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또한 그분의 사는 방식의 일대 변화이기도 하였다. 개방시대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자면 자식들을 각자 가고싶은데로 보내야 할텐데 한집에 모여살수 없는 자식들의 얼굴을 보고 그들과 대화를 나누자면 메신저가 필요했고 국내 국외 친지 친구들과 이야기를 주고받자고 해도 컴퓨터가 편리하였던것이다.

나는 수수한 문필종사자에 불과하지만 가상의 공간에서나마 이처럼 의욕적인 선배독자님을 알게 된것을 매우 뜻깊고 행운스럽게 생각한다.

나이를 잊고 시대와 호흡을 하며 자신을 가꾸는 그분은 이곳 매체와 문단상황을 자상히 알고있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이 따로있다. 그분은 살수 있는 책은 사서보고 보고싶은 책을 살수 없으면 빌려서라도 보고야만다.

그분은 자기가 존중하는 사람이 인정을 받을 때에는 작자 못지 않게 기뻐한다. 그분은 늘 우리 작가들이 시간을 아끼며 로익장이였던 롱 펠로시인처럼 왕성한 정력으로 글을 쓰고 그 글들을 싸이트에도 올리여 더 많은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라고 격려의 말씀을 아끼지 않는다.

그분은 《글은 무서운것》이며 마음에 드는 글 한편을 읽으면 형언할수 없는 기쁨에 잠기면서 그 작가와 친구로 되기때문에 자신은 《보지 못한 친구가 아주 많다》며 《내 머리가 마비될 때까지 책과 신문과 싸우다 웃음으로 이 세상을 마감하는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작가들의 로고를 충분히 리해하고있는 그분은 《작가의 인생이야말로 글을 못쓸 때까지 시험을 보아야 하니 진짜 시험인생》이라고 말한다.

퇴직생활이지만 그분은 독보, 독서, 방송청취, 운동 모두를 엄격히 시간표에 따른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다보니 불우이웃을 돕는 일도 몇십년을 견지해오고있지만 원칙은 철저한 비공개이다. 도움을 받는 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그만이란다.

무료한 나날을 보내기는커녕 이렇듯 진취적이고 풍부한 생활을 영위하고있는 그분을 나는 문우들과 방송국편집에게 소개하기도 했었는데 방송프로에 나와달라는 청탁이 들어와도 그분은 사양한다. 많은 사람앞에 나타나기를 싫어하지만 딱 만나서 말하고싶은 사람과는 차비를 팔면서까지 찾아가서 이야기를 나누는것이 그분의 락이란다. 얼마나 부러움을 자아내는 약동하는 삶인가!

일에 쫓기지 않고 재산을 모으기 위해 무리하지도 않는 삶, 복잡한 사회관계를 정리하고 가족들과도 자유로우며 출세나 사회적명성도 필요없다는 여유로운 생활, 남의 눈치를 볼것도 없이 이 세상에 대한 온정을 안고서 정보시대의 평생공부를 즐기고있는 자신의 후반생에 대하여 그분은 이런 명언을 남기고있다.

《퇴직하기전까지만 해도 죽을 힘을 다해 오르막길을 달렸다면 이제부터 인생은 자기속도대로 살아가는 내리막길이기에 페달을 밟지 않아도 절로 굴러갈것입니다.》

불필요한것에 한해서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서도 방향조절에는 고도로 신경을 쓰는 평생공부의 삶은 아름답다. 여유와 에너지가 넘쳐난다. 정신년령으로 보아 그분에게 할머니라는 말은 당치 않다.

이런 독자분과 호흡을 같이하고 그분들을 위해 뭔가를 하기위해서는 한시도 게으름을 피울수가 없다. 여러 면에서 앞서가는 컴퓨터고수, 이메일친구를 떠올리며 나는 문득 우리 민족문화의 토양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조선어로 대표되는 문화의 토양은 무시될수가 없다. 민족어사용은 그 민족고유의 문화적인 삶자체이다. 그 삶자체를 포기할수는 없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