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5일부터 제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와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페루 리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차례로 열렸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한중관계전문가인 한중경제사회연구소 강호구 소장(이하 ‘강소장’으로 약함)과 관련 화제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다음은 강소장과 나눈 일문일답]
Q1. 강소장님은 한중경제사회연구소 설립 이래 중국 경제 연구를 중심으로 중∙한 양국 간 교류∙협력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셨다고 들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추진해 오셨는지 간략 소개 부탁드립니다.
강소장: 네. 저는 20여 년의 중국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지 올해로 3년째에 들었어요. 저는 경제학을 기반으로 국제학을 연구하면서 중국 관련 여러 주제발표, 강연, 강의 등으로 중국 현지에 가 있기가 다반사인 데, 오늘은 한국에 있는 중 중국중앙방송총국(CMG)의 인터뷰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막 귀국한 당시 2022년초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국과의 왕래가 2년간 단절된 상황으로 양국 관계가 소원하였었죠. 과거 한중 양국은 수교 이전 반 세기에 가까운 긴 시간을 단절된 채 상이한 체제와 제도를 구축하였으나, 1992년 수교 이후 오랜 수직적 협업에 기반한 경제적 공동 이익 창출이 이러한 갈등 유발 요인을 상쇄하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수직적 협업이 수평적 경쟁 구조로 바뀌면서 발생한 갈등이 정치를 비롯한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저희 한중경제사회연구소는 양국 간 서로 상이한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현재 학중(学衆) 각지 140명 이상 청년학자 풀을 보유한 한중 청년학자들의 연구소로 성장하였습니다. 연구소의 궁극적 목표는 한중 양국 간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우호적 학술 연구 전개, 무한경쟁에 직면한 “한중 양국 청년학자의 활동을 위한 학술 플랫폼 구축”입니다.
저는 다년간 양국 학계 종사 경험을 통해 한중관계에 대한 이해 부족, 양국 학계 내부 자체적 문제점을 인식하였고, 오로지 한중 사회에 대한 올바른 우호적 학술가치 생산을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는데요. 앞서간 학자로서 앞날에 대한 걱정이 많을 한중 양국 연구 관련 청년학자들에게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여 청년들이 하고 싶은 연구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대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연구소 개소 1년 동안 홈페이지, 칼럼, 학술지, 서적 출판 등 학술 생태계 전반 구축에 전념했어요. 청년학자에게 유독 높은 학술 진입 장벽을 무너트리고, 청년학자 포럼과 저명학자 세미나 등 학술교류 활동을 통해 양국 학술교류를 시도하여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향후, 학술적으로는 청년학자 칼럼, 학술지, 동향 홍보 등 학술플랫폼 제공, 대외적으로는 내년 출판법인 인수, 일반인 대상 한중 양국 사회 관련 서적 출판, 저명학자 세미나 등을 통해 한중 양국 청년학자 성장, 한중 사회에 대한 이해도 제고를 통한 한중 양국 관계 개선에 이바지할 예정입니다.
Q2. 지난 11월 15일부터 16일까지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와 18일부터 19일까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제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세계 이목이 집중됐는데요, 이 두 국제 행사를 지켜보시면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을 꼽아 주신다면요?
강소장: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에도 직접 대면 소통해야 갈등 해소, 신뢰 증진 및 협력 모색을 할 수 있습니다. 다자간 플랫폼은 다수 국가들이 한 자리에서 다자간∙양자간 국제 현안을 모색하는 좋은 기회의 장이죠. 이달에 전 세계에서 가장 비중 있는 APEC, G20 두 다자간 플랫폼이 연달아 회의를 열었습니다.
먼저,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APEC은 1989년 설립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다자간 경제협력 플랫폼이죠. 무역투자 자유화, 회원 경제주체 간 경제 기술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APEC 회원 경제주체 GDP 총량이 전 세계 GDP 60%를 초과하니, 이러한 회원 경제주체가 한 자리에 모여 세계경제 성장을 모색하는 것은 향후 발전 방향 제시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겠죠.
이번 페루 APEC 비공식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이 “권한부여(Empower), 포용(Include), 성장(Grow)”을 주제로 세계경제 성장동력이 감소하고 보호주의가 대두하는 현 시점에서 지속가능한 포용적 경제 성장, 효율적 경제협력을 모색하고, 폐막식에서 자유롭고 예측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조성 의지를 담은 정상선언문을 채택한데 주목을 했습니다.
