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14 09:26:53 출처:cri
편집:李仙玉

[고촌-89] 운산둔: 어젯날의 이야기 동네

(사진설명: 아름다운 운산둔)

중국의 고촌(古村) 시리즈 중 여든 아홉 번째는 어제의 이야기를 전하는 동네 운산둔(雲山屯, Yunshantun)촌이다. 과거에 군대 주둔지였던 운산둔촌의 가옥과 절, 문, 담, 옛거리 등은 강남의 운치를 보유하는 동시에 돌을 많이 쓰는 귀주(貴州, Guizhou)현지의 특징도 갖추고 있다.

1381년 명(明)나라때 조성된 운산둔촌의 주민은 대부분 과거 이 곳에 주둔해있던 사병들의 자손으로써 현지인들은 그들을 일러 둔보인(屯堡人)이라 부른다.

600여년전 명나라 황제 주원장(朱元璋)이 남부지역을 관리하기 위해 중국중부의 강남일대에서 군인을 뽑아 귀주로 보내서 주둔지에 머물면서 전쟁때는 싸우고 휴전때는 농사를 짓게 했는데 모두 가족을 거느리게 했다.

(사진설명: 운산둔의 일각)

그 때 이 곳에 주둔한 군인수는 수만여명에 달했다. 그때로부터 세월이 흘러 주둔지의 유적은 어느덧 사라졌지만 사람들이 지금까지 지켜오는 그때의 풍속은 여전히 남아 내려오고 있다.

산발을 따라 조성한 운산둔 산채(村寨)는 머리를 쳐든 거대한 용이 산 허리에 감겨 있는 듯 하다. 앞뒤에 문을 하나씩 가진 이 산채의 정문은 커다란 바위로 쌓았고 양쪽에 8m 높이에 2m 두께의 담을 쌓았다.

1000m길이의 담에는 포를 발사할수 있는 구멍과 성가퀴가 만들어져 있으며 높은 곳에는 감시초소도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전시상황이 나타나면 산채전체가 군영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사진설명: 운산둔의 골목과 건물)

건물양식을 보면 앞쪽의 건물은 명나라때 건물이고 가운데 건물은 청(淸)나라때 건물이며 가장 뒷쪽의 건물은 중화민국(中華民國)때 건물임을 알수 있다.

운산둔촌의 정문을 지나면 600m 길이의 거리가 나타난다. 이 거리는 마을의 삼합원과 사합원, 보루를 연결한 많은 골목들과 유기적으로 접목되어 수비와 공격에 편리한 교통을 형성한다.

운산둔이 한 때 군사주둔지로서의 기능을 잃고 많은 사업가와 상인들이 이 곳에 밀려들면서 천과 쌀, 약을 파는 다양한 가게들이 산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사진설명: 운산둔의 건물)

운산둔촌의 가옥은 대부분 목조건물이고 담도 방어기능이 전혀 없이 울타리역할만 할 정도이다. 건물의 벽체와 창틀, 기둥에는 정교한 조각물을 새기거나 운치 있는 시를 적었다.

운산둔촌의 건물에서는 명나라때부터 중화민국시대에 이르기까지 건물의 발전역사를 한 눈에 볼수 있다. 운산둔촌은 굳어진 건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찔할 돌계단을 오르면 고목에 가려져 있는 운취사(雲鷲寺)에 이를수 있다. 운취사는 500여년전에 신축한 대불전(大佛殿)과 그 뒤의 청나라때 증축한 옥황각(玉皇閣), 관성묘(關聖廟)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설명: 멀리서 본 운취사)

그 중 이중 처마를 떠인 옥황각은 현지 사찰건물의 대표로 인정된다. 옥황각에 올라 저 멀리 바라보면 서쪽에는 푸른 산이 바다처럼 펼쳐지고 동쪽에는 넓은 벌판이 드러누워있어 온 세상이 발아래 있는 듯 하다.

운산둔촌의 사람들은 옷차림도 특이하다. 남성은 푸른 천으로 머리를 동여매고 두루마기와 같은 긴 옷에 허리띠를 두르며 짚신이나 헝겊신을 신으며 여성은 스카프같은 천으로 머리를 감싸고 그 위에 봉황 머리모양의 비녀를 꽂는다.

여성은 상의와 하의가 연결된 긴 옷을 입고 허리에 넓은 허리띠를 매며 하얀 천으로 바지가랭이를 동여매고 꽃을 수놓은 헝겊신발을 신는다. 넓은 소매와 옷깃에는 모두 꽃을 수놓았는데 이는 명나라때 의상이라고 한다.

(사진설명: 운산둔의 골목)

운산둔촌에는 정월 초 아흐레의 옥황회(玉皇會)와 정월 열엿새의 왕공(汪公)맞이 행사, 6월 초엿새의 토지회(土地會), 6월 스무나흘의 우레신에게 경의 표하기 행사 등 특이하면서도 재미있는 명절문화가 많다.

그 중 왕공맞이 행사가 가장 특색이 있다. 원래 이름이 왕화(汪華)인 왕공은 안휘(安徽)출신이다. 안휘의 여러 관료를 거쳐 전쟁터에서도 큰 공을 세워 당시의 황제로부터 월국공충렬왕왕(越國公忠烈汪王)으로 봉받았다.

운산둔촌에 온 사람들이 대부분 안휘출신임으로 그들은 마음속 영웅인 왕공의 위패도 함께 가지고 와서 운산둔촌에 모시고는 해마다 왕공맞이 행사를 가져왔다.

(사진설명: 운산둔의 마을 입구)

정월 열엿새가 되면 동네 사람들은 평소 왕묘(汪廟)에 공양되어 있던 왕공을 붉은 가마에 모셔다가 마을 최고 연장자의 인도하에 북과 징을 울리면서 퍼레이드를 벌인다.

왕공을 모신 가마가 이르는 집마다 향을 피우고 폭죽을 터뜨리며 왕공을 맞이하는데 왕공의 가마가 운산둔촌 온 동네를 한 번 도는데 하루낮 하루밤이 소요된다.

그밖에 정월과 7월에 운산둔촌을 방문하면 현지인들의 탈춤도 볼수 있다. 노래와 대화를 중심으로 하는 탈춤은 150여년의 역사를 보유한다. 얼굴을 탈을 쓴 배우들이 삼국지를 비롯한 스토리들을 펼친다.

위치: 귀주(貴州, Guizhou)성 안순(安順,       Anshun)시 서수(西秀, Xixiu)구 칠안교(七眼橋, Qi’anqiao)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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