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푸른 물과 푸른 산)

어제 여기까지 오면서 내내 이렇게 험준한 산속에 어떻게 물길을 만들었을까 하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나는 태항산 산속으로 깊이 들어갔다.

태항산 산속에는 아직도 가을빛이 역역해 나뭇잎들은 모두 가을옷으로 바꾸어 혹은 발갛게, 혹은 노랗게 산을 물들이고 있었다. 온 산에 가득한 감 나무잎은 벌써 다 지고 노란 감만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현지인들이 현지의 암석으로 만든 돌 거리, 돌 담, 돌 기둥, 돌 계단, 돌 빌딩들이 자연과 하나를 이루며 찬연한 고색을 자랑한다. 담장에 걸린 발간 고추들이 가을햇빛아래 더욱 발갛게 타는데 건물지붕위의 노란 옥수수도 질세라 풍작을 보여주고, 뜰에서 뛰놀던 꼬마들은 웃음을 머금고 지나가는 나그네를 바라보고, 손바닥만한 뙈기밭에서는 지금도 열심히 일하는 농민의 모습이 다정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