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이족은 한족과 마찬가지로 음력설, 단오절, 추석 등 명절을 쇠는 외에 “2월 2”, “3월 3”, “4월 8”, “우왕절” 등 전통명절을 쇤다. 이중에서 가장 성대하게 경축하는 명절이 “6월 6”이다.
◎“6월6”명절:
이는 부이족의 전통적인 명절이다. 거주하는 지역이 다름에 따라 명절날자도 통일되지 않았으며 어떤 지역은 유월 초엿새에 쇤다고 해서 “6월 6”이라 하고 어떤 지역에서는 6월 16일 혹은 음력 6월 26일에 쇤다고 해서 6월가(街) 혹은 6월교(橋)라고도 한다. 부이족들은 이 명절을 매우 중시해 작은 설을 쇤다고도 한다. 이 명절이 되면 여러 마을들에서는 닭과 돼지를 잡고 흰 종이로 삼각형의 작은 깃발을 만들며 여기에 닭피 혹은 돼지피를 발라 밭에 꽂아두는데 전설에 의하면 이는 “황충”떼가 곡식을 갉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명절 아침이 되면 마을의 덕망높은 노인 몇명이 청장년들을 거느리고 귀신을 쫓는 행사를 거행한다. 제사에 참가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나머지 남녀노소들은 부이족의 습관에 따라 민족복장을 차려 입고 찹쌀밥과 여러가지 요리, 술을 준비해 마을밖 산비탈에 가서 귀신을 피한다. 제사가 끝난 후에는 제사장이 여러 집에 가서 귀신을 몰아내는 동안 산비탈에 모인 사람들은 이야기꽃을 피우고 여러가지 오락행사를 한다. 해가 서산에 기울 쯤이면 귀신을 피해 나갔던 사람들은 가족을 단위로 모여앉아 향기로운 술과 맛있는 반찬과 밥을 차러 놓고는 서로 이웃사람들을 청한다. 그러다가 제사를 드리는 곳에서 “고기를 나눈다”는 소리가 들려오면 힘이 좋은 사람들을 선발해 네개 팀으로 나눈후 제사장소에 가서 소다리 네짝을 들고 온다. 나머지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며 이어 산신에게 제를 드린 소고기를 받아온다.
◎꽃주머니 던지기:
이런 행사중에서 꽃주머니 뿌리기가 제일 재미있다. 꽃주머니는 여러가지 색상의 꽃천으로 베개모양을 만들어 그 속에 겨, 팥 혹은 목화씨를 넣는다. 이 꽃주머니의 가장에는 꽃레이스를 달거나 수염모양의 숱을 단다. 꽃주머니를 던질 때는 남녀청년들이 서로 몇미터 간격을 두고 갈라서서 상대방에게 던진다. 그 방법으로 오른쪽, 왼쪽에 던지는 방법과 키를 넘게 던지는 방법이 있으며 멀리, 빨리 던지며 받는 사람은 단단히 잡아야 한다. 꽃주머니가 공중을 날아다니는 모습은 놓칠수 없는 좋은 구경거리다. 만약 총각이 마음에 드는 처녀에게 던져 허리를 넘지 않고 땅에 떨어지면 처녀는 대방에게 목걸이, 반지, 팔찌 등 선물을 주며 이는 사랑의 징표로 여겨져 총각은 오래 보관해 둔다.
“6월 6”명절은 오랜 역사가 있으며 그 기원에 대해서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전설이 있다. 그 하나를 살펴보자. 원고시대에 부이족의 조상인 “반고(盤古)”가 오랜 노동중에서 벼재배경험을 터득했고 해마다 풍작을 거두었으며 후에는 용왕의 딸과 결혼하여 아들을 낳아 그 이름을 신횡(新橫)이라 했다.어느 날 아들이 어머니를 노엽히니 용왕의 딸인 어머니는 홧김에 용궁으로 돌아가 버렸다. 반고는 하는수없이 재취를 했는데 어느해 6월 6일에 반고가 죽게 되었다. 이때로부터 신횡은 계모의 학대를 받게 되었고 죽을 고비를 여러번 넘기게 된다. 더는 참을수가 없었던 신횡은 하늘에 가서 계모를 고발했으며 계모가 심은 벼모를 전부 없애버리겠다고 맹세했다. 계모가 이를 알고 매우 후회했으며 결국 신횡과 화해를 했고 해마다 반고가 사망한 날인 6월 6일에 돼지와 오리를 잡고 찹쌀떡을 만들어 반고에게 제를 올렸다. 이때부터 부이족들은 해마다 6월 6일이면 반고와 조상에게 제를 올림으로써 자손들이 대를 이어가고 풍작을 거둘수 있기를 기원했으며 후에는 민족의 전통명절로 자리 잡았다.
