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풀이: 밝을 명(明míng), 눈 목(目mù), 베풀 장(張zhāng), 쓸개 담(膽dǎn).
◎뜻풀이: ①명목장담하다. ②공공연하고 대담하게(노골적으로) 나쁜 짓을 하다.
◎출처: 당(唐) 방현령(房玄齡) 등『진서•왕돈전(晉書•王敦傳)』
◎유래: 왕돈(王敦)은 자가 처중(處仲)이며 진(晉)나라 때 랑야(琅琊) 임기(臨沂)사람이다. 그는 진무제(晉武帝)의 딸인 양성(襄城)공주를 아내로 맞이했고 그 관직이 부마도위(駙馬都尉), 태자사인(太子舍人)에 이르렀다. 왕도는 왕돈의 사촌동생이었는데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았으나 그 성격과 생각이 완전히 달랐다.
어느 한번은 같은 황족인 왕개(王愷)가 왕돈과 왕도를 연회에 청했다. 연회석에서 왕개는 미녀들에게 술을 붓게 하고 만약 손님이 마시지 않으면 술을 부은 미녀를 죽인다는 잔인한 방법을 내놓았다.
왕도는 술을 마실줄 몰라 술 마시는 장소를 제일 싫어 했으며 평소 술 한모금만 마셔도 크게 취할 정도였다. 그러나 그는 왕개가 무슨 일이든 저지르는 자임을 알고 미녀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몇잔을 마셨고 그 결과 만취하였다.
왕돈은 평시에 술을 즐겼고 주량 또한 대단했다. 미녀가 술을 따랐으나 그는 일부러 마시지 않았다. 주인인 왕개가 크게 노해서 그 미녀를 죽이게 했으며 다른 미녀에게 계속 술을 따르라고 명했다. 그러나 왕돈이 여전히 마시지 않았다. 왕개는 자신이 뱉은 말이 있는지라 이 두번째 미녀도 죽였다. 이렇게 왕개는 잠간 사이에 미녀 세명의 목을 베게 했다. 그런데도 왕돈은 여전히 술 한모금도 입에 대지 않았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었다.
어떤 사림이 왕돈의 잔인함을 지적하자 왕돈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듯이 말했다. “술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내 마음이고 시녀들을 죽이고 안 죽이고는 주인의 마음이니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요?”
이 일이 있은 후 왕도는 탄식을 하며 말했다. “왕개가 잔인하다고 했더니 왕돈은 그보다 한수 위구나. 이렇게 세상을 살아간다면 결국 좋은 끝장을 보지 못할 것이다.”
진원제(晉元帝) 때 왕돈은 강주자사(江州刺史)로 승진했으며 얼마후 반란을 평정한 공을 인정받아 진동장군(鎭東將軍)을 제수받았다. 그는 막강한 군대를 손에 넣었으며 여섯개 주의 군대사무를 관리하니 조정을 좌지우지하는 인물로 되었다. 이어 그는 조정을 핍박해 자신을 승상(丞相)으로 봉하도록 하고 무창군주(武昌郡主), 강주목(江州牧)이라는 요직도 차지했다. 진명제(晉明帝) 때에 이르러 왕돈의 정치적 야욕이 점점 커졌으나 중병에 걸려 군사통제권을 잃게 되었다. 그의 부하인 전봉(錢鳳)이 왕돈의 명의로 군사를 이끌고 도성을 공격하니 조정과 백성들이 불안해했다. 이때 사도(司徒)직을 맡고 있던 왕도가 나서서 태연한 어조로 말했다. “현재의 상황이 급박하니 반드시 담략과 식견을 갖추어야 하며(명목장담) 맡은 바 소임을 다해야 한다. 싸우다 죽을지언정 목숨을 구걸해서는 안된다.”
왕도가 직접 작전을 지휘해 전봉의 군대를 물리쳤다. 후에 왕돈이 병으로 죽으니 진나라는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