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홍기수로가 보이는 잔도)

청년동(靑年洞) 산아래에 이르러 더는 자동차를 탈수 없어 우리는 차에서 내려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피부로 느끼는 자연은 더욱 좋은 내음을 풍겨 수풀은 더욱 푸르고, 시냇물은 더욱 맑고, 국화는 더욱 찬란했고 암석에서 수줍은 미소를 짓는 이름모를 들꽃은 더욱 시적이였다.

산 허리에 이르자 갑자기 물길이 불쑥 나타나 찬 기운을 풍기면서 태항산을 감싸안고 돌아 흐르고 있었다. 마치 길들여진 용인듯 물길은 우리의 발길아래서 태항산 암석사이를 감돌고 있었다.

이 물길을 만든 과거의 영웅들은 허리에 밧줄을 동이고 이 암석에 대롱대롱 달려 정과 마치로 암석을 파서 태항산 허리에 물길을 만들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