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두드리기 명절:
지노어로는 ‘터모체’라고 하며 이들의 제일 성대한 명절로 통상 해마다 음력 12월에 사흘에 걸쳐 진행된다. 명절 첫 날 오전에는 소를 잡아 제를 올리고 오후에는 마을의 연장자가 소가죽으로 된 큰 북을 두드리고 사람들은 그 절주에 맞춰 호방한 춤을 춘다. 이 춤이 바로 지노족이 풍작을 경축하는 “태양북춤”이다. 태양북은 지노족이 제일 신성하게 여기는 제기와 악기로 마을마다 암북과 숫북 두개씩 있다. 이들은 태양북을 신령의 화신과 마을의 상징으로 여긴다. 태양북제사는 온 마을 사람들이 인구가 번성하고 오곡이 풍성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고 있다.
횃불절:
지노족의 전통명절로 해마다 음력 6월에 경축한다. 명절에 앞서 사람들은 산에 가서 소나무와 측백나무 가지를 베어 마을 광장에 커다란 불무지를 만들어 놓는다. 명절날이 되면 온 마을의 남녀노소는 명절복장을 차려입고 주부들은 명절회식을 준비한다. 이때면 친척이나 친구들은 서로 명절인사를 다닌다. 저녁이 되면 마을밖에 횃불을 지피고 사람들은 횃불주위에 모이며 마을대표가 횃불에 기도를 한 후 춤과 노래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이때면 노인들은 술을 마시고 청년남녀들은 징과 상각고, 삼현의 반주에 맞추어 날이 샐 때까지 북춤을 춘다.
성인식:
지노족은 어린이들이 열대여섯살 전까지는 생리적으로나 인식적으로 채 성숙되지 않았고 사회구성원의 의무나 권리를 행할수 없다고 여긴다. 또 저녁에는 마음대로 밖에 드나들어서는 안되고 연애도 금지하며 밭에 가서 일을 해도 절반 노동력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열대여섯살이 되어 성인식을 치르면 마을의 정식구성원 자격을 가지게 되고 연애도 할 수 있다.
성인식은 통상 마을에서 새집들이를 하는 의식의 한부분으로 진행한다. 일부 마을에서는 이런 성인식을 할 때 보쌈의 형식을 취한다. 새집들이를 하는 날 마을의 총각들이 성인식을 치를 대상을 납치한 후 새집의 죽루에 데려간다. 이어 모두 함께 술을 마시며 새 집 주인이 술을 권한다. 새 집 주인은 또 파초잎으로 사각형의 소고기 세덩이를 싸 성인식 주인공에게 선물한다. 이 선물을 받게 되면 성인식 참가 의향이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때 마을 어른들이 뭇사람들을 리드해 함께 역사서사시 노래를 부른다. 노래의 내용에는 전통적인 사회생활 관습과 법도, 생산과정과 옛 생활이 포함된다. 성인식을 하는 청년에게 본 민족의 전통교육을 하는 셈이디. 보쌈을 하는 목적은 보쌈 당하는 그 순간의 공포감을 주어 성인식의 신비감을 높이고 인생중 잊을 수 없는 추억을 갖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튿날에 부모는 성인식을 치른 자식에게 농기구와 새 옷, 두건 등 일상용품과 생산도구를 선물한다.
여아일 경우 성인식은 보쌈을 하지 않으며 마을의 여자 청년회조직이 인정을 하면 된다. 이때도 부모는 농기구와 옷을 선물한다. 그 복장은 색채가 더욱 화려하고 앞치마는 두겹으로 되어 있으며 헤어스타일도 외태머리로 바꾼다.
신미절:
오랜 역사의 이 명절은 해마다 강냉이가 익어가는 음력 9월에 경축한다. 주로 시솽반나 경홍현 북부 산간지역에 거주하는 지노족이 쇠는 명절로 알려졌다. 이 명절의 유래와 관련해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심산속에 거주한 지노족은 수렵과 채집을 생존수단으로 하는 원시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개 한마리가 곡식씨앗을 물고 지노족이 사는 마을에 왔다. 마을의 노인이 범상치 않은 신물임을 알고 이 개를 기르고 곡식 종자는 산에 뿌렸다. 한 해 또 한 해 농사를 반복하는 과정에 지노족은 밭곡식 재배기술을 장악했고 쌀밥을 먹게 되었다.
신미절은 지정된 날이 없이 매 가정마다 햇곡식이 여물어가는 한달사이에 하루를 정해서 쇤다. 이날이 되면 온 집 식구가 동이 트면 일어나 집청소를 하고 햅쌀밥과 반찬을 준비한다. 해가 높이 뜨면 가장이 밭뙈기의 수에 따라 밥과 반찬을 준비하고 밭에 가서 곡물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식구들이 함께 점심을 먹고 석양이 질 무렵에 집에 돌아온다. 저녁에는 친척친구들을 청해 식사를 하면서 풍작의 기쁨을 함께 누린다.
용제:
용제의 풍속은 지노족의 창세시조인 마모요바이의 기념일을 경축하는데서 기원했다. 통상 음력 6월에 3일간 쇤다. 용제 날에는 외인의 마을 출입을 사절한다. 지노족은 마모요바이가 지노족과 산천, 일월, 동물, 식물을 창조했다고 여긴다. 전설속의 마모요바이는 지노족을 위해 광활한 경작지를 건설하다 암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