◎“3월 3”명절:
음력 3월 초사흗날은 부이족의 전통적인 명절이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한 집에 딸 셋이 있었는데 이들은 같은 마을에 시집 가서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어느날 외할아버지가 손군들을 보러 가게 되었는데 세 집의 손군들은 모두 외할아버지를 먼저 집에 모셔가려 했다. 이에 외할아버지는 3월 초사흗날에 너희들이 만든 제일 맛난 찹쌀음식을 마을어구에 놓아두어 어느 집의 음식이 맛있으면 먼저 그집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이 되니 큰 딸 집에서는 기름떡을 구웠고 둘째 딸네는 츠바 즉 찹쌀떡을 만들었으며 셋째 딸네는 오색(五色)찹쌀밥을 지었다. 외할아버지가 마을어구에 도착해 세 딸집에서 만든 음식을 살펴보니 다섯가지 색갈로 된 오색찹쌀밥이 색상이 화려하고 맛도 좋은지라 먼저 셋째 딸네 집에 갔다. 이때로부터 해마다 음력 3월 초사흗날이 되면 부이족마을에서는 집집마다 오색찹쌀밥을 만들어 친지들과 친구들을 초대했으며 후에는 3월중에 쇠는 중요한 명절로 되었다고 한다.
◎도화회(跳花會):
도화회라는 명절도 있는데 여기서 도는 뛸 도자이다. 이 명절은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21일까지 진행된다. 명절이 되면 처녀들은 꽃을 수놓은 단추를 잠근 화려한 옷을 차려입고 총각들은 적삼에 숱이 달린 허리띠를 매고 목엽(木葉)이라는 악기를 불면서 모두가 즐거운 분위기에 취한다. 처녀들은 총각들의 말고삐를 잡아 여러 마을들에서 모두 산허리에 자리잡은 도신회 장소로 몰려간다. 도신회는 펑퍼짐한 풀밭에서 진행되며 옆에는 강바닥이 속속들이 보이는 시냇물이 있고 북쪽에는 꽃봉우리가 가득한 오동나무숲이다. 몇천명이 되는 사람이 모여 떠들썩한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된다. 소가죽으로 만든 큰 북이 둥둥 울리고 악기소리가 드 높이 울리니 분위기는 한껏 무르 익게 된다. 청년남녀들이 이곳저곳 모여 앉아 있고 때로는 춤사위를 보여주며 옛 노래를 부르는데 노래소리 구성지고 춤사위 또한 아름답다. 이들은 강가에 앉아 악기를 연주하며 연애를 하는 남녀들은 시냇물처럼 맑고 깊은 눈으로 상대방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달한다. 오동나무숲과 이어진 곳에는 간이무대가 있어 부이극을 공연한다. 그 내용이 다양하여 모두가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에 젖어 있다. 노래하고 춤추다 보면 어느새 해가 서산에 지고 저녁노을이 오동나무숲을 비추며 사람들은 삼삼오오 도화회 현장을 떠난다. 젊은 청춘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도화회는 명절의 마지막 날 즉 21일이면 막을 내린다.
22일은 또 정혼의 뜻을 가진 “견양(牽羊)”일이다. 청년남자들은 처녀를 자기 집에 데려다 인사를 시키며 처녀는 남자측의 여러가지 형편을 살펴본 후 자신의 인생대사를 결정한다. 그러나 수집은 처녀들은 남자집의 문턱을 선뜻 넘지 못하며 마을뒤쪽 산마루의 수림속에서 살그머니 연인이 사는 집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정월 22일이 지나면 새로운 한해의 농사를 시작하며 사람들은 춘경에 바삐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