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벽수만의 푸르름)

청산기슭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푸른 물옆에는 푸른 산이 솟아 있다. 그 청산이 바로 비아령(飛鵝嶺)이고 그 물이 바로 벽수만이다. 이른 아침 태양이 떠오를때 그 물가에 서니 엷은 물안개가 벽수만을 따라 산기슭으로 올라가 푸른 산이 더욱 아늑하고 더욱 신비하고 더욱 가냘프게 보인다. 현지인들에 의하면 수십몇년전만 해도 벽수만곁의 비아령과 조금 더 멀리 떨어진 오지산(五指山)에서 늘 호랑이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아침해가 오지산의 산봉위에 올라서면 기복을 이룬 산봉이 벽수만에 거꾸로 비껴 푸른 산이 물속에서 또 다른 경치를 펼친다. 사람들은 저 산위의 구름속에 선경이 있다고, 그래서 이 벽수만에 그 선경이 거꾸로 비껴 있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일뿐이다. 단, 벽수만에 비낀 그 경관은 어느것이 허상이고 어느것이 실지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하늘과 땅의 한계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아침햇빛이 가득한 속에 그 물가에 한없이 서고만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