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0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에 대한 최종 판결을 발표해 중국 수출 기업들에 17~36.3%의 상계관세(테슬라의 단독 세율은 9%)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사는 2023년 9월 13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유럽의회 연례 정책 연설 중 EU 전기차 산업의 전환 및 발전을 위한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발의했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그 해 10월 4일 예상을 깨고 직권을 이용해 자주적으로 입안했다.
하지만, EU의 이번 조사 및 최종 판결에 대해 EU 회원국, 자동차 산업 단체와 기업, 싱크탱크 및 학자들은 “반보조금 정책은 ‘공정 무역’의 명분 하에 실시하는 보호주의 관행”이라고 지적하면서 “EU의 전기차 산업 발전을 위해 경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사실 EU의 이번 조치는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전환을 위한 새로운 한 차례 글로벌 게임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국가에서 '신삼양(新三樣:태양광 제품, 전기차, 리튬 배터리)’을 산업 발전의 우선 순위로 간주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EU가 대표적이다. EU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시행을 강력히 비판하는 동시에 EU 회원국의 신삼양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대폭 늘렸다.
특히 2019년 EU 집행위원회가 '유럽 녹색 신정책'을 발표한 이후 녹색 에너지 전환에 중점을 두고 신삼양 등 신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듬해 또 '유럽 산업 신 전략'을 발표하여 산업의 녹색 전환을 위한 투자 및 재정 지원을 제공할 것을 명확히 지적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EU 집행위원회는 '유럽 공동 이익을 위한 중요한 프로젝트' 계획에 따라 배터리, 수소 에너지, 마이크로 전자, 통신 기술, 차세대 클라우드 인프라 및 서비스에 대해 총 362억 유로 규모의 국가 지원(총 320개 프로젝트)을 승인했으며, 그 중 배터리 산업에만 68개 프로젝트(약 21%)에 61억 유로(약 17%)에 달하는 보조금을 승인했다.
EU가 거액의 보조금을 투입해 신삼양과 같은 신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목적은 유엔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더욱 중요한 것은 이 기회를 빌어 EU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선도 지위를 구축하기 위한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