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길림)
중국의 유명한 고성(古城) 시리즈 중 예순 아홉 번째는 아름다운 강변의 도시 길림(吉林)이다. 송화강(松花江)은 아름다운 경치와 영롱한 상고대 경관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북산(北山)의 절과 지금까지 이어오는 절간장은 사람들에게 길림의 유구한 이야기를 전한다.
길림성 중부에 위치한 길림시는 길림성 제2의 도시이다. 길림시는 삼면이 강물에 둘러 싸이고 장백산(長白山)의 지맥이 둘러선 도시이다. 송화강이 S자로 도시를 감돌아 흐르며 길림을 아름다운 강변의 도시로 만든다.
또 백산호(白山湖)와 홍석호(紅石湖), 송화호(松花湖)가 송화강 주변에 펼쳐져 길림시에 아름다움을 더하고 고대 문화의 유적지인 서단산(西團山)과 동단산(東團山)이 서로 마주 바라보며 길림시의 문화적 바탕색을 짙게 한다.
(사진설명: 예스러우면서도 모던한 길림)
주변에 산발이 둘러서고 강물이 도시를 감돌아 흐르는 길림은 ‘사면에 청산이 둘러서고 삼면이 강물이며 도시의 반은 산색(山色)이요 반은 강성(江城)’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길림시는 원래 만(滿)족어로 ‘길림오라(吉林烏拉)’라 불렀는데 그 의미가 바로 ‘강변의 도시’이다. 명(明) 나라 때인 1400년대 초반 요동도(遼東都) 지휘사(指揮使) 유청(劉淸)이 군대를 거느리고 이 곳에 식량 운송을 위한 조선소를 세우고 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길림의 정치와 경제, 군사 위상이 날로 높아졌다.
청(淸) 나라 때인 1673년 이 곳에 성곽을 쌓고 1676년에 녕고탑(寧古塔)의 수비 장군이 조선소에 입주하면서 지명을 길림우라(吉林烏拉)로 고쳤다. 그때로부터 길림은 청 정부가 송화강과 우수리(烏蘇里)강, 흑룡강 유역을 지배하는 정치와 군사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사진설명: 용담산 수뢰의 설경)
길림시 동쪽의 용담산(龍潭山)에 위치한 고구려산성(高句麗山城)은 기원전 37년에 신축한 고구려의 군사보루이다. 산성은 기복을 이룬 산등성이를 따라 아찔한 벼랑 위에 솟아 있다.
성벽의 최고 높이는 10m, 둘레는 2,300m, 너비는 10m 정도이다. 성벽의 네 귀퉁이에는 전망대를 하나씩 세웠는데 남쪽의 전망대가 가장 높아 해발 388m로 남천문(南天門)이라 불린다.
산성의 서북쪽에는 화강석으로 네모나게 쌓은 연못이 있는데 맑은 물이 담겨 있다. 수뢰(水牢) 혹은 용담(龍潭)이라 불리는 이 연못은 과거 산성의 저수탱크였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북산)
수루에서 250m 떨어진 곳에 둥근 한뢰(旱牢)가 있는데 깎아 지른 바위로 쌓은 3m 깊이의 이 웅덩이에는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는다. 이 한루는 과거 군수품을 저장하던 곳이다.
북산(北山)은 길림에서 절 건물이 가장 많이 집중된 곳이다. 산을 안고 조성된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따라 숲이 울창한 산을 오르면 길림시가 한 눈에 안겨와 마음이 탁 트인다.
북산의 높지 않은 두 산 봉우리 주변에는 관제묘(關帝廟)와 약왕묘(葯王廟), 감리궁(坎離宮), 옥황각(玉皇閣) 등 네 개의 절이 있고 이런 절에서는 200년 동안 끊이지 않고 절간장 행사가 이어져 내려 온다.
