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차 중한일 정상회의가 4년 5개월 만에 한국 서울에서 재개된다.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참석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 및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국 협력의 미래를 논의한다. 그 어느 시기보다 복잡한 국제 및 지역 정세 속에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 대해 사람들은 3국 협력 메커니즘의 복원을 위한 물꼬를 틀고 혼란에 빠진 세계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중한일 3국은 가까운 이웃이자 아시아와 세계의 주요 경제 강국이다. 아시아 금융위기 때 함께 대응하는 과정에 3국간 협력을 전면 개시했고 이후로 20여 년 동안 중한일 정상회의를 중심으로 장관급 회의, 고위급 회의 및 70여 개 실무급 메커니즘이 뒷받침되는 협력 체제를 완벽히 구축해 왔다.
(2019년 12월 청두에서 열린 제8차 중한일 정상회의)
이러한 협력의 틀을 기반으로 3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대화와 협력을 전개했고 많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그 중 경제 및 무역 분야에서의 협력이 특히 두드러진다. 3국의 무역 규모는 1999년의 1,300억 달러에서 2018년 7,2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했고 3국의 GDP 총량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서 24%로 증가했다.
3국은 또 2013년 3월 중한일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 이후 지금까지 총 16차에 걸쳐 FTA 협상을 벌였고 큰 진전을 이뤘다. 일련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3국은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낮추고 상품과 서비스의 자유로운 유통을 촉진해 각국 기업에 더 넓은 시장 기회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과 양질의 저렴한 상품을 제공했다.
경제무역 협력 외 문화 교육과 인적 교류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3국간 예술전시회, 음악회, 영화제 등 다양한 문화 교류를 통해 국민들의 상호 이해와 우정을 증진시켰다. 동시에 더 많은 학생들이 상대국을 유학해 다양한 문화와 교육 시스템을 경험하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했으며 3국의 미래 협력을 위한 든든한 인문적 토대를 마련했다.
이렇듯 풍성한 협력 성과를 거두기까지 3국 정부간 효과적인 메커니즘이 큰 역할을 발휘했고 그런 메커니즘의 핵심에는 단연 중한일 정상회의가 있었다. 2008년 12월 13일, 중한일 3국은 ‘아세안+3’ 정상회의 체제 밖에서 처음 중한일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후 2019년까지 총 8차례 열렸고, 가장 최근 회의는 2019년 12월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제8차 정상회의였다. 이 메커니즘은 3국 정상들에게 전략적 지도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협력 모멘텀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플렛폼을 제공했다. 안타깝게도 이 메커니즘은 한일 관계 악화, 코로나 확산, 외세 교란 등 원인으로 2020년 이후 4년 넘게 중단됐다.
(5월 13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한 외교부장 회담)
하지만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3국간 협력의 의지와 노력은 그간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4년 만에 재개된 중한일 외교장관 회담은 이번 정상회의를 위해 여건을 조성했고 이어 3국 정부간 준비 작업이 시작됐으며, 5월 중순 조태열 한국 신임 외교장관의 방중 등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드디어 재개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의 재개는 3국간 협력 메커니즘 복원을 위한 중요한 한 걸음이자 매우 고무적인 신호다. 이번 회의를 통해 중한일 협력과 세계 정세 변화에 새로운 동력을 주입하고 미래지향적인 3국 관계 발전의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