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구채구 가을의 산과 물 색채)

구채구의 물은 다양한 모양을 가진다. 물위에 거꾸로 비낀 흰 구름과 별, 달, 아침놀이 조용하면서도 심원함을 자랑하는 해자(海子), 웅장한 소리를 내면서 온 몸을 부서뜨리며 노래를 부르는 폭포, 일사천리로 흐르면서 사람의 심금을 울리고 온 몸을 던지는 격류, 천천히 흐르며 밤낮으로 홀로 노래를 부르면서 세인들에게 달디단 물을 제공하는 샘물…이 모든 것들은 꽃피는 봄과 여름의 폭풍우를 겪었기 때문에 성숙의 가을날에 와서는 눈빛이 그토록 그윽하고 맑게 되었으며 금빛의 가을날에 몸매가 그토록 사람의 마음을 취하게 하는 것이리라. 가을날 구채구의 물은 정말로 사람을 현혹시킨다.

가을날 구채구의 물이 산 기슭의 채색수풀과 함께 거폭의 유화를 그릴때 노란 단풍과 붉은 단풍, 푸른 과일은 모두 가을속을 흐르는 물을 상대로 자신의 심사를 이야기하는 듯 하다. 진주탄(珍珠灘)의 폭포와 수려한 산, 무성한 수풀이 합창을 하는데 평소에는 수많은 흰 진주만을 만들던 폭포가 이때는 가끔 자주빛의 마노를 만들어보이기도 하고 혹은 비취색의 옥을 만들어보이기도 하고 심지어는 홍보석과 금빛의 보석을 만들기도 한다. 아마도 가을이 되어야 진주처녀가 이렇게 호화로운 장신구를 이용하는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