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9:37:25 출처:cri
편집:李仙玉

[비하인드 스토리] 유백온 편: 제3회 불후의 무공을 쌓다

(사진설명: 유백온의 동상)

제3회 불후의 무공을 쌓다

지정(至正) 23년(1363년), 진우량(陳友諒)은 백 만의 수군(水軍)을 거느리고 파양호(鄱陽湖)에서 주원장(朱元璋)의 군사와 결전을 벌일 준비를 했다. 이에 주원장은 깊은 생각에 빠져 3년 전 금릉(金陵)에서 있은 진우량과의 대전을 떠올렸다.

그 때, 금릉 근처에 있는 나의 군사는 10만에 불과했고 진우량은 30만 대군과 5천척의 전함(戰艦)을 거느리고 기세 등등하게 공격해왔다. 적군은 태평성(太平城)을 점령하고 채석기(采石)를 거쳐 금릉성에 육박했다. 적군은 많고 강하고 우리 군은 적고 약해 정세가 아주 위급했다. 나는 모신(謀臣)과 무장(武將)들을 불러 대책을 상의했다. 먼저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쌍방의 군력차가 너무 크고 적군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니 맞서 싸운다는 것은 달걀로 바위 치기나 다름 없습니다. 참패하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일 것이니 잠시 화의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또 누군가 말했다.

항복하고 화의를 청하는 것은 우리 군사의 위엄을 꺾는 일입니다. 찬성할 수 없습니다. 일단 성을 철수해 실력을 보존했다가 후에 다시 기회를 봐서 싸워야 할 것입니다.

항복이든 철수든 모두 좋은 대안이 아닙니다. 용감하게 적군과 맞서 판가름을 해야 합니다.

모두가 중구난방으로 떠드는데 유독 유백온(劉伯溫)만이 한 쪽에 서서 한 마디 말도 하지 않고 차가운 눈길로 사람들을 보기는 것이었다. 내가 유백온의 의견을 듣고 싶어서 물었다.

유 선생. 나하고 안쪽으로 갑시다. 물을 말이 있소.

유백온은 안방에 들어서자 흥분해서 말했다.

정세가 이렇게 좋은데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항복이나 도주를 생각하다니요! 요언을 날조하는 저런 자들은 잡아서 죄를 물어야 합니다!

내가 놀라서 물었다.

중과부적의 안 좋은 상황인데 선생은 어이 정세가 좋다고 하시오?

옛말에 교만한 병사는 반드시 패한다고 했습니다. 군사와 전함이 많고 첫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 진우량은 득의양양하여 적을 얕보고 일거에 금릉을 격파해 우리를 전멸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적을 경시하는 그를 이용해 매복전으로 적군을 유인하면 반드시 대승을 거둘 것입니다. 하물며 오늘 밤 날씨도 변화가 있어 천시(天時)도 유리할 것이니 우리는 이를 충분하게 이용해야 합니다.

마음 속으로 깊이 감복한 나는 선생에게 작전계획을 맡겼다. 선생은 강무재(康茂才)에게 거짓 항복으로 적군의 내통자가 되어 적군과 연락암호를 정한 후 야밤에 적군을 우리 군의 복병이 있는 성으로 불러 들이게 하라고 말했다. 과연 적을 얕본 교만한 진우량은 강무재의 항복이 계책인줄 모르고 그날 밤으로 정예군사를 거느리고 성을 공격하러 왔다. 그의 군사가 강동(江東)의 다리 곁에 이르니 약속했던 목조 다리도 보이지 않고 강씨라고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바로 이 때 천병(天兵)이 하늘에서 내리 듯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이와 동시에 우리 군사가 사면에서 공격을 들이 대자 진우량의 군사는 싸움을 시작조차 못하고 좌충우돌하며 도망칠 생각만 했다.

한편 유백온은 적군의 전함 여러 척을 끌어가고 3백 척만 남겨 도주하는 적군을 기다렸다. 그는 실로 신묘했다. 우리의 기습에 허둥지둥 강가에까지 이른 적군은 분분히 전함에 올라 도주하기에 바빴다. 배가 강심에 이르자 갑자기 배에서 굉음이 들리더니 전함은 적군과 함께 강물에 가라앉았다. 우리는 그 기회에 승승장구해서 태평성을 다시 찾고 안경(安慶), 신주(信州)도 점령했다. 주력부대 반 이상을 잃은 진우량은 소수의 패잔병을 거느리고 한양(漢陽)으로 도주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 생각한 주원장이 부하를 불렀다.

“유백온 선생을 지휘선으로 부르라. 내 곁에서 수시로 책략을 낼 수 있도록.”

그 며칠 동안 주원장은 줄곧 지휘선에서 유백온과 함께 전략을 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적군의 정찰병이 지휘선의 상황을 알게 되었다. 대전을 앞둔 파양호에 바람은 고요하고 호숫물은 수정처럼 맑고 수면은 거울처럼 반듯했다. 유백온이 아름다운 호수에 눈길을 주는데 갑자기 푸드득 하는 소리가 들려와 머리를 드니 물새 몇 마리가 갈대밭에서 급하게 날아 올라 호숫가로 사라지는 것이었다.

“아뿔싸, 적들이 움직이는구나. 주공(主公)께 불리하겠다.”

이렇게 생각한 유백온은 급히 주원장에게 말했다.

“즉시 전함을 바꾸어야 합니다. 지휘선은 비워두어야 합니다.”

유백온의 말에 주원장은 영문을 모르면서도 그 말을 따라 부하를 불러 함께 지휘선을 내렸다. 그들이 금방 배를 떠나자 뒤에서 ‘쾅!’하는 굉음이 들려왔다. 머리를 돌려보니 지휘선은 적군의 화포(火砲)에 산산조각이 났다.

주원장이 감탄했다.

“선생은 참으로 신인이시오! 설마 시간을 꿰뚫어 보고 적들의 작전을 앞당겨 보신거요?”

“대전을 앞둔 때는 모든 비 정상적인 현상에 유의해야 합니다. 물새는 아무런 연고도 없이 놀라서 하늘로 날아 오르지 않을 것입니다. 적군의 행동 때문이지요.”

유백온의 대답에 주원장은 또 한 번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후 주원장은 곽흥(郭興)의 계책과 유백온의 배치에 따라 파양호에서 화공(火攻)전략으로 진우량의 백 만 수군(水軍)을 섬멸했다. 진우량은 포위를 뚫고 도주하는 중에 날아온 화살을 맞고 숨졌다. 한(漢) 나라가 망했다. 유백온의 예언대로 진우량의 세력이 소멸되자 장사성(張士誠)은 강남에서 고립무원의 경지에 처했다. 주원장은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동오(東吳)의 세력을 소멸하고 장사성을 생포했다.

두 강적을 소멸한 주원장은 금릉성을 축조하며 황제가 될 준비를 했다. 이 때 한 소인배가 나타나 반평생을 전장에서 보내고 무공(武功)도 혁혁하니 이제는 향락을 즐기고 삶을 누리라고 주원장에게 아부했다. 직신(直臣) 유백온이 이를 보고만 있을 리 없었다. 그는 주원장에게 이렇게 권고했다.

“오 왕께서는 소인배의 말을 듣지 말고 평안할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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