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강(浙江, Zejiang) 녕파(寧波, Ningbo)에는 그 곳만의 특색 요리가 아주 많은데 그 중 한 가지로 계구(溪口, Xikou)의 천층병(千層餠)을 들수 있다.

천층병은 계구에만 있는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도 있는데 다섯 겹 정도 해놓고도 해도 이름을 천층병이라고 하고, 떡 속의 층마다 온갖 자료를 넣으며 겉모양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흐르게 만든다.

하지만 계구의 천층병은 이와 달리 속에 아무런 다른 것도 없고 겉 모양도 거무스렇게 소박하다. 이렇게 모양은 이쁘지 않아도 계구의 천층병은 아주 맛이 좋고 역사도 유구하다.

청(淸, Qing) 광서(光緖, Guangxu)연간에 시작된 계구의 천층병은 우연한 기회에 태채(苔菜)라고 하는 현지의 특산물 가루를 넣었는데 생각밖에 맛이 더욱 좋아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거무스름한 태채가루때문에 흰 깨가 더욱 선명해보이기도 한다.

이 떡을 만드는데는 기름이 많이 들지 않는다. 동물성 기름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식물성 기름만 조금 사용해 현대인의 건강에도 아주 좋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 마지막에 이 천층병은 1.5cm의 두께에 총 27겹의 떡이 쌓여 있어 정교함의 극치를 이룬다.

이 떡은 단 맛 속에 짠 맛이 있고 짠 맛 속에 싱싱한 맛이 있으며 바삭함과 부드러움이 한데 어우러져 천층병의 최고를 자랑한다. 더욱 절묘한 것은 아무리 먹어도 떡이 입안에 붙지 않는 다는 것이다.

계구의 천층병은 또 아담하게 작아서 한 입에 하나씩 들어가기 때문에 떡 부스러기가 떨어지는 난처함도 없고 낭비도 없어서 일거량득이다. 태채는 또한 열을 덜고 독을 푸는 기능도 가져 건강에도 좋다.

작은 떡에 큰 지혜가 들어 있어 수백년동안 계구에 자리를 틀고 있다가 최근에 계구가 관광명소로 부상하면서 점점 내외에 이름을 떨치고 있는 계구 천층병이다.

(편집: 이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