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5 10:25:44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성-99] 안경: 전통극 황매희의 고장

(사진설명: 아름다운 안경)

중국의 유명한 고성(古城) 시리즈 중 아흔 아홉 번째는 전통극 황매희(黃梅戱)의 본고장인 안경(安慶)이다. 안경을 언급하면 사람들은 먼저 아름다운 리듬의 황매곡조와 300년 동안 문단을 지배한 동성파(桐城波)를 머리에 떠올린다.

하지만 오늘날 안경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이 뿐만이 아니다. 800여 년의 유구한 역사가 아름다운 경치의 옛 도시 안경에 수많은 문화재를 남겼기 때문이다.

안휘(安徽)성 서남부에 위치한 안경은 장강(長江) 하류의 유명한 도시이다. 안휘성과 호북(湖北)성, 강서(江西)성 세 성이 만나는 곳에 자리 잡은 안경은 우월한 지리적 여건으로 예로부터 요충지였다.

(사진설명: 멀리서 본 안경고성)

과거에 회녕(懷寧)이라 불린 안경은 선성(宣城)이라는 별칭도 가진다. 남송(南宋) 때 안경군(安慶軍)이 주둔했다고 해서 지명도 안경이라 바꾸었으며 1217년에 안경성을 축조했다.

8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안경은 안휘성의 중심도시 중 하나로 높은 위상을 자랑한다. 안경은 1736년부터 1937년까지 줄곧 안휘성의 소재지였고 안휘라는 명칭도 ‘안경(安慶)’의 ‘안(安)’자와 ‘휘주(徽州)’의 ‘휘(徽)’자를 합친 것이다.

경내에 환산(晥山)이 있고 그 산자락으로 환하(晥河)가 흐르는 안경은 옛 고환국(古晥國)의 소재지였다. 그로 인해 안휘성은 또 ‘환(晥)’자를 약칭으로 사용한다.

(사진설명: 아름다운 능호공원)

산 좋고 물 맑은 안경은 북쪽으로 용산(龍山)을 가까이 하고 남쪽으로 장강과 연결되며 서쪽으로 환하, 동쪽으로 석당호(石塘湖)와 이웃한다. 그리고 도심에 사자산(獅子山)과 봉황산(鳳凰山), 릉호(菱湖), 진담호(秦潭湖)가 자리잡은 안경은 거대한 정원을 방불케 한다.

북쪽의 대룡산(大龍山)-석당호 풍경구는 산과 물과 바위와 숲과 동굴이 하나로 어우러져 독특한 경관을 펼치고 서쪽에 위치한 진독수능원(陳獨秀陵園)에서는 고요한 숲이 명물이다.

강가에 조성된 외탄(外灘)공원은 길이가 5km에 달해 아름다운 경관 벨트를 형성하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능호(菱湖) 공원은 근년에 새로 조성한 연호(蓮湖) 공원, 시민공원, 대호(大湖) 풍경구 등과 하나로 연결되어 안경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사진설명: 예스러운 진풍탑)

도심에 위치한 세태사제(世太史第)와 탐화제(探花第), 태평천국(太平天國) 영왕부(英王府) 등 고건물은 (明)나라와 청(淸)나라 풍격을 유지하며 안경에 예스러움을 가미한다.

안경에는 ‘안경을 보고 나면 더는 탑을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 탑이 바로 1570년에 축조한 진풍탑(振風塔)이다. 사서에 의하면 당시의 안경 지부(知府)는 산발이 모두 안경성의 서북쪽에 집중되고 동남방향으로는 강물이 거침없이 흐르기 때문에 안경의 문화가 발달되지 못했다고 여겼다.

안경 지부는 안경성의 학풍을 바로잡기 위해 동남쪽에 탑을 세우고 ‘진풍(振風)’이라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안경성 동남쪽의 강가에 우뚝 솟은 진풍탑은 팔각형으로 된 7층 탑으로 ‘만리 장강의 제1탑’이라 불린다.

(사진설명: 예스러운 삼조사)

안경은 중국 선종(禪宗)의 성지이다. 2천여 년 전의 동한(東漢) 초반에 불교가 중국에 전파된 후 당(唐)나라 때까지 선종은 중국 불교의 주류가 되었다.

중국 선종의 비조 이조(二祖) 혜가(慧可)스님이 달마대사의 심법(心法)을 받고 남하해 선종을 창설했으며 삼조(三祖) 승찬(僧璨) 스님이 선종의 이론체계를 완성했다.

안경에는 현재도 이조선당(二祖禪堂)과 삼조사(三祖寺), 영강사(迎江寺) 등이 보존되어 있다. 산세를 따라 산자락에 조성된 삼조사는 남쪽의 산문(山門)에서 시작해 북쪽으로 가면서 대웅보전(大雄寶殿)과 천불전(千佛殿), 조사전(祖師殿), 각적탑(覺寂塔) 등 건물이 점점 더 높게 줄지어 장관을 이룬다.

(사진설명: 황매희 예술가 엄봉영 기념관 일각)

안경은 전통극의 고장이다. 청나라 때인 1700년대 안휘와 호북의 접경지대에서 발원한 채차조(采茶調)가 안경에 이른 다음 현지의 방언과 접목되고 예술인들의 계승과 선양을 통해 내외에 명성이 자자한 전통극 황매희(黃梅戱)로 발전했다.

황매희는 빠른 발전을 가져와 <천선배(天仙配)>와 <여부마(女駙馬)> 등 사람들에게 익숙한 많은 곡목을 창작했고 황매희 연극단인 휘반(徽班)은 청나라의 도읍이었던 베이징(北京)에서도 공연해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휘반의 리더인 정장경(程長庚)이 황매희에 다른 지방의 전통극인 곤곡(昆曲)을 융합하고 한조(漢調) 등 곡조를 받아 들여 베이징 오페라라 부르기도 하는 경극(京劇)을 창조했다.

(사진설명: 안경고성의 고대 극장 건물)

안경은 장편서사시 <공작동남비(孔雀東南飛)>와 ‘대교소교(大喬小喬)’ 등 유명한 이야기가 발생한 곳이자 약 300년 동안 중국의 문단을 지배한 ‘동성파(桐城派)’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안경은 또 중국 신문화(新文化)운동의 선구자이자 중국공산당 창설자 중 한 명인 진독수(陳獨秀)와 경극의 비조 정장경, 서예 전각가 등석여(鄧石如), 황매희 예술가 엄봉영(嚴鳳英) 등의 고향이다.

유구하고 독특한 고환국의 문화와 소탈하면서도 고요함을 주장하는 선종문화, 지방특색이 짙고 내용이 풍부한 희극문화, 우아하고 아름다운 언어를 주장하는 동성파문화가 어우러져 독특한 안경문화를 형성한다.

(사진설명: 안경고성의 성문)

풍부한 인문자원으로 인해 안경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일찍 근대 문명을 받아 들인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1861년, 청나라 후반의 정치가이자 군사가인 증국번(曾國藩)은 당시 중국에서 앞서가는 과학자들을 안경에 초청해 중국 최초의 증기기관과 동력선박을 제조했다.

진독수가 안경에서 강연하면서 처음으로 ‘신문화(新文化)’ 운동을 제출했으며 안휘성 최초의 발전소와 최초의 상수도 공장, 최초의 전보국, 최초의 전화, 최초의 현대 도서관 등도 모두 안경에서 탄생했다.

안경의 거리와 골목을 거닐면 여전히 안경성의 예스러운 운치가 느껴진다. 오늘날도 안경성은 아름다운 경치와 수많은 문화재, 풍부한 사연으로 사람들에게 흘러간 이야기를 전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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