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는 장성을 볼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그중에서 구안루장성은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주말이라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했다. 오래동안 그려왔던 구안루장성과의 만남을 위해서다. 왕복으로 다섯시간 코스, 만만찮다.
고속도로를 타고 십삼릉 출구로 나와 다시 국도를 타고 꽤 오래 갔다. 추색이 제법 나는 경치들을 즐겁게 감상하면서 두시간 반 정도 걸리니 도착한 구안루장성 입구.어서 빨리 봐야지 하는 마음은 앞서는데 산을 오르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콘크리트 계단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고. 체력이 바닥 날 즈음 드디어 장성이 보인다. 장군이 보고를 받는 중군장(中軍帳)을 지나 장성에 입성한다. 수백년의 세월을 겪어온 장성의 방어시설들이 그 터만 남아 유구한 세월을 보여준다.
남쪽으로 좀 올라가면 호선묘(狐仙廟)가 있다. 그 앞쪽이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전망대다. 웅장한 산발들과 사이사이 산재한 마을들, 높이 올라 멀리 바라보는 묘미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이곳은 맛보기에 불과하다. 저 멀리 구안루가 어서 오라 손짓한다. 주인공은 나야 나 하고 말하는 듯하다.
또 다시 올라가야 한다. 200미터 쯤 되는, 경사가 꽤 급한 장성구간.그런 나를 위안이라도 하듯 중반쯤에 또 하나의 코스가 기다린다. 단벽루라고 해서 한쪽 벽만 있는 곳. 다리쉼도 하고 주인공을 만날 준비를 하라는 뜻인가.
둘러보도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체력도 좀 회복된듯하다. 다시 정상까지 백미터 정도는 간 것 같다. 드디어 눈앞에 나타난 구안루,점잖고 늠름한 자태로 맞아준다.
삼면에 아홉개의 관찰창이 남아 있다. 한쪽은 허물어 진것 같고. 원래는 이층으로 되어 있는데 지금은 1층 반 정도 남아 있다.
만리장성 제1루,베이징시 옌칭현(延慶) 쓰하이진(四海鎭) 화염산(火焰山) 주봉에 있다.만리장성 중에서도 규모가 제일 크고 최고 대우를 받는 곳.명나라 때 선부(宣府), 계주(葪州),창평(昌平) 이 세곳의 요충지가 맞닿아 있던 곳이고 외(外)장성과 내(內)장성이 만나는 곳이다. 군사요충지중의 요충지라 할만하다.
특이한 것은 이곳에 시인묵객들이 남긴 작품이 비석으로 24점이 남았다는 것이다. 적루 한곳에 군사가와 시인들이 남긴 작품은 이곳의 위상이 특별했음을 말해준다.
꼼꼼이 둘러보면서 한컷한컷 정성 들여 사진에 담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 있음이다. 지금은 단순한 관광지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는 점점 깊어가기 때문이다.
한번 오르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드는데 수없이 이곳을 오르내렸을 군인들, 항상 경계태세를 취하면서 나라의 북쪽 대문의 파수꾼으로 있었던 그들이 보고 싶다.
오늘 따라 날씨가 유난히 화창하다.하늘은 눈이 시리게 파랗고 산발들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장성은 세계 최대의 방어시설이었다. 특히 명나라 때 대규모로 장성을 축조,보수했다. 지금 베이징 주변에 남아 있는 장성은 대부분 명나라 때 장성이다.
오랜 세월과 함께 해온 장성,이제는 독특한 매력으로 수많은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그중에서도 나는 단연 구안루장성을 추천하고 싶다.
글/사진: 김동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