만약 ‘신품질 생산력’ 공정이 현실화되고, 그 결과로 더 나아진 품질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 오는 중국 제품에 공포심을 가지지 않을 국가는 없을 것입니다. 19세기 독일의 산업화에 대영제국이 그랬듯, 1980년대 일본제품의 공습에 미국이 그러했듯, 자국의 산업에 대한 위협은 엄청난 반발과 정치외교적 갈등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 갈등의 결과는 결국 파국으로 치닫거나, 쌍방이 모두 손해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이 매우 신중하고도 지혜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수교이래 경쟁 속에서도 협력을 멈추지 않았고, 상호 발전을 도모했고, 커다란 성공을 이뤘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갈등도 있었고, 예기하지 못했던 문화 교류의 단절도 있었지만 큰 틀에서 대화와 협력은 중단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것은 미래에도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애플, 테슬라, 아마존, 스타벅스 등 미국의 대표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합니다. 한국은 거기서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특히, 국가가 여러가지 이유로 말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민간 소통의 장이 열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에서 한∙중 양국 전문가들의 교류와 소통이 더욱 절실하며, 이들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을 털어버릴 수 있는 적극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Q8. 끝으로 임부원장님은 중∙한 청년 인문교류 및 이해 증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나 제안이 있다면요? 중국과 한국의 청년들이 양국 우호 교류 사절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리더쉽이 필요할까요?

임 부원장: 중국과 교류를 시작한지 이제 30년이 지났습니다. 30년이면 한 세대를 뜻하지요. 제가 중국과 인연을 맺은 시기가 1995년이었고, 그때부터 중국어를 배웠고, 중국의 50개가 넘는 도시를 탐방했습니다. 이후 중국 회사와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중국 사업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시작했지요. 한∙중 교류1세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때 태어난 제 아이가 벌써 성인이 되었습니다.

불행하게도 이번 한국의 세대는 중국과 교류할 기회가 저보다 더 적어졌다고 느낍니다. 10대, 20대, 30 대 청년들,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한국의 청년들은 중국에 대한 인식은 그다지 우호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교류 기회와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기회를 마련하지 못했거나, 있어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세대에 관한 한, 중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SNS가 가장 큰 원인이자 결과입니다. 청년들은 주로 SNS, 온라인 커뮤니티, 동영상 플랫폼를 통해 정보를 얻고, 소통을 합니다. 그 결과로 소수 인플루언서들의 의견이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퍼지고, 자극적이고 말초적인 주제일수록 더욱 빠르고 강력한 여론 전파력을 가집니다. 그렇게 상대를 비난하고 싸우면서 오해는 커지고,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지요. 청년 세대는 힘과 패기는 있지만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데 서투릅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적인 교류와 소통입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보다 확연하게 줄어든 교류 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현 세대, 그리고 다음 세대가 걱정됩니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세대들끼리 어떤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교류기회와 이벤트, 문화체험, 공감의 경험을 줘야 합니다.

우선, 파급력이 큰 한국과 중국 양국의 오피니언 리더 청년들의 소모임을 활성화하는 것이 가장 먼저 실행해볼 방법이 될 것입니다. 특히, SNS에서 영향력을 가진 청년들간 상호 교류는 가장 효과적일 방책이 될 겁니다. 서로 칭찬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불필요한 오해는 없앨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영리하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는 스스로 걸러낼 수 있도록 화두를 던져주면 알아서 잘 합니다. 한∙중 청년 포럼 같은 것도 해볼만한 행사입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 어떻든, 서로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력 있고, 책임 있고, 문제를 아는 어른 들만이 이 청년 세대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도 인식해야 합니다.

리포터: 양국 새로운 미래 30년, 한걸음 더 나아가는 우호교류와 협력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임 부원장: 중국중앙방송총국(CMG)-한국어방송에서 인터뷰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임허규 (林許圭∙Lim Heokyu)프로필

• 웹소설 작가

• 한국법인체 중국경영연구원 부원장

• 사단법인 창작스토리작가협회 부회장

• 사단법인 한∙중기업연합회 부회장

[주요경력]

• 삼성그룹 기획팀, 중국 삼성그룹(중국지역전문가)주재원

• 동부그룹 기획팀장, 동부그룹 해외사업본부장

• ㈜엔티피아 전략기획 본부장

• 한미FTA 협상팀 전자상거래분과자문위원(2006~2010)

[학력]

• 한국 서울대학교 IT공학부 컴퓨터공학과 졸업

[주요저서]

• CEO를 위한 중국보고서(자인, 2003)

• CEO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색다른 경영학 이야기(2006)

• 장편소설 에뜨랑제 제1권 소환, 제2권 선택, 제3권 개혁, 제4권 풍운(다산, 2014)

• 장편소설 전신의 새벽, 전신의 탄생, 전신의 강림

인터뷰: 한국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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