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종대학교 경영경제대학원 이은미 교수)
올해로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을 맞은 중국은 진일보한 전면적인 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핵심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 7월15일부터 18일까지 베이징에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이하 3중전회)가 개최되었습니다. 5년을 주기로 열리는 3중전회는 중국의 중장기 발전과 관련한 중요한 사안과 방향을 제시하는 회의로서 특히, 전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목하고 언론사도 관련 이슈를 비중 있게 보도하는 등 관심이 뜨거웠는데요. 오늘은 중국전문가로 알려진 한국 세종대학교 경영경제대학원 이은미 교수님(이하 '이 교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Q1. 지난 7월15일부터 18일까지 중국에서 3중전회가 열렸습니다. 이 교수님은 미국 유학에 이어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学)에서 국제관계학부 전공은 물론 영어와 중국어가 모두 능통하시고, 또 귀국한 이후에도 경영과 국제비즈니스를 중점 연구하여 투자 및 국제금융전문가 또 중국 경제 전반 중국전문가로 인정을 받고 있는데요, 그래서 중국 관련 이슈에는 더욱 주목하셨을 테고요. 이번 3중전회를 어떻게 보셨는지요?
이 교수: 네. 중국에서 5년 단위로 열리는 3중전회는 정부의 주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회의로, 이번 3중전회는 관례보다 1년 가까이 늦게 열렸는데요. 저는 중국이 그 동안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내수부진, 고용시장 악화 등 전반적 경기부진 난제 해결, 또 미∙중 전략경쟁 격화 문제의 해법은 어떻게 나올지 등의 귀추에 주목했습니다.
지난 15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의하면, 중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이 4.7%에 달하면서 전 분기 예상치인 5.1%를 대폭 하회했는데요. 사실 올 순수출입지표는 2분기 연속 상승세였기 때문에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표 예상치의 둔화는 국가주도의 수출과 제조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상황으로 내수 경기까지 부진을 겪는 것이고요. 아무래도 중국 정부는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한 고심도 클 것으로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번 3중전회는 중국이 단기적으로 겪는 단기침체의 해결과 장기적으로 진행할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장기적인 경제목표로 경제 난제를 풀기 위한 외수환경과 내수회복 모두를 어떻게 견고하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에 중국은 생산과 수출의 확대, 내수의 진전, 특히 고용의 하락을 방어하는 정책들에 대한 수립이 주요 목표였다고 생각합니다.
Q2. 3중전회에서 제시된 중장기 발전, 전면 경제체제 개혁, 높은 수준의 질적 발전(高質量發展), 재정•세무 개혁, 민영경제 등 주요 의제 가운데 가장 관심 있게 보신 대목을 꼽아주신다면요? 이런 정책들이 주변국과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 교수: 네. 3중전회의 주요한 초점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큰 변화를 꾀하기 보다는 경기침체를 방어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었다고 봅니다. 다만, 중국의 개혁과 개방은 여전히 가장 주요한 흐름이 될 것이고 중국식 현대화와 새로운 질적 생산력, 고품질 발전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이고 눈 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저는 중국의 ‘신품질 생산력’ 즉 신에너지 신소재 등 신흥산업과 미래산업에서의 혁신을 앞세우는 생산력에 대한 정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신품질 생산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9월에 처음 언급한 키워드인데요. 기존의 경제성장 방식, 즉 인력과 자원을 생산하여 발전을 해 나온 것과 달리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과 첨단기술을 육성하고 높은 수준의 과학기술의 자립을 이루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즉, 미국과의 분쟁 이후 중국은 미국이나 선진국의 기술의존도를 낮추고 자립으로 기술혁신을 이루는 정책 추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사실,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첨단제조업, 고부가가치 장비, 하이테크 산업과 육성을 잘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나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인 반도체, 인공지능, 핀테크 등 첨단산업의 육성에서 세계적인 기술 강국으로 자립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왔죠.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지침과 지원으로 중국의 화웨이, BYD(비야디)와 같은 민간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정책적 방향은 분명 금융시장에는 나쁜 소식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성장둔화가 예상되지만, 중국정부의 첨단분야의 투자나 지원에 대한 정책들은 투자자들에게 있어서 ‘중국은 여전히 장기적으로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여길 것으로 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중국은 최근 3년간 특히 전기차, 신에너지차량,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추동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의 민간기업들은 경쟁력을 갖추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중국시장의 투자추이를 보아도 경기둔화라고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와 투자는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이번 3중전회의 첨단산업에 대한 정책들은 투자자들에게 있어 장기적 승자를 찾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회의였으리라 봅니다.