이어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기존 G7 회원국에서 1999년 세계경제에 영향이 큰 선진국, 개발도상국을 추가 확대한 다자간 플랫폼이죠. 현재 G20 회원국 GDP 총량이 전 세계 GDP 90%에 달하니, 세계경제∙사회 전반에 대한 현안을 토론하고 인류사회의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회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년 G20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은 “정의로운 세계와 지속가능한 지구 건설(Build a just world and sustainable planet)”을 주제로 최근 세계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아∙빈곤 퇴치, 지속가능한 성장, 에너지 전환,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등 관련 내용이 포함된 정상선언문 채택을 유심히 보았어요.
이번 다자간 플랫폼 정상회의에서는 특히, 각국 정상들의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미국 최고주의”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큰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봤습니다. 아울러 G20 공동선언문에서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규칙에 기반한 비 차별적인 공정 개방 호용 공평한 다자간 무역 체제를 보장해야 한다”는 언급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가 최근 국가 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Q3. 특히 APEC 비공식 정상회의 기간 중∙한 정상회담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번 회담이 양국관계 발전에 미칠 영향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소장: 네. APEC 비공식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양국 정상이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G20 정상회의 이후 2년만에 소중한 교류의 기회를 맞았는데요, 최근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확정된 상황에서 양국 간 협력과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우선 소통의 중요성을 많이 느낍니다. 한국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통해 중국이 한국에 있어 안보,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제반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중요한 국가라면서 상호존중, 호혜, 공동 이익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길 희망하였고, 양국관계 중심축이 되어온 경제 분야 협력을 더욱 강화하자고 하였습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한중 수교 초심과 선린 우호관계 견지, 공동번영 목표를 이루기 위해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 안정과 번영을 이끌어 가자고 답하였습니다. 특히, 양국 고위급 인원 교류 강화를 통해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고, 공동으로 자유무역체제와 글로벌 산업 공급망을 유지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또한 우호 증진 행사 전개를 확대하자고 하면서, 미디어, 학계, 지역 특히, 청년 교류를 확대하자는 강조도 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언급에 관련하여 중국 정부가 올해 11월 8일부터 한국 국민의 일반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2025년 12월까지 비자면제 정책을 실행하는 것은 인적교류 활성화를 통한 향후 우호적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민간 우호 교류는 양국관계가 소원한 시기에는 오해와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며, 양국관계가 양호한 시기에는 우호를 가속화할 수 있는 촉진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번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양국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양국 우호 증진, 학계, 청년 교류 확대 염원은 저희 한중경제연구소 설립 취지 와도 정확히 부합하는 바이기에 향후 꿋꿋이 활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Q4.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해서 중∙한 양국을 포함한 각국이 경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어떤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는가요?
강소장: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핵심은 생산과 소비의 지속적인 양성적 순환에 달려 있습니다. 양성적 순환을 위해 각국은 비교우위 산업 육성이 필요합니다. 과거 한중 양국은 한국의 기술우위, 중국의 비용우위를 결합한 제품을 전 세계로 수출하였습니다.
비교우위는 동태적으로 변화하는 바, 중국은 장기간 경제성장을 하면서 비용우위가 감소한 대신 기술우위가 형성되었는데, 이는 현재 한국 뿐만 아니라 모든 선진국의 기술우위 포지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즉, 수직적 협업이 수평적 경쟁으로 전환되었습니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서 기술우위를 지켜야만 자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에 과거 미국 트럼프 1기 정부, 바이든 정부는 신흥산업에서의 기술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고, 기존산업에서 중국제품에 대한 고관세부가를 통해 내수시장에서 비용우위를 점하려고 합니다.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된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은 한마디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중 양국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잦은 소통을 통해 대응책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성향은 한중 양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이기에 금번 APEC, G20 등 다자간 경제협력 플랫폼을 통해서 무역자유화와 보호무역주의 반대와 관련해서 각국이 공동의 목소리를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강소장님은 1년의 반 이상을 중국 현지를 오가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올해는 중화인민공화국 창건 75주년이 되는 데요, 그동안 잦은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의 변화상을 피부로 느끼셨으리라 생각하는데요, 인상 깊었던 점들을 꼽는다면요?
