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0 09:49:51 출처:cri
편집:李仙玉

[왕안석 편-1] 바야흐로 실행될 변법

(사진설명: 왕안석 화상)

변법의 개혁가 왕안석

고대 중국의 위대한 정치가이자 사상가, 개혁가, 문학가인 왕안석(王安石)은 경제와 군사, 교육 등 다방면을 아우르는, 개혁의 이념이 앞서가고 심원한 영향을 미치는 왕안석변법(王安石變法)을 추진했다.

하지만 왕안석의 개혁은 당시 봉건제도의 국한성, 그리고 집행과정에 사리사욕을 챙긴 관리들 때문에 궁극적으로 실패했다. 가령 당시 왕안석의 변법이 성공했더라면 중국은 천여 년 전에 자본주의 사회를 향해 힘차게 달렸을 것이다.

‘중국역사상 개혁의 제1인’이라는 평가를 받는 왕안석은 문학에서도 거대한 성과를 거두어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 중 한 명인 그의 시는 절묘함으로 세상에 이름이 자자하다.

변법의 개혁가 왕안석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아보자.

제1회 바야흐로 실행될 변법

20살의 송신종(宋神宗)이 보위에 올랐다. 패기로 넘치고 큰 뜻을 가진 젊은 황제는 불빛을 빌어 선 황제에게 올린 왕안석의 만언서(萬言書)를 읽고 있었다. ‘세상의 힘으로 세상의 부을 낳고(因天下之力以生天下之財) 세상의 부를 모아 사람들이 쓰게 한다(收天下之財以供天下之費)’는 말에 신종제는 손뼉을 치고 급히 재상 한기(韓琦)를 불렀다.

“짐은 왕안석을 알고 싶소. 그가 한 때 경의 수하에서 일을 했는데 사람 됨이 어떻소? 얼른 말해보시오!”

“왕 학사(學士)는 올해 48살입니다. 그는 22살 때 4등으로 진사(進士)에 급제했고 그의 글과 시는 모두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비서랑(秘書郞)과 현령(縣令), 통판(通判), 지주(知州), 삼사도지판관 (三司度支判官), 공부랑중(工部郎中) 등 여러 관직에 있었는데 후에 모친의 병사로 고향에 돌아가 시묘를 했습니다. 폐하께서 올해 보위에 오르신 후 그를 강령지부(江寧知府)로 임명하셨고 또 9월에 한림학사(翰林學士)로 부르셨습니다.”

“짐은 그를 재상으로 임명해서 변법을 시행하고자 하오. 경의 생각은 어떻소?”

“그를 한림학사로 두는 것은 그의 재능을 썩히는 일이지만 재상은 안 될 것입니다.”

“이유는 무엇이오?”

“그는 재능도 아주 많고 인품도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성격이 집요하고 인심을 모을 줄 모릅니다. 또 책만 읽고 몸을 씻지 않아 아주 불결합니다. 한 번은 그의 얼굴이 하도 검어서 그의 부인이 그가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의사를 보였는데 진맥을 마친 의사가 어디 아픈 게 아니라 얼굴을 씻지 않아서 검게 된 것이니 얼굴을 씻으면 된다고 진단했다 합니다. 이렇게 깔끔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재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짐이 그와 같이 잠을 잘 것도 아닌데 그게 뭐 어때서 그러시오?”

웃으며 이렇게 대꾸한 신종제는 즉시 왕안석을 불러 물었다.

“경은 나라를 다스리는 데서 시급한 일이 뭐라고 생각하시오?”

“변법의 시행이 시급합니다.”

왕안석의 대답에 황제가 또 물었다.

“가령 변법을 시행한다면 가장 시급한 것은 또 뭐라고 생각하시오?”

“새로운 시책을 추진하고 풍속을 개변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왕안석이 막 말문을 떼는데 신종제는 이 한 마리가 왕안석의 수염으로 기어 오르는 것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이를 잡는 것이군 그려.”

말을 마친 송신종이 내시에게 일렀다.

“얼른 왕 경을 도와 이를 잡도록 하라!”

왕안석이 태연한 얼굴로 아뢰었다.

“쌀이 있으면 벌레가 생기기 마련이고 사람이라면 몸에 이가 있기 마련인데 그걸 왜 잡으시려 하십니까?!”

그 말에 송신종은 큰 소리로 웃었다.

왕안석과 몇 번에 걸쳐 이야기를 나눈 송신종은 그를 참지정사(參知政事)에 이어 수상(首相)으로 임명해 신법을 추진하게 했다.

그 해는 희녕(熙寧) 2년(1069년)이었다.

반 백의 나이에 재능을 펼치고 뜻을 이룰 기회를 얻은 왕안석은 고목에 꽃이 피듯, 가뭄에 단비 내리듯 환희로 설렜다.

마침 원일(元日), 설날이었다. 이른 아침 잠에서 깨어난 왕안석이 창문을 여니 봄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꽃 향기와 술 향기가 풍겨왔다. 곳곳에서 새 해를 맞이하는 폭죽소리가 울리고 생기로 넘친 천지는 만물이 새로워지는 환락의 분위기로 넘쳤다. 기분이 좋아진 왕안석은 시흥을 느껴 당장에서 붓을 들어 <원일(元日)>을 지었다.

폭죽소리 가운데 또 한 해가 저물고(爆竹聲中一歲除)

따스한 봄바람이 술동이에 스며드네(春風送暖入屠蘇)

집집마다 아침햇살 밝게 비치고(千門萬戶瞳瞳日)

모두들 복숭아나무 부적을 새것으로 바꾸어 거네(總把新桃換舊符)

왕안석이 보기에 오랫동안 쌓인 나라의 적폐를 제거하기 위한 변혁과 새로운 기풍을 만들어 나갈 참신한 법은 세상을 비출 따스한 봄볕과 같았고 그러니 집집마다 복숭아나무 부적을 새것으로 바꾸어 거는 것이었다.

나이는 반백을 바라보지만 왕안석의 마음은 아주 젊었다. 오로지 변법에만 골몰한 왕안석은 또 자신의 생활이나 주변의 눈빛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만 빠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신 법이 발표되자 마술 지팡이처럼 조정을 혼란하게 만들고 민심을 흔들어 정치와 경제의 폭풍이 곧 다가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다음 회에 계속)

공유하기:
뉴스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