Q3. 지난 5월에도 중국은 상품 무역 수출입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내고 세계에 막대한 소비력 공급 또는 고급화•지능화•녹색화 제품을 수출하며 세계 경제 회복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올 들어 여러 국제기구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상향 조정을 했고, IMF는 중국 경제가 1% 성장할 때마다 중국과 연계된 경제는 0.3% 더 성장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죠. 이 교수님은 올해 중국의 상반기 경제성장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아울러 올 하반기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 교수: 일각에서는 중국이 올해 2분기 GDP가 예상치를 대폭 하회, 4.7%를 기록하며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실 세계 경제의 GDP의 평균은 3% 정도라는 통계로 본다면, 여전히 중국은 높은 성장을 유지하는 국가인 것은 틀림없습니만, 경기둔화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다만, 중국은 5%대 GDP 성장을 방어하는 것이 전반적인 중국의 목표이므로 1년 단위로 5%대 성장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 예상합니다.
특히, 중국 GDP의 3분의 1 이상(약 40%)을 차지하는 것이 중국의 소비입니다. 그런데 지표들을 보면 중국의 상반기 소비가 감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리고 이 소비의 감소는 현재 중국 경기 둔화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 따라서 현재 중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라 볼 수 있습니다. 최근 2년 정도 중국의 내수부진과 경기둔화는 아무래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용시장 악화가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는 중국 내수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5%대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 중국은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아야 하고, 부동산 경기 침체에 대한 부분이 지금은 급선무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이미 부동산 경기 부양책에 대한 정책들은 나와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혁신적인 정책이 나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내수부진은 계속될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에 경기침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에는 5%대의 경제성장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4. 일련으로 중국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나아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이 교수: 네. 중국은 전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이릅니다. 이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지만 여전히 중국의 경제 성장과 둔화는 주변국과 세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국가입니다. 그 중에 한국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주변국으로 현재의 중국 경기침체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여전히 중국 경제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를 테면, 모두 아시다시피 한국의 수출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중국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20%가 넘습니다. 또한 우리는 이미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도 경험했듯이 중국의 공급망 변화에도 한국은 대안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나오고 있지만 한국은 특별한 대안이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가령, 한 통계를 보면 한국은 중국에 70%이상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품목이 2021년 기준 약 1000개가 넘는데, 반면에 중국은 한국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70%가 넘는 품목은 30개 정도라 합니다. 그리고 치열한 중국시장에서의 경쟁에서 한국기업이 우위를 가지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한국기업의 중국에서의 입지는 더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 한국은 이러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전략적 다변화, 경쟁력 강화 등에 노력해야 하는 시기라고 봅니다.
Q5. 이 교수님은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 정책인 후강퉁(滬港通) 제도의 경험은 물론 투자와 국제금융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중국전문가로서 중∙한 경제 교류협력 발전을 위한 연구와 발표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 동안 추진해 오신 활동이나 성과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이 교수: 제가 증권사 재직시절에 중국 자본시장의 부분개방과 전면개방(후강퉁)을 직접 시장을 경험하고 중국 자본시장에 투자했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낍니다. 증권사 국제팀(International Desk)에서 IB Banker로 근무할 때 중국 자본시장의 부분개방 시기에는 직접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획득 외에 베이징 지사 설립도 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분석과 투자에 대해 국제금융가로 인정받아 여러 방송의 패널 참여와 강연을 했습니다.