강소장: 네. 제가 중국은 2002년에 첫 발을 내딛고, 20여 년 중국 내 전국 각지에서 유학, 취업, 생활을 통해 중국의 변화상을 몸소 느꼈습니다. 특히, 중국 정부의 효율적인 위기대응 거버넌스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2008년 서브프라임 위기가 글로벌 경제 위기로 확대되었는데요. 그 시기 중국은 ‘중국 생산-선진국 소비’의 선진국 시장 의존형 경제성장 모델을 추진하였는데, 위기를 전환점으로 이러한 발전 모델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수요측에서 해외시장 의존도를 낮추면서 내수시장을 키우는 한편, 공급측에서 과거 성장동력인 저렴한 비용에 기반한 노동집약적 산업 과잉 레버리지를 축소하면서, 동시에 기술우위에 기반한 기술집약적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는 장기적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하였습니다. 2012년 중앙정치국 교체가 이루어졌음에도 이전 지도자의 정책을 심화 발전시키는 경우는 서방국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일대일로(一帶一路)이니셔티브, 2015년 공급측 개혁을 제안하였는데요, 저는 이를 제2의 개혁개방에 버금간다고 과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장기 고속성장을 구가하다가 중진국 함정에 빠지는데요, 근본적 원인은 개발도상국이 경제성장으로 비용우위를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중진국 함정을 뛰어넘으려면 기존 우위산업의 비용우위를 최대한 지켜가면서, 미래 신흥산업의 기술우위를 육성해야 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외적으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존 우위산업이 정부 주도 하에 계획적으로 과잉생산능력 수출, 개발도상국 경제 인프라 구축을 하는 선순환을 구축하였고, 동시에, 대내적으로 공급측 개혁을 통해 노동 생산성과 기술력 제고로 미래 신흥산업의 기술우위를 확보하였습니다.
이러한 산업구조 개혁과 동시에 위챗, 알리페이 등 온라인 인프라 구축, 고속철도, 공항, 지하철 등 오프라인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인적 교류 활성화를 이룩하였는데, 이는 경제 고속성장에 밑바탕이 되어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더해주었습니다.
또 고속성장으로 인한 오염문제는 ‘녹수청산이 곧 금산·은산(绿水青山就是金山银山)’ 이념에 기반한 환경보호법, 하장제, 호장제 등 강력한 정책 추진으로 크게 개선되었고, 빈부격차 문제는 빈곤촌 전면 퇴치 등 두 개의 백 년에서 첫번째 백 년 목표 실현으로 저소득층의 삶도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제가 학자의 관점에서 중국정부가 “실사구시(实事求是)”에 근거하여 경제성장으로 발생하는 부대적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매번 인상깊게 관찰하고 있습니다.
Q6. 전반 중국의 비즈니스 환경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가요? 그리고 또 앞에서도 잠깐 언급하셨던 중국 정부가 최근에 한국 등 9개국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정책 그리고 일련의 경제 폐키지 정책을 내놓았잖아요. 또 이런 정책이 중∙한 양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소장: 사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동남아국으로 이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를 단순히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나 정치적 요인으로 보지 않습니다.
구조적으로 볼 때, 내수시장만으로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려운 한국기업은 국내에서 기술우위에 기반한 핵심자원을 생산하고, 해외에서 비용우위에 기반한 최종재를 생산하여 전 세계 시장으로 수출합니다. 한국 수출입은행 통계수치를 보면, 2000~2008년까지 한국의 대(對)중국 직접투자는 대(對)미국, 대(對)ASEAN 직접투자를 합한 수치보다 큰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대 중국 직접투자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근본적 원인은 역시 불가역적인 경제원리입니다.
한국기업의 중국생산은 비용우위가 사라졌고, 한국기업은 중국시장에서 기술우위가 사라졌습니다. 트랜드 적인 측면에서 한국기업이 중국 내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아쉽지만 현실적인 판단입니다.
