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낙산)
중국의 유명한 고성(古城) 시리즈 중 마흔 네 번째는 마애불이 웅장한 도시 낙산(樂山)이다. 민강(岷江)과 청의강(靑衣江), 대도하(大渡河) 세 갈래 강물이 이 곳에서 만나 낙산시와 함께 한다.
강물은 도시를 병풍처럼 막아선 오우산(烏尤山)과 함께 낙산에 아름다움을 더하며 일년 사시절 습윤한 공기로 이 도시 사람들을 보듬는다. 그럼에도 낙산 최고의 명물은 이 세상에 둘도 없는 거대한 불상과 수려한 불교의 명산 아미산(峨眉山)이다.
사천(四川)의 중남부에 위치한 낙산은 강가에 조성된 성과 언제가 하나인 ‘강의 도시’이다. 과거에 가주(嘉州)라 불린 낙산은 황제(黃帝)의 아들 창의(昌意)의 속지라 전해진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낙산)
2000여년 전 촉왕(蜀王)이 이 곳에 자리를 잡았고 춘추(春秋) 중반에 촉의 개명왕(開明王)이 낙산에 성읍을 축조했다. 그 뒤 북주(北周) 때에 이르러 성곽을 쌓았고 송(宋) 나라 때에 붉은 바위로 성벽을 쌓고 성문 10개를 냈다.
남송(南宋) 이후 대도하 강물이 성을 부식시키면서 고성의 구도에 변화를 가져와 명(明)나라 때 대규모의 성벽 개축 공사를 실행해 동남쪽의 성곽은 언제의 기능을 겸하게 쌓고 서북쪽의 성곽은 산발로 대신했다.
이로써 낙산고성은 불규칙적인 구도를 가지게 되었으며 ‘산의 도시’와 ‘물의 도시’라는 미명도 누리게 되었다. 청(淸)나라 때 남쪽의 성벽이 수차 무너져 여러번 복원되었다.
(사진설명: 낙산고성의 성벽)
낙산고성의 10개 성문 중 7개가 강가에 세워져 있는데 그 중 남쪽의 여정문(麗正門)은 문 네 개가 서로 교차되는 특이한 구도로 고건물 연구에 소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청나라 때 고성을 동북방향으로 증축하고 그 성 밖에 외성(外城)을 쌓아 낙산고성은 반은 한 겹의 성곽이 둘러서고 반은 두 겹의 성곽이 둘러선 특이한 구도를 가지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도 낙산고성 고유의 이 특징은 변함 없이 아름다운 경치와 유구한 역사, 풍부한 문화를 자랑하는 낙산이라는 관광 도시의 중요한 심벌이 되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민강과 낙산)
‘이 세상의 산수는 촉(蜀)에 있고 촉의 명승은 가주에 있다’는 말이 있다. 낙산에는 세계 문화 및 자연 유산에 등재된 아미산(峨眉山)과 낙산대불(樂山大佛)을 중심으로 다양한 볼거리가 집중되어 있다.
그 중에는 아늑함으로 유명한 민강의 계곡 소삼협(小三峽)과 용수나무와 맑은 물이 어우러진 소서호(小西湖)의 오통교(五通橋), 현대 중국의 문호 곽말약(郭沫若)의 생가, 대도하의 미녀봉(美女峰) 석림, 중국의 ‘버무다’라 불리는 흑죽골 등이 망라된다.
낙산시의 심벌인 낙산대불은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고대 마애석상이다. 미륵불의 좌상으로 된 이 마애상은 능운산(凌雲山)의 서쪽 벼랑에 조성되어 ‘산이 불이고 불이 바로 산’인 경지를 보여준다.
(사진설명: 웅장한 낙산대불)
당(唐) 나라 때 축조를 시작한 대불은 능운사 스님들이 강물의 범람을 줄이고 현지인들에게 복을 마련하기 위한 취지로 90년에 걸쳐 공사를 마쳤다고 전해진다.