저는 경영과 경제에 관한 연구의 핵심이 '개혁과 금융'인만큼 현실과 이론에 대한 이해와 연구를 인정받아 핀테크나 중국기업에 관하여 자문 그리고 금융가들이 모인 중국자본시장연구회 같은 기관에서 강연도 했고요. 올 들어 최근에는 중국기업의 기술혁신과 중국의 환경정책, 중국 기업의 ESG에 대한 연구 관련으로 베이징외국어대학 교수팀과 교류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 경영' 주제의 학술발표에 이어 중국 쓰촨사범대학(四川师范大学) 초청으로 '해외 게재(publication) 트렌드와 연구 방법' 등에 대해 중국어로 발표하는 학회에 참석했습니다.
중국 샤오미 기업의 레이쥔(雷军) 회장은 청년 대상 강연에서 "人因梦想而伟大, 又因坚持梦想而成长。只有脚踏实地的成长, 才能让自己内心充实, 眼里有光, 时时刻刻充满力量!사람이 위대한 것은 꿈을 꾸기 때문이고, 꿈을 꾸면 성장한다. 성실하게 성장했을 때 자신감도 상승하고, 눈에서 빛이 나고, 항상 에너지가 넘친다"라고 강조를 합니다. 참 귀감이 되는 메시지인데요.
저도 실현하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리서처(researcher∙연구자)로 살아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석∙박사과정 기간에는 국제경영과 국제금융시장에서 경험한 이론을 접목한 연구에 몰두했었고요. 특히, 앞서 말씀드렸던 후강퉁과 같은 중국의 정책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부터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의 국제 경영, 중국 기업의 기술혁신, 지속가능성장, 국제경영, 국제금융 연구와 중국에 관한 연구에 깊이를 더 하면서 꿈을 이루는 단계를 밟았습니다.
저는 현재,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영어박사과정과 중국이중언어석사과정 주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두 과정 모두 우수한 외국인 인재를 유치하고 리서처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영어박사과정에서는 논문작성 연구방법론을 주로 강의하고 있습니다. 토론식의 교수법을 통해 실제로 많은 외국인 박사생들이 이 강의를 통해 논문을 완성하고 저널에 게재하는 방식이지요. 대학원 강의평가에서도 1위를 차지하는 호감을 받고 있습니다.
Q6. 이 교수님은 영어와 중국어 이중언어가 뛰어난 강점을 기반으로 대학에서 후학에 계시고, 대부분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경험을 한 젊은층 외국인 박사생들로 구성된 리서치 팀을 중심으로 '중국연구'를 중점 강의하신다고 들었어요. 외국인 박사생들의 중국연구와 한국인 박사생들의 중국연구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이 교수: 네. 저의 주요한 연구분야 중 하나는 중국입니다. 대부분 중국인 박사생들과 많은 연구를 하고 해외 저널에 게재하고 있습니다. 한∙중 양국 박사생들의 중국 연구에 대한 공통점은 ‘열정과 의지’입니다. 박사생들의 경우 이제는 오직 리서치(연구) 실력만이 자신을 증명하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리서처로서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만큼 또한 이들이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리서치를 하는 것은 전세계 글로벌 박사생들의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중국연구를 하는 분야나 관점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한국의 많은 연구자들은 중국을 연구하는 것을 생소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연구를 하는 제가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중국은 신흥국이지만 빠르게 제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국가로서 이 과정에서 많은 다국적 기업이 탄생했습니다. 이는 중국 특유의 정책, 제도, 사회적 배경, 경영 기법 등 많은 부분들이 만들어낸 결과로 경영학의 관점에서도 흥미로운 컨텍스트가 공존하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중국은 가장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연구분야 중 하나이고 학계에서도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분야입니다. 많은 인재급 중국 박사생들은 중국의 컨텍스트를 잘 이해하고 있고 강점을 살려 여러 가지 주제를 리서치 합니다. 즉, 중국 박사생들은 신흥국과 경제대국의 컨텍스트가 공존하는 중국에서의 기업경영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주제(국제경영, 진입, 재무적 성과 등)나 기술혁신, 정책과 경영뿐 아니라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ESG, sustainability)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합니다. 이러한 강점들이 좋은 게재실적을 내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희 세종대학교 대학원에서 저와 함께 연구하는 엘리트 중국인 박사생들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난 이후 중국으로 귀국해서도 각자의 전공 분야에서 자신들의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지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는 중국 학계나 여러 채널의 교류를 통해서 박사들이 학계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미 학계에 자리를 잡은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지원하고 응원해서 잘 성장한 엘리트들이 결국은 한∙중 양국 간 발전의 밑거름이자 주역들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7.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자 중∙한 수교 32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중∙한 양국이 더 질적으로 향상된 발전을 실현해야 할 시점에서 중∙한 양국 간 미래 30년을 향한 도전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또 더 나은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서 각자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짚어주신다면요?