(사진설명: 예스러운 길림 문묘)
해마다 열리는 북산 절간장은 4월 초파일 석가모니 탄신 절간장과 4월 18일 삼소낭랑(三宵娘娘) 절간장, 4월 28일의 약왕묘 절간장 등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1742년 길림시에 동북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공자(孔子)의 사당 길림 문묘(文廟)가 신축되었다. 중국 4대 문묘 중 하나인 길림 문묘는 대성전(大成殿)과 숭성전(崇聖殿) 등 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세 겹의 마당에 주요 건물이 솟아있고 그 주변에 64채의 부대 건물이 조화롭게 펼쳐진 길림 문묘에는 공자의 일대기 전시가 있고 또 길림 비림(碑林) 등 명소도 있어 문묘에 문화적 함의를 더한다.
(사진설명: 송화강의 상고대)
길림의 겨울은 100일에 가깝게 길지만 앙상한 동북의 다른 도시 겨울과 달리 추운 겨울 하얗게 피어 나는 다채로운 상고대가 푸른 소나무와 함께 강변의 도시 길림을 고결하고 순수한 동화 속 세상으로 만들어 길림의 겨울은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무송(霧凇)이라고 하는 상고대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길림 고유의 경관으로 장강삼협(長江三峽), 계림산수(桂林山水), 운남석림(雲南石林)과 함께 중국의 4대 기이한 자연 경관으로 인정된다.
겨울이 되면 길림 동남쪽에 펼쳐진 중국 최대의 인공호수 송화호(松花湖)에 1m 두께의 얼음이 얼고 그 밑으로 흐르는 호숫물이 풍만(豊滿) 수력발전소의 터빈을 거쳐 송화강으로 흘러 든다.
(사진설명: 몽환적인 상고대)
수력발전소를 경유한 강물은 수온이 상승해 발전소 댐 하류의 100km 구간의 강물이 엄동에도 얼지 않는다. 그리고 황혼이나 이른 아침이면 수면에서 물안개가 피어 올라 강변의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서리꽃을 피운다.
주변에 산이 둘러서고 강물이 삼면으로 도시를 감돌아 흐르는 길림의 지형으로 인해 쉽게 흩어지지 못한 물안개가 차가운 나뭇가지와 기타 물체에 접촉한 후 아름다운 상고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길게 뻗은 송화강 기슭에 가득 피어난 서리꽃은 벌거벗은 겨울의 나무에 하얗고 영롱한 옥의 꽃을 피우고 강물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를 배경으로 강변의 도시를 동화 세계로 만든다.
(사진설명: 겨울철 우라고진의 일각)
길림은 만족의 중요한 발상지 중 하나이다. 길림시에서 서북쪽으로 30km 거리, 남쪽으로 용담산을 바라보고 북쪽으로 봉황각과 이웃하며 서쪽으로 송화강과 연결되며 동쪽으로 장백산 지맥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우라고진(烏拉古鎭)은 만족의 발상지이다.
현재 이 곳에는 사당 4개, 절 8개, 저택 4개, 골목 8 갈래, 옛 거리 등 고건물이 보존되어 있다. 그 중 우라고진의 주된 명소로는 우라총관 관아 건물과 후부(侯府), 괴부(魁府), 백화점장대(白花點將臺) 등이다.
만족의 중요한 발상지 중 하나인 길림에서는 다채로운 만족문화가 형성되어 중국의 전통문화를 풍부히 하고 중국민족보고에 소중한 문화적 부를 축적했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길림)
길림의 의식주행, 그리고 제사 등 여러 분야에는 만족문화의 흔적이 역력하며 길림 곳곳에서 수백 년 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만족의 민족 의상인 마고자와 치파오는 중국 전역은 물론이고 해외에까지 널리 전파되었다.
만족의 요리는 더욱 특색이 있다. 그 중 선지 순대와 돈육, 야채를 넣은 요리 백육혈장(白肉血腸)은 길림에서만 맛 볼 수 있는 길림 고유의 음식으로 한 번 맛 보면 단번에 그 개운하고 깊은 맛에 매료된다.
또 넓은 정원의 사면에 집을 짓고 건물의 외벽은 물고기 등 다양한 조각이 새겨진 벽돌로 쌓으며 정원의 동남쪽에 삭라간(索羅竿)이라고 하는 차례에 필요한 깃대를 세운 건물이 바로 만족 사합원(四合院)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