낙산대불은 높이가 71m에 달하는데 미륵불의 얼굴에는 자애로운 미소가 어리고 두 귀는 어깨까지 드리워 있으며 웅장하기 그지 없다. 대불의 외곽에는 잠자는 거대한 불상 모양의 산이 둘러서 있다.
멀리서 대불과 그 주변을 바라보면 주변의 산발이 마치 윤곽이 또렷한 거대한 불상이 하늘을 향해 민강 기슭에 반듯이 누워 한가롭게 잠을 자는 듯 하다. 와불의 직선거리는 1,300m가 넘고 거대한 체구가 비례도 적당하다.
(사진설명: 멀리서 본 낙산대불)
눈썹도 분명하게 보이는 와불의 머리는 오우산(烏尤山)이고 능운산(凌雲山)이 와불의 몸체인데 낙산대불이 마침 와불의 심장 부위에 자리를 잡아 부처가 부처를 품은 기이한 경관을 형성한다.
낙산에는 문화재가 아주 많은데 특히 한(漢)나라 때 마애석각과 당(唐), 송(宋) 때의 마애무덤이 도시 주변의 바위산 거의 전부를 아우르고 있다.
그 중 강기슭의 벼랑에 조성된 능운산 남쪽 기슭의 마호애묘(麻浩崖墓)는 330여기의 무덤을 아우른다. 애묘에서는 또 도기와 구리 거울, 돈 등 부장품도 출토되었으며 무덤의 주변에 내용이 풍부하고 화면이 발랄한 대량의 화상과 석각도 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아미산)
천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낙산대불은 강 하나를 사이 두고 자애로운 얼굴로 산의 도시 낙산을 지켜보며 낙산 사람들에게 자애롭고 대범하고 평온하고 깊이 있는 불교의 정신을 가미한다.
이 곳에서는 아무리 벅적거리는 거리를 걸어도 청아한 목탁소리 속에서 마음의 고요를 느낄 수 있다. 낙산대불이 낙산에 이런 정신적 아름다움을 주었다면 아름다운 자연과 유구한 불교문화, 풍부한 동식물 자원, 독특한 지질적 특징으로 유명한 아미산은 낙산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산발의 길이가 200km에 달하고 정상의 해발고도가 3,099m인 아미산은 웅장함과 무쌍한 변화로 이 세상에서 가장 수려한 산이라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숲이 울창한 산에는 항상 운무가 자욱하고 정상에 솟은 눈부신 금정(金頂)은 더욱 웅장하다.
(사진설명: 아미산의 금정)
금정에 올라서면 운해(雲海)와 일출, 불광(佛光), 성등(聖燈) 등 아미산의 네 가지 기묘한 경관을 볼 수 있다. 풍부한 불교문화 유산을 보유한 아미산은 일찍 한(漢)나라 때 벌써 도교와 불교의 사원을 거느렸다.
그 뒤 당(唐)나라와 송(宋)나라 때 불교가 성행하고 명(明)나라와 청(淸)나라 때 불교가 최고의 번성일로를 달리면서 아미산에는 최다로 150여개의 사원이 있었다.
그 중 보국사(報國寺)와 만년사(萬年寺), 화장사(華藏寺), 세상지(洗象池), 홍춘평(洪椿坪) 등 30여개 사원이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 아미산의 사원은 보통 산세를 따라 지어져 각자 고유의 특징을 자랑한다.
(사진설명: 낙산대불과 낙산)
낙산시 남쪽 교외의 오통교(五通橋) 명소에는 맑은 강물이 굽이굽이 흐르고 그 양쪽에 키 높은 용나무가 자란다. 강물의 한쪽에는 강물을 따라 구불구불 거리가 조성되고 거리의 옆에는 높고 낮은 건물이 즐비하다.
강물의 다른 한 쪽에는 능운봉의 72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데 산봉우리마다 기이하고 수려해 ‘이 세상의 산수는 촉에 있고 촉의 명승은 가주에 있으며 가주의 산수는 능운이 으뜸’이라는 말을 잘 설명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