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아름다운 육항촌)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서른 여덟 번째는 태호(太湖)기슭의 첫 시골 육항(陸巷, Luxiang)촌이다. 뒤에 산을 업고 물가를 마주한 육항촌은 멀리서 보면 호수를 맑은 눈망울로 하고 산을 짙은 눈썹으로 한 빼어난 미인이다.

주변에 한곡산(寒谷山)공원과 공리(鞏俐)섬, 화룡지(化龍池), 왕오(王鏊)무덤 등 태호의 명소와 이웃한 육항촌은 수려한 경치와 명승고적, 인문경관을 한 몸에 모은 관광지이기도 하다.

육항촌은 천여년전의 남송(南宋)때 형성되어 육칠백년전의 명청(明淸)시기에 벌써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인재가 바로 명나라때 대학사라는 높은 보직을 지낸 왕오이다.

연속 몇 단계에 걸친 과거시험에 급제하고 관리로 있으면서 당시 “최고의 문장가, 둘도 없는 재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왕오의 모친이 육씨라고 해서 동네 이름도 육항촌이다.

육항촌의 건물은 중심선을 중심으로 밖으로부터 안으로 조벽(照壁), 문청(門廳), 교청(轎廳), 대청(大廳), 루청(樓廳), 계장(界墻) 등 건물을 두고 양쪽에 별채를 세웠다.

육항촌은 혜화당(惠和堂), 수화당(粹和堂), 만산당(晩山堂), 견삼당(見三堂), 명봉당(鳴鳳堂), 동산초당(東山草堂), 회덕당(懷德堂) 등 30여채에 달하는 명청시기 고건물을 완정하게 보존하고 있다.

2m 길이의 화강암을 깔아 만든 울퉁불퉁한 노면의 자석가(紫石街)는 색바랜 모습으로 저 멀리 뻗어 있다. 올리막길과 내리막길이 조화로운 자석가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발길에 반들반들 윤기난다.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계단양쪽으로 깊이 패인 명청시기 차흔적이 보이고 그 옆으로는 고풍스러운 모습을 자랑하는 다양한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자석가의 동쪽과 남쪽, 북쪽 세 방향에는 당시 연속 세 번에 걸친 과거시험에 급제한 왕오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해원(解元), 회원(會元), 탐화(探花) 패방 세 개가 정(丁)자형으로 위치해 있다.

명나라때 지은 왕오의 생가 혜화당은 명나라 관료의 대표적인 저택이다. 뜰 다섯겹을 가진 혜화당은 길 세 갈래의 너비를 자랑하며 중심선상에는 문루와 크고 작은 홀, 안채, 가든 등이 위치해 있다.

중심선의 왼쪽선에는 꽃방과 서재, 미니가든, 주택이 있고 오른쪽선에는 다실과 주방, 별채가 있다. 오늘날 왕오의 생가에는 왕오의 그림전시관과 조각관, 동영상실, 명청가구관 등이 조성되어 있다.

혜화당은 문턱이 아주 높다. 높은 문턱의 정문을 지나 가마와 말을 두는 첫번째 홀 교청(轎廳)에 들어서면 당시 왕오가 사용하던 마차(馬車)가 색은 바랬지만 여전히 고집스러운 위엄을 자랑한다.

홀 뒤의 안채에는 손에 책을 들고 위엄있게 앉아 있는 왕오의 조각상이 맞이해준다. 안채의 서쪽에 위치한 서재로 사용되는 2층건물앞에는 건물의 벽과 높이가 같은 조벽이 화려한 조각을 자랑한다.

이 조벽에는 생동한 모양의 사자 아홉마리를 조각한 이 구사도(九獅圖)가 있고 양쪽에 꽃과 새를 조각했으며 태양을 향해 날으는 봉황조각도 정교하기 그지없다.

전한데 의하면 당시 왕오가 보직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올때 그를 만류하지 못한 황제가 이 구사도를 하사했다고 한다. 이런 구사도는 황궁인 자금성(紫禁城)에서만 볼수 있고 민간에는 육항촌에만 있다.

이밖에 육항촌 입구의 태호만에서는 유람선을 이용해 삼산도(三山島)를 유람할수도 있다. 과일이 많이 나는 동정산(洞庭山)에는 봄이면 햇차가 싱그럽고 산과 벌에 온통 매화꽃이 만발하다. 봄이면 복숭아와 비파, 매실을 따고 가을이면 노오란 귤이 더 없이 다정하다.

동정산의 정상에는 거대한 바위 일여덟개가 가로 세로 누워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바위에 발가락과 발뒤꿈치가 뚜렷한 커다란 발자국이 나 있다. 이 것이 바로 육항경관의 하나인 선인석(仙人石)이다.

선인석에서 서쪽으로 가면 귤나무 무성한 곳에서 맑은 샘물이 퐁퐁 솟아올라 시냇물을 조성한다. 바로 “실처럼 바위속을 오가고 백룡처럼 둔덕을 날아내리는 ”화룡천(化龍泉)이다.

웅장한 고건물과 수려한 산수를 자랑하는 육항촌에서는 예로부터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었다. 왕오의 뒤를 이어 이 동네에서 장원급제 1명, 진사(進士) 7명, 거인(擧人) 16명이 나왔으며 당대에는 중국 과학원 원사 3명, 교수와 장관급 인재 백여명이 났다.

육항촌에서는 해마다 3월이면 동산에서 차문화 관광축제를 개최하고 9월에는 민속풍토 관광축제를 개최한다. 또한 이 곳에서는 뱅어 등 태호에서 나는 해물이 일미이다.

위치: 강소(江蘇, Jiangsu)성 소주(蘇州, Suzhou)시 오(吳, Wu)현 오중(吳中, Wuzhong)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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