하지만, 물론 기회는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줄어든 상호 교류가 금번 비자면제 조치로 인해 증가하는데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국간 상호교류 감소로 인해 협력을 위한 소통의 기회마저 사라집니다. 상호교류 활성화를 통해 한국기업은 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내∙국제 쌍순환과 고품질 발전전략에서 상호 호혜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제원리로 볼 때 공급과잉 상태의 기존 산업은 기술표준화와 함께 무한경쟁으로 들어간 상황으로, 이러한 산업은 국제간 협력공간이 매우 좁습니다. 공급부족 상태의 미래 신흥산업은 한중 양국이 각기 기술우위에 기반한 상호 호혜적 협력을 추진해야 할 방향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상호 교류 활성화를 통해 적극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지만, 중국 정부의 한국 국민의 단기 비자면제 정책 실행이 소통 통로로 활용이 클 것으로 봅니다.
Q7. 일련으로 국제사회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선과 지속 가능한 발전 추진에 대한 중국의 기여에 큰 기대를 가진다고 평가하는데요. 세계 제2경제체인 중국의 역할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소장: 네. 1985년 3월, 개혁개방 정책의 설계자인 덩샤오핑은 “평화와 발전은 현 시대의 주제다”라고 강조하였는데, 이를 시진핑 국가주석도 “평화와 발전은 여전히 현 시대의 주제다”라고 재차 확인한 바 있습니다. 평화와 발전은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데, 각국의 평화가 보장되지 않으면 경제발전을 추진할 수 없고, 각국이 경제발전을 유지하지 못하면 평화가 보장되지 않습니다.
전 세계 세력 균형이 깨지면 불확실성이 증가하는데,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은 진영논리에 치우치지 않고, 책임의식을 가진 대국으로써 국제사회 안정을 위해 영향력을 발휘하는 균형자적인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2013년 시진핑 국가주석은 인류운명공동체 개념을 제시하였는데요. 인류사회 공동발전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고, 식량안보, 자원부족, 기후변화, 인구증가, 환경오염, 질병문제 등 다양한 방면에서 앞장서서 인류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인상깊게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권익을 위해 대신 목소리를 내는 점도 같이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Q8. 11월 26일부터 30일까지는 또 ‘연결된 세계, 상생하는 미래’를 주제로 제2회 중국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CISCE)가 베이징에서 있게 됩니다. 강소장님은 이번 CISCE의 관전 포인트를 어떻게 보십니까?
강소장: 21세기에 접어들어 IT정보기술, 운송능력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서 경제글로벌화가 심화 추진되었고, 다국적기업은 전 세계 각지에서 비용, 기술 등 비교우위를 가진 공급망을 구축하여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다국적 기업이 모든 자원을 한 국가 요소 부존에만 의존한다면 비교우위를 구축하기가 어렵습니다.
중국은 2023년 최초로 공급망 관련 박람회인 제1회 CISCE를 개최하였는데요, 올해는 기존 청정에너지 산업체인, 스마트 자동차 사업체인, 디지털 과학기술 산업체인, 바이오∙헬스 산업체인, 친환경농업 산업체인 전시구역에 선진제조 산업체인 전시구역이 추가된 것을 보았습니다.
이는 지난 9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조한 ‘신품질 생산력(新质生产力)’ 제고를 위한 노력이 반영된 것으로 사료되는데, 중국은 장기적으로 ‘신품질생산력’ 제고를 통해 기술우위를 확보하여 최근 미국 등 선진국이 제조업 회귀에 기반한 공급망 디커플링에 대응하여 기존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린데로 실제로 미국 차기 대통령 트럼프의 미국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년 국제공급망촉진박람회는 다국적 기업들이 공급망 기업들의 대처 상황과 미래 트랜드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Q9. 제2회 CISCE에는 100여 개의 역내외 전시 관람팀 및 전문 관람단에 600여 개의 국내외 기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참가기업 수는 전 회보다 약 20% 증가했고, 해외 참가업체 비중은 지난 회 26%에서 올해 32%로 늘었습니다. 강소장님은 중∙한 양국의 공급망의 패러다임의 변화와 또 신 협력 방향 그리고 중국의 공급망이 한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나아가 세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소장 : 네. 제가 박사논문은 국제 산업이전을 썼는데요, 국제 산업이전은 사실 불가역적인 경제원리입니다.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 임금 상승으로 노동집약적 생산파트는 점진적으로 비용우위를 가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게 되는데, 경제원리를 완전히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당시 노동집약적 생산파트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대신 핵심기술을 집중 육성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중 양국은 수직적 협업에 기반한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였고, 한국은 세계로 가는 핵심부품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중국은 세계로 완성품을 수출하였잖아요. 