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탄지고(塗炭之苦)

◎글자풀이: 진흙 도(塗), 숯 탄(炭), 갈 지(之), 고생할 고(苦)

◎뜻풀이: '진흙 수렁에 빠지고 숯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란 뜻으로 생활이 몹시 곤궁하거나 어려움과 고통이 극에 달함을 비겨 이른다.

◎유래:

걸(桀)왕은 중국의 하왕조(夏:기원전 2070년경 ~ 기원전1600년경)의 탐욕스러운 폭군으로 기록되고있다. 한번은 걸왕이 인근 소국이었던 유시씨국(有施氏國)을 정벌하고 항복의 조건으로 많은 진상품을 받았다. 그 가운데 매희(妹喜)라는 절세미인이 있었는데 걸왕은 매희에게 푹 빠져 그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었다. 매희는 걸왕을 꾀어 보석과 상아로 장식한 궁궐을 짓도록 하고 밤마다 3만 명의 여인들을 불러 춤을 추게 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궁전 뒷뜰에 연못을 만들고 향기로운 미주를 가득 채웠다. 술이 강을 이루고 고기가 숲을 이루는 궁궐에서 걸왕은 국정을 내팽개친 채 매희와 함께 배를 타고 연못의 미주를 마시며 마음껏 음락을 즐겼다. 이를 보다 못한 한 충신이 걸왕에게 자제할 것을 간하였지만 걸왕은 충신을 끌어내 죽였다.

걸왕의 횡포가 나날이 심해지자 백성들의 원한소리도 높아갔으며 민심은 걸왕에게서 점차 멀어졌다. 그 무렵 고통받고 있는 백성들을 가슴아파 하던 성탕(成湯)이 걸왕에 반항하여 군사를 일으켰다. 군사를 일으키기 전 백성에게 이렇게 선포했다. "그대들이여! 모두를 내 말에 귀를 기울이라. 나는 군사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하의 죄가 많아 천명(天命)을 받들고 하나라를 징벌하는 것이다." 걸왕은 탕왕에게 대패한 뒤 달아나다가 남소(南巢)라는 곳에서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그 후 탕은 걸왕을 대신해서 천자의 자리에 올랐으며 은(殷)나라를 세웠다. 그리하여 중국 고대의 가장 오랜 왕조 하왕조가 막을 내렸다.

은(殷)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매우 인자한 군주였다. 어느날 탕왕이 교외에서 그물로 새를 잡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 사람은 밭에 그물을 쳐놓고 이렇게 외쳤다. "하늘의 것이든 땅의 것이든 사면팔방 천하의 모든 것이 나의 그물로 들어와서 나가지 못하게 하소서." 이 소리를 들은 탕왕이 "어허, 한꺼번에 다 잡겠다니."라고 하고는 그물을 거두라고 하였다. 이 일이 알려지자 제후들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탕왕의 덕은 지극하시어 금수(禽獸)에게까지 이르렀다"며 감탄하였다.

걸왕을 무찌른 탕왕이 제후들을 모여놓고 이렇게 말했다. "걸왕은 덕을 멀리하고 포학한 행위로 백성에게 가혹한 정치를 했다. 이 세상의 백성들은 모두 걸왕의 해악을 입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있으니 그 무고한 고통을 사방에 알린다. 하늘의 이치는 선한 곳에 복을 주고 음란한 곳에는 화를 준다. 하늘은 걸왕에게 재앙을 내림으로써 그의 죄를 밝혔다." 이 글은 서경(書經)의 탕서편(湯誓篇)에 남아있다.

^{사진설명: 탕왕의 충신 중훼(仲虺)}

탕왕이 자신의 덕을 부끄럽게 여기자 그의 충신이었던 중훼(仲虺)가 위로하는 글을 지어 올렸다. "임금이 없으면 세상이 어지러워질가 두려워 하늘은 어진 탕왕을 내려 백성을 다스리게 하였습니다. 하나라의 걸왕은 덕에 어두워 백성을 도탄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도탄의 괴로움'이란 말은 바로 여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 후 중국의 많은 문헌에 빈번하게 쓰였다. 도탄의 도는 진흙탕, 흙탕물이나 숯불을 가리킨다. 도탄의 괴로움이란 마치 흙탕물이나 숯불 속에 떨어진 것 같은 괴로움이란 뜻이다. 도탄의 괴로움에서 해방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소원이 많은 문헌에 도탄이라는 단어로 표현이 되었을 것이다.