이 교수: 한∙중이 수교국으로 32년이 된 이래 양국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확보한 양국이 지금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것은 ‘관계의 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중국은 멀고도 가깝고 어려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양국간 협력의 공간은 넓고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 통계를 관심 있게 본 적이 있는데요.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약 70%에 달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중 관계는 회복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80%라는 기록이고요. 이것은 한국인은 중국의 급부상에 대한 우려와 경계는 있지만, 여전히 양국 관계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모두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국에 대한 한국의 경제적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관계가 나아지는 것에 대한 기대도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제가 증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한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질문입니다. 한국의 교육(대학)을 포함한 대부분의 산업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을 매우 오랫동안 해 왔지만 1+1 전략 정도 외에는 해답을 찾기 힘든 상황입니다.
우리가 여전히 직시해야 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면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향후 10년 이내에 중국 외 다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몇 나라 중 인도 정도가 유망할 수는 있겠지만 중국만큼 빠르게 제도를 갖추며 성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즉, 제2의 경제대국(G2) 중국의 입지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며 중국보다 매력적인 대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저는 한국 내 주요 정부 기관에서 청년 자문 역할을 해오고 있고, 많은 젊은 층의 중국인 박사생들과 연구를 하고 있으니 한∙중 양국의 청년층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중 두 나라의 젊은 세대들은 서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한류 등 다양한 영향으로 부정적 인식은 많이 완화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부정적 인식의 개선을 위해서는 각계 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특히, 한국의 기성세대들은 중국을 후진국이라 생각하고 있거나 중국의 빠른 경제발전을 인정하기 보다는 거부하거나 경계하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G2 경제대국 반열에 오른 중국은 이러한 한국의 시선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양국의 서로간 시선에 대한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울러 기본적으로 현재 한∙중 관계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민간 기업들의 활발한 인적 물적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국 정부의 지원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무엇보다도 감정적 갈등이 악순환에 매몰되지 않도록 양국 각 세대들간 양국을 인식하는 감정의 배경을 서로 이해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것이야 말로 한∙중 협력을 위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중 양국의 젊은 세대들이 많은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국 대학이 앞장서면 가능하리라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은미(李垠美∙Eunmi Tatum Lee)프로필
• 한국 세종대학교 경영경제대학원
- 영어박사과정(English Ph.D. Track) 주임교수
- 중국이중언어석사과정 주임교수
[학력]
• 중국 베이징대학(北京大学) 국제관계학부 외교학 졸업
• 한국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 한국 연세대학교대학원 국제경영학 박사학위 취득
[중국관련 주요연구]
• Breaking status-quo inertial use of incumbent payment to adopt mobile payment: A contingency perspective. International Journal of Human–Computer Interaction, 1-13. (제1저자, SSCI, 2023)
• Too much of a good thing? Exploring the curvilinear relationship between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and corporate financial performance. Asian Journal of Business Ethics, 11(2), 399-421. (제1저자, ESCI, 2022)
• Knowledge distance and innovation performance: the moderating role of internationalization breadth and depth. Asian Business & Management, 22(3), 1131-1154. (제1저자, SSCI, 2023)
• 비야디(BYD)의 성장역사와 성공전략. 경영사연구(경영사학), 39(2), 33-65. (교신저자, KCI, 2024)
• 한국기업의 아시아 해외직접투자 진입방식에 관한 연구. 국제경영리뷰, 25(2), 1-18. (교신저자, KCI, 2021)
• 중국 내 지역적 차이가 중국기업의 내외부 요인과 녹색기술혁신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국제경영리뷰, 24(3), 95-108. (제1저자, KCI, 2020)
• 후강퉁(沪港通) 시행과 국제분산투자효과. 재무관리연구 35.4 (2018): 21-44(제1저자, KCI, 2018)
인터뷰: CMG한국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