중국은 경제성장에 따른 임금 상승으로 비용우위가 사라지고 있어, 노동집약적인 생산파트 이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수치로 볼 때, 한국은 사실 일찍이 2008년부터 중국에서 ASEAN 국가로 점진적인 산업이전을 추진해왔습니다. 미국발 충격으로 향후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기존 산업 관련, 선진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인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타겟형 관세가 강화될 것으로 추측되는 바, 중국은 내수시장에 필요한 공급망은 국내에 유지를 하면서, 전 세계 전역을 범위로 외수시장에 대한 공급망 조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특히, 하이테크 산업이 발전한 광둥 지역을 최상위로 중국-ASEAN 국가 공급망 구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과 동남아 해당국 간, 동남아 국가 간 정치 리스크 여부를 분석하고, 한국기업을 활용해 정치 리스크를 우회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교류와 소통을 통해 한국과 협력 방안, 한국의 ASEAN 투자사례를 학습하여 안정적인 투자를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래 산업 관련, 중국과 한국은 신(新)산업, 신(新)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는데 기술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핵심부품에 대한 활용, 그리고 한중 간 공동 R&D추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한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관련국가에 대한 투자에 있어 해외 일대일로 공업단지를 활용하는 것도 개발도상국 각종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공급망을 가진 국가라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과거와 같이 한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의 지속적인 협력이 전 세계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는 동력이 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Q10. 중∙한 양국이 미래 30년을 함께 내다보며 더 나은 발전을 이룩하자면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까요?
강소장: 네. 시장원리를 우선 언급하고 싶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기존 산업, 기존 시장은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기존 우위산업은 개발도상국의 캐치업으로 선진국의 기술우위가 사라지고 비용우위가 중요해졌고, 공급과잉은 전 세계를 무한경쟁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만연한 수평적 경쟁은 과거 수직적 협업과는 달리 상호간 갈등을 야기합니다.
한중 양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기존 산업에서 무한경쟁을 전개하면서 갈등을 유발하기 보다는, 미래 신흥산업, 신흥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협력하여 혁신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세계경제가 과거 수 차례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으로 불리는 수 차례 산업혁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신흥산업, 신흥시장은 공급부족으로 과잉생산성이 해방될 수 있는 혁신 공간을 제공해줍니다. 한 국가GDP의 지속적인 성장은 기존 산업의 생산성 확대가 아닌, 신흥산업의 혁신적 출현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늘 명심하고, 한중 양국이 공동으로 미래 신흥산업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저희 한중경제사회연구소는 학계에서 고급인력 과잉으로 인해 능력 있는 한중 청년학자들의 발언 공간이 사라지는 현 상황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한중 청년학자들이 한중 사회 이해 증진을 위한 가치 창조와 우호적인 학술 교류를 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과 확대를 통해 한중관계 발전에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강호구(姜昊求 KANG HOGU)프로필
• 한중경제사회연구소 소장
• 한국(서울) 중앙대학교 GSIS ISP 객원교수
(중국대외관계, 중국경제 강의 및 연구)
• 중국(상하이) ShangHai Centre for RIMPAC 특약연구원
[주요경력]
• 대한민국외교부 駐선양총영사관 경제연구원(2017-2019)
(한∙동북3성 경제, 중∙북경제연구, 동북아외교)
• 중국 산둥대학(山東大学) 외국인교수(2019-2021)
(미시, 거시, 국제경제학이론강의, 동북아경제협력연구)
[학력]
• 한국(서울) 숭실대학교 국제통상학 학사
• 중국 베이징대학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
• 중국 베이징대학 경제대학원 경제학 박사
• 2020년도 중국 베이징대학 우수교우
[연구방향]
• 한∙중 경제, 한∙중 사회, 동북아협력, 중국공산당 당사 등
[주요연구&저서]
• 韩国对华直接投资的母国产业结构效应分析(北京大学博士论文, 2016)
• 韩国经济与财阀企业发展(经济科学出版社, 강호구∙이동신, 2022).
• 新发展格局下的中韩经济合作新方向(东亚评论, 2021 제1기)
• 关于韩国经济安全的研究综述(当代韩国, 2023 제1기)
• 지역학 연구 강화로 국제 갈등 해소에 역할해야
(한중경제사회연구소 칼럼, 2024.7.)
인터뷰취재/정리: CMG∙한국 리포터 조미란 korean@cri.com.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